겨울코드 집에서 드라이크리닝하기

겨울코드 집에서 드라이크리닝하기

 

함께사는길  hamgil@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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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추웠던 겨울이 지나가고 꽃샘추위까지 물러난 듯하여 목도리에 코트부터 한 꺼풀씩 벗겨낸다. 한동안 입을 일 없는 두꺼운 겨울옷들을 장롱 깊숙이 집어넣을 때다. 그 전에 치러야 할 일이 있다. “세~탁!” 모직코트, 오리털 점퍼, 털목덜이, 털장갑, 스웨터 등등. 왜 겨울옷들은 ‘반드시 드라이크리닝할 것’이라고 붙어있는 건지. 대충 봐도 열 벌이 넘는다. 세탁소에 맡기려면 적어도 5~7만 원은 줘야 한다. 비용도 부담이지만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일부 세탁소의 마구잡이 세탁모습을 본 터라 더 찜찜하다. 거기에 세탁소에서 사용하는 세제가 환경문제를 일으킨다는 것과 일회용 비닐커버의 문제점들이 하나 둘 떠오르는 게 아닌가. 겨울 내내 없으면 죽을 것 같던 옷들이 이젠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방법이 없을까. 최근 에코생협에서 드라이마크 의류를 집에서 세탁할 수 있는 세제를 판매한다고 해서 얼른 구입을 했다. 설명서를 보니 울, 실크, 앙고라, 캐시미어 아크릴 등에 사용이 가능하단다. 표시성분을 보니 천연오렌지오일, 비이온계면활성제, 야자유성분의 피부보호제 딱 세 가지다. 잠깐 계면활성제라고? “계면활성제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비이온계면활성제는 고급알코올로 생분해도가 높고 인체에 대한 유해성이 적다. 이 제품에 사용된 비이온 계면활성제는 생분해도 100퍼센트 성적서를 받았다.”는 설명에 일단 안심을 한다. 무엇보다 에코생협을 믿고 구입했다.


오리털 점퍼를 빨아보기로 했다. 반드시 드라이크리닝할 것이라고 했지만 과감히 ‘물빨래’하기로 했다.

 

 1. 일단 대야에 찬물을 채운다. 2. 홈드라이크리닝 세제를 5번 정도 펌핑해 물에 푼다. 액체 성분이라 물에 잘 풀리고 오렌지오일이 들어가 있어 오렌지 향이 강하다. 3. 점퍼는 단추를 채우고 잘 접어서 물에 담근 후 손바닥으로 10번 정도 꾹꾹 눌러준다. 물이 뿌옇다. 4. 그리고 10~20분 정도 그대로 둔다. 옷이 더러운 것 같아 난 20분 정도 두기로 했다(생분해도가 높은 세제라 오래 담가둘수록 때를 더 잘 빼는 건 아니라고 한다. 코트는 20분이 적당) 5. 접어둔 상태로 3차례 맑은 물에 헹군다. 정전기가 걱정되면 마지막 헹굼에 섬유유연제를 살짝 넣어 헹군다. 6. 탈수는 세탁기로. 약이나 울 코스로 탈수한 후 널면 끝!(늘어날 우려가 있는 스웨터나 털실 목도리는 세탁망에 넣어서 탈수)


생각보다 손빨래임에도 별로 힘들지 않고 간단히 끝냈다. 과연 잘 빨렸을까. 건조 후 살펴보니 전반적으로 옷이 밝아졌다. 소매며 목에 있던 때들이 사라졌다. 무엇보다 세탁소의 드라이크리닝 세제 특유의 냄새가 없다. 전반적으로 대만족이다. 기분까지 개운하다. 세탁소에 맡기려고 한쪽에 모아두었던 코트와 스웨터 들을 욕실로 가져간다. 환경을 지킨 뿌듯함에 공돈까지 생긴 것 같아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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