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의 날들



후쿠시마의 날들


글·사진 森住 卓  번역 박소영

 

후쿠시마 사고 전까지 핵발전은 기후변화를 막는 저탄소 에너지로 취급 받았다.
사고 이후 핵발전소는 기후의 수호자가 아니라 재앙의 근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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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마을이 된 마을에 버림받은 개는 굶다 지쳐 들개로 변해가고 있다.
후타바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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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소 원유는 방사능 오염으로 인해 출하가 정지됐다.
그러나 젖소는 매일 젖을 짜주지 않으면 유선염에 걸린다.
“버리기 위해서 매일 젖을 짜는 이 괴로움을 사람들이 알까요?”

젖을 짜던 하세가와 켄이치 씨가 말했다.
이타테무라 마에다 지구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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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의 출하 금지로 수입이 없어진 낙농가는 먹이를 줄이지 않을 수 없다.
젖소는 매일 원유를 만들어 내도록 개량된 종자다.
제대로 먹지 못하면서 우유는 계속 생산하니 소는 더욱 쇠약해진다.

 


3월 15일 저녁, 나는 이타테무라의 북서쪽의 타테 시의 쯔키타테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상점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별 생각 없이 방사선측정기를 꺼내 스위치를 넣었더니 연속 경보음이 울리면서 방사선량이 ‘쭉쭉’ 올라갔다. 이타테무라(후쿠시마 현 소마군의 촌락)를 향해 그곳에서 남서쪽 산길로 나아갔다. 5시를 넘자 차가운 비가 눈으로 바뀌려 하고 있었다.

 

가던 길에 만난 최초의 마을로 들어갔다. 마을 공민관 앞에서 측정했더니 무려 시간당 100마이크로시버트를 초과한 뒤에도 계측기 바늘은 눈금 밖으로 벗어나고 있었다. 이곳은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부터 40킬로미터 이상이나 떨어진 곳이다. 정부는 3킬로미터에서 10킬로미터로 다시 30킬로미터로 피난구역을 넓혀왔지만, 이 마을의 오염은 30킬로미터 권내보다도 심하다. 방사능 오염은 콤파스로 원을 그리듯이 원형으로 퍼지는 것이 아니라 풍향이나 지형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방사능 오염 사실을 알게 된 이타테무라 사람들은 후쿠시마 현 내의 오염이 적은 곳이나 관동 쪽 현으로 피난을 갔다. 그러나 피난처 생활은 가혹했고 고향의 방사선 오염량이 낮아지기도 하자 그만 다시 마을로 돌아오고 말았다. 사고 당시보다 방사선량은 낮아졌지만 체르노빌 핵발전소 주변보다 2~4배 달하는 수준이다.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도 아이들을 포함해서 수천 명이 그곳에 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4월 22일에, 적산선량이 20밀리시버트에 달할 우려가 있는 구역을 ‘계획적 피난구역’으로 설정했다. 이타테무라 주민들 가운데는 이미 적산선량이 10밀리시버트에 이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왜 이제 와서 피난하라고 하는 거야. 우리들은 벌써 방사능에 노출돼 버렸는데!’ 정부와 도쿄전력의 늑장 대응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가 소용돌이쳤다.

 

이타테무라 주민들은 고향을 잃었다.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젖소의 우유도 출하가 금지돼 수입이 끊겼다. 사료 살 돈이 없어 젖소들은 마르고 쇠약해져 간다. 산나물 채집기지만 오염된 산에 들어갈 수는 없다. 토종벌꿀을 채밀할 때지만 그것도 하지 못한다. 모심기 시기지만, 논에는 사람 그림자조차 없다. 개구리만 시끄럽게 울고 있다. 출하할 수 없는 야채에는 꽃이 피었고, 시금치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갈색으로 말라붙었다. 화강암 돌틈에서 솟아나온 샘물은 이제 누구의 목도 축일 수 없게 됐다.

 

모조리 오염되어 인간의 존재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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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 주변의 해일 피해지역은 방사능 오염 때문에 행방불명자 수색을 할 수 없었다.
사고 1개월이 지난 후에야 시작한 수색은 방호복을 입고 진행됐다. “사고 직후 곧바로 수색했다면
살아있는 사람을 도울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한 경찰관이 고통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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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제1 핵발전소에서 3킬로미터 지점의 후타바마치 동사무소의 시계는
지진 발생 시간인 2시 47분에 멈춰 서있다.
후타바마치 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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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발표한 오염지역만이 방사능 오염이 된 게 아니다. 곳곳에 무수한 고농도 오염지점들이 존재한다.
특히 주택의 물받이 아래와 같이 지붕에 쌓인 방사성 물질이 흘러 모이는 곳에서는 대단히 높은 방사선량이 검측된다.
이타테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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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농민들이 도쿄전력 본사 앞에서 출하 금지 야채를 들고
피해배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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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 주변 마을에서 피난을 나온 주민들은
방사성 물질에 오염됐는지 검사를 받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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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경찰은 정부 지시에 따른 것인지, 실제로 일어난 ‘원자력발전소 폭발’을
그냥 ‘원발 폭발’로 줄여서 입간판을 세우고 출입을 통제했다.
핵발전소로부터 20킬로미터 북쪽의 미나미소우마시 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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