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이주당한 금개구리와 맹꽁이는 잘 살고 있을까?

개발 등으로 개체수가 크게 줄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금개구리와 수원청개구리. 하지만 이들의 서식지는 개발 등으로 사라지고 이들은 대체서식지로 강제 이주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노현기
 
40여 년 전 박정희 정권 때로 가 보자. 청계천과 영등포 일대에 사는 판자촌 철거민들이 경기도 광주로 강제 이주를 당했다. 1971년 8월 강제이주당한 10만여 주민들이 폭동에 가까운 시위를 벌였다. ‘광주 대단지 사건’으로 불리는 소요사태, 개발독재 시대의 단면이다. 광주대단지 이주민들이 10만 명씩이나 모여 ‘소요’라 불릴만한 항의시위를 벌인 것은 강제이주를 당했는데 막상 가보니 살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장실, 수도, 하수도 등의 기본시설도 전무했고 먹고 살기 위해 청계천이나 영등포로 출퇴근을 해야 하는데 버스도 없고, 도로도 없었다.

이 같은 강제이주는 40여 년이 지난 2015년에도 벌어지고 있다. 그 대상은 바로 개구리들이다.  인간의 일방적인 판단과 합의로 곳곳에 이주단지를 만들어 강제 이주시키고 있다. 그것도 ‘보호’라는 이름으로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2급인 금개구리와 맹꽁이들에게 하는 짓이다. 수원청개구리도 2012년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됐으니 앞으로는 수원청개구리도 같은 신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주단지로 강제이주 당한 멸종위기종 양서류들은 잘살고 있을까?’ 이같은 질문을 던지며  지난 10월 22~23일 파주 문산에서 양서류 서식지보전을 위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결론은 못살고 있다. 


대체서식지 8곳 중 2개만 서식 적합    


멸종위기종 중 그나마 개발지역에서 활발하게 보전활동이 진행됐던 분류군은 양서류다. 특히 사람들이 사는 곳에 같이 사는 맹꽁이와 금개구리이다. 사업대상지의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하면서 멸종위기종 양서류 서식 사실이 누락되는 경우가 허다한데, 환경단체들이 이를 지적하면 사업자는 대체서식지를 조성해 이주시키는 것으로 종결한다. 정황상 고의적인 누락임이 명백해 보여도 ‘대체서식지’ 조성으로 환경부의 승인을 받는다.
 
‘대체서식지로 옮겨진 양서류들은 잘 살고 있을까’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전문가와 활동가들은 대체서식지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노현기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이 같은 과정이 오히려 맹꽁이와 금개구리의 서식지를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지적됐다. 민성환 <양서파충류 보전 네트워크> 사무처장은 하남 당정습지, 청구, 은평 등의 택지개발지구 등 대체서식지로 이주한 8개 지역의 사후 평가 결과 적당했다는 지역은 2곳이었고, 6개 지역은 미흡하거나 서식 불가 지역이라고 밝혔다. 민 사무처장은 대체서식지가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의 면죄부가 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현지 내 보전전략’을 우선으로 하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불가피하게 대체서식지로 이주시키더라도 복원기술력 향상, 사후모니터링의 강화, 대체서식지 조성 및 사후 모니터링과 관리를 위해 실질적인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는 ‘거버넌스’ 구축의 필요성, 사후모니터링 기간 연장 등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체서식지가 아닌 원서식지 보전을 원칙으로 세워야한다는 점은 이날 심포지엄에 참가한 활동가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부분이다.
이세걸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은 “김포공항습지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생태환경이 변하고 있다. (사전)환경영향평가 당시에는 골프장 예정부지 안에 없는 것으로 돼 있던 멸종위기종이 조사를 해보니 33종이나 확인됐다. 그러나 평가서는 이미 정리됐고, 사업은 추진되고 있다.”며 개탄했다. 이세걸 사무처장은 사업 도중 멸종위기종이 발견되면 사업이 중단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 보전대책부터 세우는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운영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종 보전이 아닌 서식지 보전으로 가야 

 
LH공사는 파주 택지 개발을 계획하면서 작성한 환경영향평가서에 금개구리 등 양서류 서식을 누락됐다. 파주환경연합의 문제제기로 뒤늦게 서식을 확인한 LH공사는 이들을 대체서식지로 옮기겠다며 펜스를 쳤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안명균 경기녹색당 운영위원장은 “환경영향평가 이전에 우리나라 국토종합계획에서 논 습지 20퍼센트를 추가로 감소한다는 계획이 제출돼 있다.”면서 “논 습지를 없애는 개발정책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 양서류 서식지 보전도 어렵다.”고 우려했다. 안 위원장은 또 환경영향평가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심의책임을 지고 있는 환경부와 발주업체, 환경영향평가수행업체 등에 대한 책임과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안 위원장은 조사단계에서부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책임을 묻고 부실과 누락이 반복되는 업체에 대해서 ‘삼진아웃제 도입’ 등 지금보다 훨씬 강화된 행정처분을 하지 않으면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의 부실평가는 개선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체서식지는 우리나라 야생동식물보호제도가 서식지 보전이 아닌 종(種) 중심의 보전대책에서 비롯된 한계라는 지적도 있었다. 즉, 원서식지 보전이 아니라 대체서식지로 개발을 승인하다보니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는 특정 종을 중심으로 이주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이 사는 토양, 식생, 습지, 주변 환경, 먹이사슬 등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 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지 않은 양서류와 다른 종들은 보호할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를 지닌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민성환 처장은 발제에서 △양서류 생태에 대한 기초연구와 관련 자료의 축적 △양서류 분포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 구축 등 양서류 보존을 위한 지속적인 조사와 생태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종엽 환경생태연구재단 이사, 김종범 아시아태평양양서파충류연구소장, 손상호 선생 역시 멸종위기종 보전을 위해 지속적인 생태연구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민인식 증진 및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박진영 환경부산하 국립습지센터장은 “농민과 환경단체 전문가와 행정기관이 협력하여 대체서식지를 조성한 세종시 장남평야에서 양서류 서식지보전을 위한 협의에 참여했던 농민보다 새로 입주한 아파트 주민들이 늘어났다. 아파트 주민들은 비싼 땅인데 왜 습지로 놔 두냐면서 어렵게 마련한 금개구리 서식지를 개발하자고 한다.”고 전했다. 


강제이주 당한 개구리와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심상정 의원에게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한강유역환경청에서만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맹꽁이와 금개구리 포획 및 방사허가를 내준 건수는 36건, 포획 및 방사를 한 맹꽁이와 금개구리는 9380개체였다. 올챙이나 아성체를 이주한 경우가 각각 한 곳에 불과한 것으로 볼 때 비번식기에 이주시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환경부가 대체서식지에서 잘 살고 있는지 조사한 자료는 전혀 없었다. 엄청난 숫자의 맹꽁이와 금개구리가 아스팔트 도로나 콘크리트 아파트 혹은 공장 아래 깔려 죽었다. 한강유역환경청 기준으로 극히 일부인 9380마리만이 대체서식지로 강제 이주됐지만 환경부는 이들이 잘 살고 있는지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들은 인간이 좀 더 편하게, 좀 더 빠르게 살기 위해 자신들이 살던 곳에서 묻혀죽거나 강제 이주 당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수원청개구리와 맹꽁이와 금개구리가 원래 살던 곳은 우리 인간들의 밥상인 ‘논’과 그 주변이다. 우리들의 밥상, 논도 줄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 인간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뜯어먹고 살 수 없다. 자동차를 먹고 살 수도 없다.

1971년 광주대단지 사건은 살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지 않은 환경으로 강제이주 당한 사람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개구리로 대변되는 자연은 우리 인간에게 어떤 역습을 할까?
 
 
글 노현기 파주환경운동연합 임진강생태보존국장 hyunki01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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