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 파괴 제주자연체험파크 개발 중단해야

곶자왈의 전형적인 풍경. 곶자왈은 한라산과 해안을 잇는 제주의 생태축이다 ⓒ곶자왈사람들
 
제주자연체험파크(이하 제주체험파크 사업)는 구좌읍 동복리 산 1번지 74만4480㎡에 약 714억 원을 들여 테우리, 다실, 숲속 푸드코트, 숲갤러리, 컨퍼런스홀, 글램핑 시설 등 관광휴양시설과 숙박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곶자왈 훼손 논란을 일으키며 2015년부터 추진되고 있다. 곶자왈은 제주도만의 독특한 생태와 환경을 지닌 곳으로 용암이 만들어낸 특이한 대지에 형성된 숲이다. 또한 곶자왈은 한라산과 제주의 해안을 잇는 생태축으로서 멸종위기종과 희귀식물을 비롯한 많은 동식물의 서식처이기도 하다. 특별히 곶자왈은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함양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 자연생태축에 막무가내 개발계획

 
사업예정지는 람사르습지인 동백동산과 맞닿아 있는,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만든 곶자왈 지대로서 세계적 희귀종인 제주고사리삼이 서식하고 있다. 제주고사리삼은 거문오름이 만든 곶자왈에서만 확인되는 멸종위기종인데 여름에는 햇빛을 가려주고 겨울에는 햇빛이 포근히 감싸주는 낙엽활엽수 하부의 ‘물이 고였다 서서히 빠지는 지질구조를 갖는 독특한 환경’에서만 자생한다. 사업예정지는 제주고사리삼이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이어서 100여 곳이 넘는 자생지가 확인됐다. 나아가 조사 과정에서 개체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제주고사리삼 자생지와 똑같은 환경을 가진 잠재적 자생지 60여 곳이 확인돼 실제 자생지 추가 확인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2015년 사업자가 실시한 환경조사에서 제주고사리삼 서식지는 11곳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2020년 <곶자왈사람들>의 보호종 조사에 의해 제주고사리삼 서식지가 다수 확인되자 사업자는 제주고사리삼 서식지 전수조사를 수행했고, 100여 곳이 넘는 서식지가 확인됐다. 이에 사업자는 시설지 내 9곳의 서식지 중 1곳은 이식, 2곳의 서식지에는 교량 설치, 6곳은 10m 이격해 시설계획을 세우는 보전방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이식은 서식지 보호를 고려하지 않은 방안으로 독특한 지질, 생태환경인 제주고사리삼 서식지의 환경적 가치를 무시한 방안이다. 서식지 상부에 교량을 설치해 보호한다는 방안도 겨울철 햇빛이 필요한 제주고사리삼 서식지 필수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방안이다. 또한 10m 이격하는 방안은 제주도 지리정보시스템(GIS) 정비 과정에서 통상 제주고사리삼 서식지인 경우 서식지에서 반경 35m까지 생태계 1등급으로 지정해 서식지를 보전하고 행위를 제한하고 있음에 견주어 본다면 매우 미흡한 보전 방안이다. 
 
제주고사리삼뿐만이 아니다. 금새우난초, 백서향, 나도고사리삼, 새우난초, 백량금 등 희귀식물 10여 종도 확인됐다. 이 중 백서향과 나도고사리삼은 희귀식물 중 위기종으로 2016년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가 개정되면서 생태계 2등급 기준 식물상 요소로 추가된 종이다. 2021년 제주도 GIS 정비 사업의 주민공람을 위해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백서향 서식지를 생태계 2등급에 반영, 반경 20m를 보전하는 안을 내놓고 있다. 이렇듯 백서향 등은 환경영향평가 시 고려돼야 할 종이지만 사업자는 사업으로 인한 훼손량, 영향 예측 등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자료조차 제출하고 있지 않다. 사업승인 후 공사시행에 앞서 전수조사를 하고 불가피하게 훼손되는 식물은 조경녹지에 이식해 관리하겠다고 할 뿐 백서향을 포함한 희귀식물에 대한 보전방안은 전무한 상황이다. 
 
2020년 1월 환경부는 사업지의 생태자연도를 대부분 1등급 권역으로 상향해 고시했다. 생태자연도는 자연환경보전법(제 34조)에 근거해 만든 지도로 토지이용 및 개발계획의 수립이나 시행에 활용할 수 있도록 환경부장관이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1등급 권역은 멸종위기야생동물의 주된 서식지·도래지 및 주요 생태축, 생태계가 특히 우수하거나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보전가치가 큰 생물자원 분포지 등 보전이 필요한 지역이다. 환경부에서도 사업지의 생태적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사업자는 고시일 이전에 제출된 환경영향평가서 등(준비서 포함)은 종전의 고시에 따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누더기 개발계획 승인절차 강행

 
제주고사리삼 서식지 ⓒ곶자왈사람들
 
제주고사리삼 ⓒ곶자왈사람들
 
2015년부터 추진돼오고 있는 제주체험파크사업은 제주도의회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동의와 제주도지사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는 상태다. 두 차례의 사전재해영향성검토, 두 차례의 교통영향평가, 두 차례의 개발사업심의위원회, 세 차례의 도시계획위원회, 세 차례의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 등 각 심의과정에서 재심의를 반복하며 통과돼 왔다. 이처럼 승인 과정에서 재심의를 반복하며 7년째 절차 중에 있다는 것은 곶자왈 및 보호종 등 환경훼손 논란이 큰 사업임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특별법 제364조에 의하면 ‘환경영향평가 협의 시 중앙행정기관의 장, 도지사 또는 지방공기업이 사업시행자인 경우에는 도지사는 그 환경영향평가서에 관하여 환경부장관의 의견을 듣고 최대한 반영해야 하고, 환경부장관의 의견을 듣는 사업 외의 사업에 대해서는 환경영향평가 전문기관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제주체험파크사업은 제주도가 전문기관으로 지정·고시한 국무총리실 산하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서 검토됐다. KEI의 검토의견(2020년)에 의하면 “환경영향평가 초안의 개발규모(991,072㎡)를 금회 774,480㎡으로 크게 축소하였으나, 여전히 다수의 법정보호종 서식지와 자연습지를 포함하여 곶자왈 및 주변지역의 대규모 훼손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개발을 계획하고 있어, 동백동산 습지보호지역과 선흘곶자왈 지역의 지하수 함양 및 자연습지의 지속가능한 보전과 멸종위기종 서식지 및 곶자왈의 온전한 보전에 있어 심각한 환경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회 개발사업의 입지 타당성을 재검토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제주체험파크사업의 입지 타당성에 대한 재검토 의견은 사업추진 시점부터 제기돼왔다. 제주도 도시계획위원회의 사전입지에 대한 자문의견(2015년)과 도시관리계획 사전입지에 따른 관련부서의 환경영향 관련 협의의견에서도 사업예정지는 보전이 우선돼야 할 지역으로 입지 재검토를 주문했었다. 제주체험파크사업은 애초부터 환경적으로 입지가 타당하지 않은 곳에 계획한 사업이다. 제주고사리삼 등 보호종에 대해 원형보전을 고수하던 사업자는 결국 입장을 바꾸고 사업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 제주도 또한 이러한 사업자의 편의를 위한 반복되는 형식적 절차 의례를 수행하고 있다. 보호종에 대한 보전방안은 애초보다 후퇴됐고, 매우 미흡하지만 환경영향평가는 세 번째 심의에서 통과됐다, 입지 타당성 재검토에 대한 관련 기관의 의견에 대해서는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다. 
 

제주자치행정이 사업 중단시켜야

 
제주도는 사업예정지의 입지가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 생태적 우수성이 입증된 곶자왈에 개발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제주도 곶자왈 보전정책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 보호해야 할 곳에 개발사업 허가를 내준다는 것은 곶자왈 보전정책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2021년 7월 28일 제주도는 곶자왈 실태조사 결과에 대한 의견수렴을 시작으로 곶자왈 경계 및 보호지역 지정 사업 추진 중에 있다. 또한 5년마다 추진되는 GIS재정비 용역 또한 마무리 시점에 있다. 사업예정지의 생태적 우수성을 생태계 등급에 반영 하고 곶자왈 보호지역에 포함시켜 곶자왈 보전에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글 / 김정순 (사)곶자왈사람들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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