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도시에서 도롱뇽으로 살아남기

 
올해 백사실계곡에서는 2월 24일 첫 산란을 시작했다 ⓒ차두원
 
서울특별시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백사실계곡은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문화사적(백석동천, 사적 제 462호, 명승 제 36호)과 자연환경이 잘 어우러진 곳이다. 서울시가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하기도 한 백사실계곡에는 1급수 지표종이자 서울시 자연환경보전조례에 의한 서울시 보호 야생동물로 지정된 도롱뇽뿐만 아니라, 버들치, 가재, 개구리 등 다양한 생물체들이 서식하고 있다. 
 

높아진 기온에 빨라진 산란일 

 
봄소식을 전하는 도롱뇽은 겨울철 땅속에서 휴면하거나 겨울잠을 자다가 피부로 습도 변화를 감지하고 물속으로 들어가 산란을 시작한다. 한 마리의 암컷이 100개 정도의 알을 낳는데 알은 3~4주 안에 부화된다. 
 
도롱뇽은 일반적으로 4월 초에서 5월 말까지 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의 작은 돌멩이나 수초에 알을 붙여 산란을 하는데 어느 새부터인가 산란일이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올해 국립산림과학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1년에는 3월 5일(경칩)에 첫 산란을 했고, 이후 점점 빨라지더니 올해는 2011년보다 10일 빨리 산란했다. 서울의 계절별 평균기온을 보면 겨울철 상승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계절별 10년 평균값은 1973년 이후로 여름철을 제외한 모든 계절에서 상승하여 2001~2010년에 겨울철은 0.1℃로 가장 높은 값을 기록하였다.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기후는 매년 예측할 수 없이 변하고 있다. 그리고 뜨거운 지구의 온도는 인간뿐만 아니라 동·식물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환경부는 기후변화 생물지표를 지정하여 기후변화로 인해 계절활동, 분포역 및 개체군 크기 변화가 뚜렷하거나 뚜렷할 것으로 예상되는 생물들을 지표화하여 지속적으로 조사관리를 하고 있다. 
 
특히, 도롱뇽을 포함한 양서류는 온도에 민감한 생물이다. 때문에 기후변화 지표종이면서 지구 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멸종되어 가는 종이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종 ‘적색 목록(Red List)’에도 올라 있다. 
 
물과 뭍 두 곳에 산다고 하여 양서류라고 분류하는 이 생물들은 4억 년 전보다 더 전부터 지구에서 살았고 육상생활에 최초로 적응한 척추동물이다. 지구 상에 넓게 분포하여 주로 습한 곳에 서식하지만 건조지방에서도 적은 물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하고 환경의 변화에 물에 살기가 어려워졌을 때는 다리를 진화해 적응하는 그야말로 생존의 아이콘이다. 하지만 1970년 이후 급격히 멸종하면서 이제는 멸종 위험성이 가장 큰 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난개발로 인한 서식지의 훼손, 환경오염에 이어 이제는 기후변화의 치명적인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양서류의 위기는 양서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양서류의 멸종은 연쇄적으로 다른 생물의 멸종을 가져온다. 특히 양서류는 생태계 구성에 있어 먹이 사슬의 중간단계에 위치해 생태계 안정성을 위해 매우 중요한 분류군이다. 양서류의 멸종은 생태계의 먹이 사슬의 파괴를 의미한다. 
 

도롱뇽과 우리를 위해

 
지난 3월 3일 세계야생동·식물의날을 맞아 서울환경연합은 산란철 백사실 도롱뇽보호 활동에 시민 참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이제 도롱뇽, 개구리는 내가 어릴 적에 시골 외갓집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생물이 아니게 되었다. 그래서 도시에서 특히 서울에서 도롱뇽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서울의 도시생태계가 건강한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도롱뇽이 아무리 이상한 환경에 적응을 하려고 노력을 해도 기본적인 환경의 질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생존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도롱뇽의 생존은 스스로의 부단한 적응과 더불어 상위포식자인 인간이 이 위기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이에 따른 환경개선을 위한 실천을 할 때 가능할 것이다. 
 
도롱뇽이 살 수 없는 곳은 인간도 살 수 없다. 
 
글 / 조민정 서울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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