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건달과 1만 그루의 참나무

올 가을에 모은 300킬로그램의 도토리를 목초액에 소독하여 마사토와 섞어서 땅에 묻었습니다. 내년 봄에 꺼내서 양묘용기에 심거나 식생마대에 넣어서 나무심기 대신 산비탈에 깔아줄겁니다. 우리는 이것을 도토리씨드뱅크라 부르지요 ⓒ함께사는길 이성수
 
난향이 피던 섬이 쓰레기 섬으로 버려졌다가 시민들이 다시 숲으로 살려낸 곳, 한강 하구와 가까운 곳에 자리한 노을공원입니다. 노을공원을 숲으로 만든 사람들의 이름은 <노을공원시민모임>이지만 이 모임의 회원들은 스스로를 백수건달(百樹健達)이라고 부릅니다. ‘백개의 숲을 만드는 건강한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백수건달들이 지난 7년 동안 노을공원에 조성하고 있는 100개의 숲에 올해 만 그루의 참나무들이 새로 가족이 되었습니다. 
 
어린 참나무들 ⓒ노을공원
 
‘어린 참나무 1만 그루 대장정’을 위해 백수건달들은 지난해부터 참나무들이 열심히 길러온 수만 개 도토리를 모으고 그 가운데 튼실한 녀석들을 골라 목초액에 담아 소독을 했습니다. 물기에 젖어 반짝반짝 윤이 나는 도토리들을 묘상에 심어 물도 주고 거름도 주고 손길도 주어 싹을 틔우고 줄기를 올리고 아기 머리칼 같은 가지에 새끼손가락을 말면 덮어질 정도의 아주 작은 잎도 달리게 키웠습니다. 그렇게 씨앗에서 묘목으로 키운 참나무 묘목 1만 그루가 가지가지 사연을 가진 회사원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정부와 기관에서 일하는 이들과 아버지와 어머니와 아들과 딸들이, 우리 사회에서 시민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분들의 참여로 노을공원에 심겼습니다.
 
망포트에 심은 아기참나무가 어린이로 자라서 망포트 바깥으로 씩씩하게 뿌리를 내렸습니다. 이쯤되면 산에 심어도 됩니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지금은 작은 묘목이지만 한 해 한 해 세월이 가고 그 세월 속에 100개의 숲을 만드는 사람들의 손길이 보태지면 도토리를 내는 큰 참나무로 자랄 것입니다. 나무를 심는 마음을 평화를 기르는 마음이라고 백수건달들은 말합니다. 그러니 평화, 평화의 씨앗을 심는 일입니다, 1만 그루 어린 참나무를 심는 일은!
 
언젠가 1만그루의 어린 참나무들이 쓰레기산을 멋진 숲으로 만들 것입니다 ⓒ노을공원
 
글 / 박현철 편집주간 parkhc@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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