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따오기는 다시 날아오를까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따오기
 
따오기(Nipponia nippon, Asian crested ibis)는 다양한 부제가 붙어있다. 천연기념물 제198호, 멸종위기야생생물Ⅱ급,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종(EN),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생물의 국가 간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의 부속서Ⅰ. 이 모든 부제가 따오기를 지칭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자이언트 팬더, 레서팬더, 타킨과 더불어 4대 보물 중의 하나로 따오기를 꼽고 있고, 일본은 특별천연기념물이자 일본 전통문화인 신사의 신과 사람을 연결하는 전령이 따오기라고 한다. 
 
따오기는 동북아시아 지역에 분포하던 철새로 러시아, 중국, 대한민국, 일본, 대만에 걸쳐 분포했다. 1950년대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해 한국에서는 1979년 비무장지대 일대에서 관찰된 따오기가 마지막 야생의 따오기였다. 당시 일본은 사도에 있던 ‘킨짱’이라는 암컷 따오기 1마리가 마지막이었다. 한국과 일본의 따오기가 멸종에 처해 있던 상황에 중국은 1979년 대대적인 환경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중국의 명분은 환경조사였지만, 따오기를 찾기 위한 조사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마침내 1980년 중국 섬서성 한중시 양현에서 7마리 따오기를 관찰하고 그 중 5마리를 1981년 포획에 성공, 중국에서 따오기 복원사업이 시작되었다. 
 

사라진 따오기

 
따오기 멸종의 사례는 매우 다양하지만, 생태학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멸종의 가장 큰 원인은 서식지 파괴와 먹이부족, 남획이다. 따오기는 얕은 하천, 논, 습지, 산간 계곡 등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주로 소형 어류, 수서 곤충, 민물게, 지렁이, 땅강아지, 육상 곤충 등을 섭취하며, 마을과 인접한 산림에서 잠을 자고 둥지를 튼다. 서식지와 먹이의 대부분이 습지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볼 때, 멸종의 직접적 원인은 습지의 파괴와 오염이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또, 과거 철새로 이동하던 따오기가 1950년대를 기점으로 동북아시아에서 그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 같은 사실을 고려해 본다면 개인적 사견으로 짚어본 사회적 관점의 멸종 원인은 한국전쟁이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철새의 경우, 번식지와 월동지도 중요하지만, 번식과 월동을 위해 장거리를 이동하는 도중,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반드시 휴식을 취하고, 에너지를 보충해야 한다. 철새들에게는 이런 곳을 중간기착지라고 한다. 서울과 부산을 차량을 이용해 고속도로로 이동할 경우, 잠시 쉬었다가 가는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러한 중간기착지도 철새의 서식지로 매우 중요한 기능을 가진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동북아시아의 따오기는 러시아, 중국, 대한민국의 이북에서 번식을 하고 가을이 되면 월동지를 찾아 대한민국 이남, 일본, 대만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사료된다. 
 
1950년에 발발해 3년 동안 치러진 한국전쟁은 따오기의 번식지, 월동지, 중간기착지인 한반도의 자연을 파괴했고, 전후 복구와 산업화, 화학적 영농방식(DDT)으로 인해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서식지를 파괴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의 이러한 서식지 파괴는 동북아시아에 있는 따오기 전 개체군에 큰 영향을 주었고, 따오기는 점차 멸종의 기로에 서게 되었을 것이다.
 

한반도의 따오기 복원사업

 
따오기
 
1981년 중국이 따오기 복원사업을 시작했고 이어 일본이 1999년 양양과 유유를 중국에서 임대하면서 두 번째로 따오기 복원사업을 시작했다. 한국은 2008년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우호의 상징으로 양저우(♂)와 룽팅(♀)을 기증받아 동북아시아에서는 3번째로 따오기 복원사업을 시작했다.
 
따오기는 일부일처로 번식하는 새며 번식기는 3~5월까지다. 한 배에 보통 3~4개의 알을 낳고, 포란기간은 약 28일이며, 육추기간은 42~50일 정도다. 반만성성의 조류로 부화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둥지를 떠나는 데 한 달 넘게 걸리는 만성성의 특징을 갖고 있지만 새끼는 솜털을 가지고 태어난다. 
 
양저우(2003년생)와 룽팅(2003년생)은 2005년에 짝을 지어 한국으로 들어오기 전까지 중국에서 3차례 번식경험이 있었던 번식쌍이다. 우리나라에는 2008년 10월 17일 들어와 이듬해 2009년 3월에 산란하고 2마리의 따오기를 번식하는 데 성공했다. 번식에 성공한 유조들은 모두 암컷이었고, 2009년(수컷1, 암컷3), 2010년(수컷2, 암컷4) 계속해서 양저우, 룽팅은 암컷을 많이 낳는 경향이 높았다. 국내 보유 중인 따오기 증식 개체군의 성비 불균형이 심각해 추가적인 번식쌍을 만들어 내기가 어려웠고, 따오기 추가도입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창녕군은 환경부를 통해 2012년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국에 따오기를 추가기증 해줄 것을 요청해, 수컷 2마리를 추가로 기증받았다. 
 
중국으로부터 추가기증 받은 수컷 따오기 2마리(진수이, 바이스)는 2013년부터 짝을 짓고, 번식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매년 번식 성공 개체수의 기록을 경신하며, 2017년까지 251마리를 증식하는 데 성공했다. 2018년부터는 그 동안 양적 팽창에 따른 단점을 보완하여 더 건강하고 우량한 개체를 증식하기 위해 따오기 부부가 직접 포란하고, 새끼를 키우는 자연번식 방법을 일부 도입하였다. 그래서 현재는 번식쌍별 특성에 맞춰 인공번식과 자연번식을 적용하고 있고, 점차 자연번식의 비율을 늘려갈 계획이다. 참고로 인공번식은 따오기가 알을 산란하면 둥지에서 알을 가져와 일정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는 부화기에서 포란하고, 태어난 새끼는 약 50일간 미꾸라지, 민물새우, 달걀을 혼합 분쇄한 이유식을 사람이 직접 먹여서 키워낸다. 
 

자연으로 돌아간 따오기

 
2008년 10월 17일 따오기복원사업이 시작된 이후, 10년 7개월 만에 역사적인 첫 야생방사가 있었다. 1979년 마지막 관찰 이후 거의 40년 만에 우리 자연에 따오기가 다시 나타난 셈이다. 그래서 첫 방사한 따오기의 수도 40마리를 방사했다. 방사와 관련한 모든 과정을 계획하던 중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이 따오기가 방사장을 벗어나 힘차게 날개짓 하는 한 순간에 모든 것이 터져 나왔다. 아마도 그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첫 야생방사가 있고, 이튿날 23일부터 따오기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방사 후 11일이 지나 첫 희생이 나왔다. 부검전문 수의사를 찾아 충남 서천의 국립생태원을 방문했지만,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었다. 답답하고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났던 기억이 난다. 이후로도 다양한 원인으로 폐사하는 따오기는 계속 발생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모니터링에 지치고, 폐사하는 따오기에 감정기복이 심해져 갔다.
 
그 때 나는 따오기가 가는 거의 모든 곳을 쫓아다녔다. 그래서 계절에 따라 따오기가 좋아하는 서식지가 바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봄철에는 주로 논, 여름에는 산간 계곡과 과수원, 가을과 겨울에는 얕은 하천과 얼지 않은 논에서 먹이활동을 한다. 계절에 따라 서식지가 바뀐다는 것은 계절에 따라 섭취하는 먹이의 종류도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논, 하천, 계곡, 습지에는 주로 수서곤충, 어류, 양서류 등이 서식하고, 산림과 과수원에서는 곤충과 지렁이, 땅강아지, 소형 파충류 등의 육상동물이 주로 서식한다. 계절별로 가장 많고 쉽게 사냥할 수 있는 먹이를 먹기 위해서 서식지가 바뀌는 것으로 짐작된다.
 
20년 만에 한파가 찾아왔던 지난겨울,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과 함안군 칠원읍을 가로지르는 광려천에서 따오기(05X, 수컷) 1마리가 월동을 했다. 도심지와 공장 사이로 흐르는 하천은 제방을 따라 산책로가 나있어 사람의 출입이 잦은 곳이었다. 그러나 크고 작은 돌들이 하천 바닥을 형성하고, 수심 15cm 내외의 맑은 물이 지속적으로 흐르는 얕은 광려천에서는 따오기의 먹이가 되는 소형 어류와 수서곤충이 서식하고 있었고, 매서운 한파에도 결빙된 곳이 적어 먹이활동이 가능한 곳이 많은 편이었다. 
 
 
야생방사한 따오기 한 마리가 지난겨울 창원시 광려천에서 발견됐다
 
광려천에서 발견한 따오기는 2019년에 처음으로 방사한 개체로 위치추적기의 배터리 수명이 다해 약 5~6개월간 생사를 확인할 수 없었던 개체다. 다행히 내서읍에 거주하는 주민의 제보전화로 우리는 현장조사를 통해 따오기를 확인할 수 있었고, 광려천을 언제 떠났는지도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따오기 복원사업이 중단되지 않는 한, 매년 방사를 거듭하고 시간이 지나 추적기 수명이 다하는 일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따오기를 모니터링하는 것은 국민들 모두의 노력과 도움이 필요하고, 국민 한 분씩의 노력이 모여 따오기가 우리 자연에서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복원 10년 끝이 아닌 시작 

 
따오기를 복원하기 위해 10년이라는 오랜 준비기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우리 자연에 따오기를 완벽하게 복원하기 위해서는 준비했던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우리는 야생의 따오기가 사람과 함께 살던 시대의 공존하는 방법을 모두 잃었고 사람을 위한 세상을 만들었다. 그 공존의 방법을 찾기 위해 이제 두 걸음을 떼고, 세 걸음을 준비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같이 공존을 외쳐주시면 좋겠다. 공존은 함께 산다는 것,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다.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공유하는 공간 안에서 배려와 양보가 있어야 공존이 가능하다. 살아있는 동안 같이 살고, 죽었다면 그 이유를 묻고 알아야 할 업을 가진 사람의 부탁의 말씀을 전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글・사진 / 김성진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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