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산 관통도로? 우면산사태를 잊었는가

수리산 관통도로? 우면산사태를 잊었는가


글·사진 양치상 간사 aku@kfem.or.kr


경기도 7개 자치단체를 거쳐 수리산을 관통하고 지나가는 수원~광명 고속도로가 시민들의 반대에도 국책사업이라는 미명 아래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수원~광명 고속도로는 고려개발컨소시엄이 추진하는 것으로 2016년까지 1조20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수원~광명 간 27.4킬로미터에 걸쳐 건설될 예정이다. 그리고 군포시 구간 6.5킬로미터 가운데 터널 2개소(2.7km)가, 서울외곽순환도로로 이미 동서로 관통된 수리산을 또 추가로 관통할 계획이다. 특히 이 도로는 경기서남부의 허파역할을 하고 있는 수리산 도립공원 슬기봉 주변을 관통하게 돼 있어 지하수맥의 차단과 변경 등으로 자연생태계의 파괴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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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사태, 수리산에서 재현될라
수리산 일대는 수도권의 생물서식의 보고로 20여 개의 습지유형이 발견되고 있다. 특히 황조롱이, 참매, 붉은배새매, 소쩍새, 솔부엉이 등의 천연기념물과 맹꽁이, 말똥가리, 애반딧불이 등 멸종위기종들이 서식하고 있는 야생동물보호구역이자 자연생태도 1등급 지역으로 도립공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보호가치가 매우 높은 산이다.


이런 보호가치가 높은 산을 개발하면서 사업단이 실시한 환경영향평가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고려개발을 비롯한 사업단은 환경영향평가를 하면서 생물종이 가장 많이 확인되는 계절인 5~8월에 대한 생태조사를 누락했다. 또 천연기념물 및 법정보호종을 누락했으며, 수리산을 관통하는 터널로 차단될 수맥의 문제에 대해선 대책이 없다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


수리산은 이미 15년 전 서울외곽순환도로를 만들 때 동서로 관통돼 수맥이 끊겼다. 이 때문에 병목안과 노랑바위 계곡에는 물이 고갈되고, 태을봉 주변의 B등급 수목군락지가 5~6등급으로 추락했다.


사업단이 국토해양부에 제출한 엉터리 환경영향평가에서조차 2만3000주의 나무가 베어지고 5년 동안 터널 공사를 하면서 천공이 수리산 전체 봉우리에 무수히 뚫린다. 터널입구를 만들기 위해 절개되고 천공이 뚫리면 수리산도 우면산처럼 만신창이가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우면산 산사태는 산 전체가 터널, 주택 개발, 생태공원, 등산로, 산책로 등으로 이미 만신창이가 된 상태였기에 예상된 인재였다. 특히 2004년 우면산 터널을 뚫은 것도 모자라 이번에 또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로 터널을 더 뚫는 공사를 하면서 천공을 통해 빗물이 대거 투입되면서 지반이 약화되고 산이 붕괴돼 마을을 덮친 것이다. 수리산 역시 집중호우에 산사태가 발생해 일대를 덮칠 가능성이 높다.


산림청의 산사태 위험지역 정보관리시스템에 의하면 군포 대야미동, 둔대동, 속달동 등 수리산 계곡들이 산사태 발생 1등급 위험지역이다. 경기도가 국내 최초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도시 밀집 주변 주요 산림 14곳에 대한 산사태위험지예측진단 연구용역을 의뢰하여 2003년 3월부터 2004년 1월까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수리산의 경우 산사태 발생 위험지역이 5만여 평(0.16km2)에 달하며 시간당 30밀리미터 이상의 집중호우와 2일 연속 250밀리미터의 비가 내릴 경우 산사태 발생 확률이 91퍼센트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에 의해 산사태 1등급 위험지역으로 분류된 군포 대야미동, 둔대동, 속달동 지역은 수리산관통터널 입구 지역이다.

 

차량증가 부추기는 도로건설
산림 파괴, 생태축 단절, 야생 동식물 멸종, 수맥 차단 등 환경 및 생태 파괴와 산사태에 대한 심각한 우려 때문에 군포 시민들은 수리산 관통 고속도로 사업에 반대해 왔다. 서명운동과 ‘`I Love 수리산 걷기 대회`’를 진행했고 국회 앞에서 관련 예산 삭감 농성, 군포 중심상가 천막 및 단식농성도 진행했다. 시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자 지난해 12월 국회에서도 군포 구간 예산 110억 원 중 50억 원을 삭감했다. 하지만 사업단은 고속도로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화성, 시흥 등 몇몇 지역 시민들의 찬성 의견만을 환경영향평가 본안에 첨부하고 수만 명이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있는 군포시의 주민의견 수렴 내용은 제외시켰다. 그리고 예산을 다시 확보해 사업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일은 군포 시민의 뜻을 받들어야 할 군포시가 현장사무소를 허가하고 사업단의 맹독성 농약 살포 등 불법 행위조차 묵인 방조하며 사실상 사업단의 편에 서 수리산을 뚫는 일에 협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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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정책을 펼치는 데 있어 대중교통을 발전시켜 불필요한 차량의 운행을 자제하게 하는 것이 자연과 인간을 동시에 살리는 길임에도, 정부가 민간업자와 개발동맹을 맺고 산을 마구 파헤치는 것은 국가 미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다. 심각한 자연생태계 파괴를 유발하는 새로운 도로 건설을 우선할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하다면 인근도로 확장 등으로 교통량 분산 등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경기도의 지리산을 지켜라
현재 의왕~과천 고속도로를 양방향 4차선에서 6~8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가 진행중이다. 2012년 완공될 예정으로 경기 서남부 지역 교통난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외부 교통 환경의 많은 변화가 발생되고 있으나 수원~광명 고속도로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 또한 지금처럼 마구잡이로 수도권의 녹지를 훼손하며 택지와 도로를 늘려가는 것은 환경, 생태, 주거, 교통 등에서 수도권 과밀 문제를 더욱 악화시켜 큰 재앙을 불러 오고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따를 것이 자명하다. 공급 위주의 도로 정책이 온 국토를 황폐화시키고 차량 증가를 부추겨 교통문제의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자연은 한 번 훼손되면 되돌리기 쉽지 않다. 수리산은 군포, 안양, 안산뿐만 아니라 수도권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 맑은 공기를 공급해주는 산소탱크다. 경기도의 지리산이라 불릴 만큼 그 경관이 빼어나고 생태 보존가치도 높으며 시민들에게는 쉼터 같은 산이다. 이런 산을 조금 빨리가기 위해 또는 그 길을 통해 돈을 벌기 위해 훼손한다는 것은 미래세대에게 크나큰 죄를 짓는 것이다. 자연은 미래세대와 나누어 쓰는 것이지, 현세대가 독점하고 마음대로 훼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연의 물길이 그러하듯 이제 산을 만나거든 산과 어울려 천천히 돌아감이 좋지 아니 하겠는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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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고려개발이 공사 부지에 맹독성 농약을 살포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공사를 강행하려 하자 이에 분노한 시민들이 공사를 막아내고 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수리산을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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