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나는 신도시 희생양된 주민들 _ 김만구


환경오염은 유해한 물질 등 사람들이 직접 느끼지 못하지만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물질오염과 시각, 청각, 후각 등 사람들이 오감을 통해서 직접 느끼는 감각오염으로 나눌 수 있다. 국민생활수준에 따라 그 사회에서 이슈화되는 환경문제도 달라져 일반적으로 폐기물, 수질, 대기, 소음문제에 이어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넘기면서 악취문제가 부각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감각오염이 중요한 환경문제로 부각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까지 악취를 대기오염물질 중 하나로 관리하고 있었으나, 2003년 12월 「악취방지법」을 제정하여 2005년 2월부터 악취를 독립된 환경법으로 감각오염의 관점에서 관리하게 되었다.

시흥시, 우리나라에서 제일 악취문제 심각
악취문제는 인구밀도가 높고 생산시설과 주거지역이 근접한 산업단지의 공장시설에서 주로 발생한다. 그러나 최근 축사, 음식점, 환경기초시설 등 생활주변에 위치한 생활악취시설로 인한 악취 민원이 급증하면서 악취문제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오염원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정부는 악취 발생과 관련 악취중점관리업체를 지정해 지도·단속하고 있다. 2002년도에는 단속업체수만도 5만6632업체, 위반업체는 862업체로 1994년도에 비해 대상 및 위반업체수 모두 약 3배 정도 늘어났다. 일반인들이 생활 중에 악취를 참지 못해 2002년도에 관리부처에 접수한 악취 민원 건수도 전국적으로 2878건이 있었으며 원인별로 보면 공장악취와 생활악취가 비슷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별 민원 건수는 경기도가 1372건으로 전국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경기도의 악취민원 중에서는 시흥시가 651건으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시화공단을 끼고 있는 시흥시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악취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악취문제가 심각한 지역을 유형별로 나눠보면, 첫째 유형은 공단이나 축사 등과 같이 악취발생원 부근에 주거지가 근접해 있어 악취 민원이 유발되는 형태로 원래 악취가 발생하는 공장이 위치해 있었던 주변으로 고층 아파트 등 주거지가 건설된 경우다. 이러한 유형은 우리나라 중소도시 특히 수도권의 신도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안양공단이다. 안양천 변에 있던 안양공단은 공단조성초기에는 주거지와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안양시의 팽창과 산본, 평촌 및 의왕 신도시로 둘러싸여 많은 악취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둘째 유형은 대규모 산업단지의 조성으로 공장에서 배출된 악취가 이동해 인근 주거지역에 악취문제를 유발시키는 형태다. 울산산업단지, 여천산업단지 등 우리나라의 대규모 산업단지들이 이러한 유형에 속한다.

셋째 유형은 대규모 산업단지와 잘못된 입지의 주거지역 조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형태의 악취문제로, 우리나라에서 악취민원이 가장 많은 지역인 시화·반월산업단지와 인접한 시화신도시와 고잔신도시가 대표적인 예이다. 시화신도시는 해안을 매립해 조성한 평평한 매립지에 대형 공단과 대규모 주거지역을 조성했다. 더욱이 산업단지와 주거지는 각각의 경계로써 겨우 폭 200미터의 나지막한 차단녹지를 두어 구분하고 있다. 때문에 해안방향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시화공단에서 발생한 악취가 신도시 전역을 뒤덮어 심각한 악취공해로 시달리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시화·반월산업단지에는 특정폐기물처리업소를 비롯해 다양한 업종의 중소기업공장들이 입주해 있어 악취관리가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넷째 유형은 도시에 집중된 인구와 과밀한 인구밀도로 인해 유발되는 악취문제다. 많은 인구로 인해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매립장, 소각장, 하수 및 분뇨 처리장,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들에 기인하는 악취문제다. 이들 시설들은 도시에 꼭 필요하지만 혐오시설들로, 님비현상으로 인해 효과적인 입지선정 및 건설이 어려워 악취문제를 가중시키기도 한다.

다섯째 유형은 과밀한 인구밀도로 인해 주거지역과 상업지역 등이 혼재 되어 유발되는 악취문제의 형태이다. 음식점, 세탁소 등 소규모 사업장과 사무실, 교습소, 주거지 등이 같은 건물이나 인접한 건물에 위치하여 악취문제를 유발한다. 특히 이러한 생활악취는 개인의 냄새에 대한 용인성에 의해 좌우된다. 물질로 인해 콧속의 후신경에서 발생하는 신호는 그 사람의 경험, 건강상태, 인간관계 등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결정되어 악취로 혹은 문제되지 않는 냄새거나 향기로도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지역사회에서 유발되는 민원의 경우 감각오염의 단계를 넘어 복잡한 요소가 개입된 감정오염으로 발전되어 민원이 야기되기도 한다.

쾌적한 생활환경 위한 배려가 필요
악취는 불쾌감과 혐오감을 주는 냄새로 인체위해성보다는 정신적·심리적 피해를 끼치는 감각오염으로 황화합물, 아민, 알데하이드류 등 기체상 물질로 인해 나타나는 자극이며 사람들이 유해한 환경을 피하라는 사전방어적 신호로 인식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악취는 인체에 피로감, 작업능률저하, 불면, 스트레스 증가, 메스꺼움, 두통, 식욕감퇴, 호흡곤란 및 알러지 등과 같은 정신적·생리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치며 축척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악취를 관리하기 위해 제정된 「악취방지법」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악취발생원의 주요 관리대상은 공장의 악취발생시설과 농수산물 시장, 도축장, 축산폐수처리시설, 폐기물처리시설, 세탁시설 등 생활악취시설이다. 고무, 폐유, 플라스틱, 동물사체 등의 노천소각으로 인해 발생하는 악취도 법의 규제대상이다. 또한 하수관거, 하천, 호수 등 공공수역에서 발생하는 악취도 국가와 지자체에서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악취는 감각오염으로 원인물질이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국지적이고 순간적으로 발생하였다가 소멸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지역실정에 맞게 관리될 수 있도록 악취관리를 자치단체 고유사무로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대기오염배출시설처럼 전국을 획일적으로 규제하지 않고 자치단체가 공업단지나 악취민원다발시설 등 문제시설의 범위나 대상지역의 지정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 지역실정에 맞는 효율적인 규제를 하도록 되어 있다.



악취배출허용기준은 공장의 부지경계선에서의 악취농도와 굴뚝 등 배출구에서의 악취농도를 정하고 있다. 또한 환경부령으로 정한 이들 배출허용기준으로 지역의 악취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시·도 조례로 기준을 강화하여 관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악취오염이 없는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 및 지자체에서 「악취방지법」과 이와 관련한 조례들을 정비해 악취발생원을 관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악취측정 및 관리인력들을 시급히 양성해야 하고, 대기방지시설에 포함된 악취방지시설업을 독립적으로 분류해 육성해야 할 것이다. 또 가정이나 소규모 사업장 및 농가에서도 악취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작은 일부터 실천하여 이웃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자신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냄새가 다른 사람들은 참기 어려운 악취로 작용할 수 있다. 주변을 배려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만들어 갈 때 모두가 건강해질 수 있다.


김만구 mgkim@kangwon.ac.kr
강원대학교 환경과학과 교수
제작년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