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환경영향평가가 금정산 막개발 불러

공사중인 금정산 사송신도시 건설현장 ⓒ이성근
 
5월 19일 연합뉴스는 지리산과 내장산에서 사냥하는 담비를 포착했다는 뉴스를 보도했다. 족제비과 포유류인 담비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의 적색목록에서 관심대상종으로 분류돼 있다. 일단 담비가 서식하는 지역은 생태계의 우수성을 담보하는 곳이다. 지금까지 담비가 출몰된 지역은 강원도 원주 치악산(2012. 8. 7.), 경남 창녕 우포늪(2013. 9. 24.), 전북 무주 덕유산(2014. 4. 1.), 전남 광주 무등산(2015. 6. 8.), 충북 속리산·월출산(2016. 4. 25.), 경남 지리산 피아골(2017. 2. 13.), 충남 대전 보문산(2019. 12. 13.), 울산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외와마을(2020. 3. 11.) 등이다. 
 
최근 금정산 장군봉 계곡 말단부에서도 담비 서식이 확인됐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담비 서식지가 사송 신도시 개발지와 맞물려 있다. 해발 100~150미터 지역 계곡부에서 발견된 희귀종은 담비만이 아니다. 꼬리치레도롱뇽과 고리도롱뇽 등도 발견됐다. 꼬리치레도롱뇽은 조림지나 단순침엽수림에는 살지 않는다. 숲이 울창해 햇볕이 들지 않아 수온이 낮은 1급수가 흐르는 청정계곡에 사는 환경지표종이다. 산란 뒤 유생기를 거쳐 성년이 될 때까지 2년 동안 생활하는 계곡이나 상류지역의 수온은 여름철 평균 1114도인데 이는 용존산소량이 매우 높은 수질 상태를 의미한다. 고리도롱뇽 또한 전 세계에서 한반도 그 중에서도 고리핵발전소 근처와 영남 일원에만 분포하는 희귀종으로 청정 12급수에서만 서식하고 환경변화에 민감한 대표적 환경지표종이다. 
 

멸종위기종도 못 찾은 환경영향평가

 
개발 현장을 보면 참담하다. 그 착잡함 속에는 이 지경이 되도록 지역 환경단체는 뭘 했나 하는 자괴감도 있다. 그래서 뒤늦은 문제제기가 후회막급이다. 사송신도시는 부산과 경남의 경계부 금정산 사배고개를 기준으로 양산 동면 사송리 일원에 약 276만 제곱미터 규모로 조성되는 신도시다. 경부고속도로 초입부로 차를 타고 가다 보면  금정산 장군봉(727미터)을 중심으로 양산시에 속해있는 해발 700미터 대 약 2.5킬로미터 능선이 성처럼  우뚝 솟아 있다. 경관적으로 뛰어날 뿐 아니라 14개의 계곡이 있어 생태적으로도 우수한 곳이다. 계곡수들은 낙동강과 양산천으로 유입되는 다방천으로 흘러든다.  
 
그러한 곳이 특별한 조치 없이 개발에 노출된 것이다. 사송신도시는 계획 수립 후 지난 2007년 착공 예정이었으나 경기 침체와 LH의 자금난,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통합 후 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등 차질을 빚어오다 지난 2017년 12월 착공식을 가졌다. 2023년 준공을 목표로 현재 약 40퍼센트대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사송지구의 경우 그린벨트로 묶여 있다 2008년 편입되는 과정에서 협의 자체를 누락시켜 결과적으로 생태적으로 민감한 지역을 개발 가능한 곳으로 만들고 말았다. 해당지역은 국토환경성 등급 1,2급지역이 혼재한 지역이자 생태자연도는 2,3등급이다. 
 
현재 금정산에는 총 864종의 식물과 17종의 포유류, 98조의 조류, 14종의 양서파충류가 조사된 바 있다.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생물도 다수 있어, 국립공원 지정의 중요한 근거가 되고 있다. 특히 사송지구 장군봉 계곡 말단부에서 발견된 종, 예컨대 멸종위기 2급 담비와 고리도롱뇽을 비롯하여 세계자연연맹 관심대상종 꼬리치레도롱뇽과 희귀식물 옥녀꽃대의 군락지라는 점이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조사된 환경영향평가와 사후영향평가 그 어디에도 해당 생물종의 존재는 없었다. 일반인과 방송 카메라의 눈에는 보이는 이 생물들이 시행사가 고용한 전문 조사업체의 조사에서는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공사 중단과 정밀조사 약속

 
어처구니없게도 양산시는 일대의 계곡수계가 지도상에 보이지 않는 물줄기라는 변명으로 발뺌하고, 환경부는 관리사업장이 수백 개라는 이유로 관리감독의 책무를 면피하려 했다. 명백한 직무유기요 고의적 누락을 의심하는 일이다. 관련하여 지난 5월 4일 부산경남환경단체가 양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금정산 사송신도시 개발이 엉터리 환경영향평가이기에 가능했고 이에 대해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양산시와 환경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었다. 이날 환경단체는 즉각 공사를 중단하고 금정산 보전을 역설했다. 
 
엉터리 환경영향평가가 이루어진 사송신도시 난개발에 항의하는 경남시민단체들 ⓒ이성근
 
5월 7일 낙동강유역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는 KNN 부산방송을 통해 공사 중단과 정밀조사를 약속했다. 그리고 5월 15일 한국토지주택공사 경남지역본부 양산사업단 관계자와 대행업체 등이 금정산 국립공원지정 부산 시민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LH측은 4쪽 분량의 양산 사송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사후환경영향조사 동물상 정밀조사 계획서를 토대로 조사 일정과 분야 참여인원을 밝혔고, 금정산 국립공원지정 부산 시민네트워크는 긴급 전문가 의견수렴을 통해 다음과 같이 회신했다. 
 
1) 조사의 목적이 분명해야 하고 이를 공식 문서(공문처리)로 명시해야 함 
2) 법정 보호종이 확인될 경우 대책수립을 실시한다는 귀 공사의 입장과 언론을 통해 알려진 해당 지역 보호종 발견에 대한 해석과 수용이 필요함 
3) 생물종의 생태적 습성을 고려, 시급한 조사가 필요한 종이 있긴 하지만, 조사 계획의 일방성을 지적함
① 조사 제안이 5월 14일(목) 오후 있었고 조사가 5월 18일(월) 제시됨은 이번 정밀조사의 배경을 고려하지 않은 형식화 소지가 제기됨 
② 조사자의 구성 역시 기존 대행업체 중심이라는 점 또한 신뢰성을 의심하게 함
③ 조사 항목이 식물이 빠진 포유류, 조류, 양서파충류에 국한되어 있음도 경계함
4) 이에 금정산 시민넷은 조사 시기 및 구역과 현장공유 차원에서 조사일정의 조정과 참여자 선정이 협의되고 합의된 상태에서 이루어지기를 요청함 
① 공동조사를 원칙으로 함
② 조사분야별 부산경남 환경단체 추천 관련 전문가 및 핵심 활동가 참여
③ 조사에 앞서 최근 3년간(2018~2020 /1분기) 기존 조사 자료의 공유가 반드시 필요 
④ 조사지침의 적용에 대한 합의 
⑤ 조사 결과에 대한 사회적 공개 및 공유 합의 
5) 이상의 원칙에 대해 3자(낙동강유역청/ 한국토지주택공사/ 금정산 시민넷) 협약으로 전개되기를 희망함
 

돌이킬 수 없는 멸종위기종 서식지 훼손

 
현재 일부 언론은 사송신도시 건설에 ‘친환경’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보도하곤 한다. 동의할 수 없는 일이다. 사송신도시가 친환경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작금의 기후재앙시대 ‘포스트코로나19’라는 지구적 물음에 답함과 더불어 금정산의 국립공원 지정 움직임에 부합하는 도시 비전이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면 조감도가 보여주는 공동주택의 입지가 금정산 자락에 바짝 붙어서 들어서고 그 뒤편이 거대한 옹벽이 되는 구조 대신 완충지대의 확대가 이루어져야 한다. 
 
더욱이 사송신도시의 공원·녹지면적이 수차례 지구계획변경을 거치면서 애초 계획보다 17만 제곱미터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도시계획법의 준주거지역과 유사한 18만 제곱미터의 상업성 부지(자족시설: 주거 기능에 상업적 기능을 보완한 준주거지역)가 신설되는 등 지나치게 수익성 개선에 치중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금정산 사송신도시 건설이 이미 상당부분 진전된 상태에서 전면적 계획변경은 어렵다. 그럼에도 신도시의 건설이 멸종위기종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그 터전 위에 들어선다면 계획의 주체나 관리감독 시공사들은 그 오명을 주홍글씨처럼 달고 다녀야 할 것이다. 
 
멸종위기종들의 서식지는 지금도 빠르게 훼손되고 있다.
 
 
 글・사진 /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이자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범시민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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