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철강슬래그 재매립, 시민의 안전은 뒷전인가

오염된 철강슬래그 재매립

시민의 안전은 뒷전인가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lmhj@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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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가 들어설 자리인 이곳에 오염된 철강슬래그가 재매립될 예정이다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주식회사 부영은 옛 한국철강부지의 토양오염 원인으로 지목된 철강슬래그(광석을 제련한 후에 남은 찌꺼기) 약 40만 세제곱미터를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부지 내에 재매립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곳은 앞으로 1만 명이 거주하는 대단위 아파트가 건립될 예정으로 오염토양의 정화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폐기물관리법」이 아닌 「토양환경보전법」을 적용해야 함이 옳다. 아연에 고농도로 오염된 철강슬래그를 아연에 대한 오염관리규정도 없는 「폐기물관리법」을 적용하여 재활용하겠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자치권을 포기한 창원시

창원시는 부영이 제출한 철강슬래그 재매립 정화계획서를 승인한 것과 관련, 「토양환경보전법」과 환경부의 공문을 제시하며 창원시가 판단할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토양환경보전법」을 보면 오염토양정화계획서에 대한 승인권자는 환경부장관이 아니라 해당지자체장이라고 규정하고 있어 부영의 옛 한국철강부지 정화계획서 승인권자는 창원시장임이 명백하다. 또한 환경부 공문은 토양 지하수 등 환경이 오염되지 않도록 오염물질 및 오염된 철강슬래그는 재활용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환경부 자원재활용과 담당사무관은 “법에 따라 철강슬래그는 재이용이 가능하지만 오염된 철강슬래그는 제거하고 재활용해야한다.”며 창원시의 사전협의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더구나 옛 한국철강부지는 오염토양정화현장으로, 법적으로 인허가된 건축토목공사는 오염토양정화사업 완료 후에 가능하다. 철강슬래그의 성토재로서 재활용은 정화사업현장에서 병행될 수 없다. 그럼에도 창원시는 철강슬래그 재활용에 대한 환경부 공문과 「폐기물관리법」상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토양정밀조사 결과를 보면 옛 한국철강부지 오염은 철강슬래그를 비롯한 오염된 폐기물로 인하여 발생된 것이다. 특히 철강슬래그는 71퍼센트의 아연을 함유하고 있는 오염된 것이라 규명된 바 있다. 이를 근거로 창원시는 시민의 건강권 확보를 위하여 부영의 철강슬래그 재매립 정화계획서를 거부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자치권을 부여한 법까지 저버리고 또 오염된 철강슬래그 매립은 안된다는 환경부의 공문까지 외면하면서 부영의 철강슬래그 재매립을 허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이익 남기는 부영

과거 마산시는 옛 한국철강부지 오염토양정화를 위하여 민관협의회를 구성하여 운영하였다. 그런데 통합창원시가 출범하면서 부영의 민관협의회 참여거부와 창원시의 방치 행정으로 민관협의회 운영은 불가능해졌다. 민관협의회는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설 옛 한국철강부지의 오염토양을 시민사회, 전문가, 시의회, 시, 주민,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사회가 공감하는 방법으로 정화검증을 하겠다는 취지로 운영되었다. 그런데 오염토양 정밀조사를 끝내고 오염토양정화계획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있던 부영은 회의 참석을 미루더니 급기야 통합창원시 출범 이후에는 노골적으로 민관협의회 참여를 거부했다. 창원시도 특별한 조치없이 민관협의회 운영을 중단하였다.

그리고 부영은 용역결과 정화비용으로 800억 원이 산출됐으나 최종 오염토양정화사업 계약은 212억 원에 체결했다. 즉, 42만3446세제곱미터의 오염된 철강슬래그를 별도의 제거 없이 주택용지인 옛 한국철강부지에 재매립함으로써 약 200억 원~600억 원의 정화비용을 절감하는 이익을 보게 된 것이다.


창원시는 시민을 지켜라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긴다면 지금이라도 창원시는 부영의 재매립 방식의 정화계획서를 반려해야 한다. 주택단지에 산업폐기물인 철강슬래그를 재활용한 경우는 아직 사례가 없으며, 수십 년이 지난 이후 다시 이곳을 재개발할 경우 옛 한국철강부지 토양오염사건이 재발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고농도의 중금속으로 오염된 철강슬래그에 지하수가 침투, 중금속이 용출되어 주변을 오염시킬 가능성도 높다.   

창원시는 부영의 일방적인 거부로 중단되고 있는 옛 한국철강부지 토양오염정화를 위한 민관협의회를 재가동해야 한다. 논란과 갈등을 조장하는 기업과 시민단체, 시와 시민단체, 시와 기업 간의 일대일 대립구조를 극복하고 오로지 아파트에 입주하게 될 창원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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