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벗들, 하늘길로 오셨네

‘먼 곳에서 벗들이 찾아와 기쁘기 그지없다.’고 옛 성인은 말했습니다. 우리 강과 습지와 갯벌과 들과 산야에 하늘길을 밟아 벗들이 찾아왔습니다. 해마다 겨울이면 오는 그들이지만, 해마다 그들의 영토에 사람의 편익을 도모할 시설들을 짓는 터라 그들 입장에선 ‘점점 더 올만 한 곳이 못 되는 곳’이 되어갑니다. 그러니 올해도 잊지 않고 찾아와 준 저들을 보면 ‘기쁜 마음’보다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앞섭니다.


한반도를 찾는 겨울 철새들의 숫자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갯벌이 매립되고 습지가 개발되고 산지와 평야의 섭식지를 사람들은 이 겨울에도 쉬게 하질 않으니 철새들이 와도 굶기 일쑤여서 도래하는 수가 늘 리 없습니다. 거기에 더해 올해는 4대강사업을 가장한 운하 파기가 온 국토에서 벌어집니다. 그래서 점점 정 붙이고 나래를 쉴 곳이 없어져가는 한반도 남쪽의 궁핍한 자연을 찾아주는 날개 달린 벗들의 도래가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철새는 자연생태계의 건강성을 드러내는 제1의 바로미터입니다. 철새가 많이 찾는 곳은 생태적으로 아직도 희망이 있는 곳입니다. 이런 곳들을 잘 지켜야 그 배후지들도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한반도의 자연생태계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메신저들이 찾아오는 한 벗들의 쉼터를 잘 지키려는 우리들의 노력이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전국 각처에 도래한 날개 달린 벗들을 보호하고 관찰하는 지킴이들의 사진을 모았습니다. 벗들의 아름다운 도래를 ‘감사하기보다 기뻐할 수 있는 날’을 함께 만들어갑시다. 





박현철 편집 주간 parkhc@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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