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케이블카로 뒤덮인다

 
지난 8월 28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각종 논란과 강력한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결국 통과됐다. 오색케이블카는 사업 자체도 문제지만, 그간 산지관광 활성화를 주장하던 박근혜정부의 ‘산으로 간 4대강사업’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여 우려의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천연보호구역이자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보전연맹 카테고리 Ⅱ(국립공원),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백두대간보호구역인 설악산국립공원에 세우겠다는 오색케이블카는 결코 허가될 수 없는 사업이었다. 하지만 케이블카 직원 평균 월급을 15만 원으로 책정하고 비현실적인 탑승률을 설정하는 등 경제성을 조작하는 한편, 무자격 의원이 표결에 참여하고 환경부 가이드라인을 어기는 등 사업을 통과시키기 위한 각종 조작, 불법 행위 앞에서 불가능이란 없었다. 타당성을 따져야 할 사업이 정부와 지자체의 ‘의지’만으로 통과된 것이다.
 
전국의 다른 수많은, 애당초 건설이 불가능한 케이블카 사업도 이제 탈법, 편법, 불법을 동원하여 통과될 공산이 커 보인다. 2014년 10월 기준 전국적으로 추진중인 케이블카는 총 30개나 된다. 이 가운데 자연공원 내 추진되는 케이블카가 무려 14개며 일반지역이 16개다. 이미 공사가 시작된 곳도 몇 군데 있지만, 대부분 기본구상 단계이거나 기본계획 단계였을 뿐 인허가의 벽을 넘지는 못하고 있었다. 허가가 날 수 없는 불가능한 계획이었던 탓이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표결되기 전 한 케이블카 찬성 측 전문가는 양양군의 3번째 케이블카 사업 도전에 대해 ‘계속 불허하니 시간과 예산 낭비는 물론 수많은 갈등을 낳고 있다’며 지자체와 환경단체 간의 진영논리에 얽매이지 말고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의 언론 기고를 했다. 그렇다면 말이 안 되는 막무가내 사업도 2번, 3번 도전하면 무조건 합의점을 찾아 허가해 줘야 한다는 말인가? 
 
시간 낭비, 예산 낭비, 갈등조장은 불가능한 사업을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데 있지 않다. 불가능한 사업을 밀어붙여 끊임없이 시도하는 데 있다. 그런데 양양군의 이런 시도가 상식과 법을 초월해 허가됐다. 지금 이 잘못된 선례를 막지 못하면 이후 백두대간은 산산이 파헤쳐질 것이다.
 
함께사는길 hamgil@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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