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시한폭탄 4대강 댐을 허물어라

 
녹조의 강, 낙동강 ⓒ함께사는길 이성수
 
4대강 문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해가 갈수록 더욱 더 망가질 것이고 언젠가는 큰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다. 
 

악화될 수밖에 없는 4대강 수질

 
우선 수질문제를 짚어보자. 우리나라가 1991년 낙동강 페놀 사고 후에 30조 원 이상을 투자해 수많은 하수처리장을 건설했다. 많은 강들이 깨끗해졌는데도 호수의 수질은 모두 더 나빠졌다. 그 이유는 호수이기 때문이다. 비가 안 올 때에는 하수처리장으로 인해 하천에 들어가는 오염이 줄어들기 때문에 물이 깨끗해진다. 큰비가 와도 하천에 쌓인 오물을 씻어가기 때문에 하천은 재생이 된다. 이에 반해 호수는 큰비가 온갖 쓰레기와 오염물질을 쓸어다 호수바닥에 쌓아 축적해 놓기 때문에 해가 갈수록 나빠지는 것이다. 
 
새만금호의 수질이 이를 잘 보여 준다. 새만금호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2001년에서 2015년 사이에 3조 6883억 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투자해 만경강과 동진강의 수질을 개선했지만 새만금호의 수질은 훨씬 더 나빠졌다. 
 
4대강도 4조 원을 들여 BOD 95퍼센트, 총인 90퍼센트를 삭감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모든 호수와 마찬가지로 수질이 더 나빠졌다. 그리고 수질은 갈수록 더욱 악화될 것이다. 지금 녹조로 걸쭉해진 물은 독극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개, 돼지에게도 먹여서는 안 된다. 
 
이를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댐을 터서 물을 흐르게 하고 논바닥에 산더미처럼 쌓아둔 모래를 강에 도로 넣어 주는 것이다. 신곡수중보 상류에 창궐하던 녹조가 그 하류 물이 흐르는 곳에서 씻은 듯이 사라진 사실이 이를 잘 증명한다. 
 

4대강 댐은 시한폭탄

 
4대강의 댐들은 상식을 거스르고 대부분이 모래 위에 세워지고 옆구리는 흙더미에 걸쳤는데, 이런 댐들은 언젠가는 다 터진다. 댐은 단단한 암반에 짓지 않으면 안 된다. 물이 아래로 옆으로 새면서 댐이 터질 수가 있고 또 방류수로 인하여 하천 바닥이 침식되어 댐 구조물의 안전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테톤 댐, 일본의 후쿠시마 댐, 인도의 델리 댐, 중국의 샤오랑디(小浪底) 댐 등 각국의 수많은 댐들이 옆구리가 터져 무너져서 큰 피해들을 입혔다. 우리나라의 연천댐도 1996년과 1999년 두 차례에 걸쳐서 옆구리가 터져 무너졌다. 이런 댐들은 단단하지 않은 암벽에 걸쳤다가 터졌는데 더구나 흙더미에 걸친 4대강의 댐들은 우환덩어리이다. 
 
댐은 예상치 못한 홍수로 붕괴되었을 때 대형 재난을 불러올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1963년에 Vajont 댐이 무너지면서 2000여 명이 죽었고, 인도에서는 1979년에 Machchu II 댐이 무너지면서 2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1975년에는 중국의 양자강 유역에서 반차오(板橋) 댐이 무너지면서 23만 명이 죽는 사상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다. 세계 최대 저류량을 자랑하는 이집트의 아스완댐은 이집트의 아킬레스건이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6일 전쟁을 할 당시 아스완 댐을 폭파하겠다는 경고를 했고 이집트는 항복했다. 그래서 1980년대 이후로는 물을 잘 다스리는 나라들은 더 이상 대형 댐을 짓지 않는다. 
 
낙동강에는 총 10개가 넘는 댐이 줄줄이 세워졌는데 홍수가 날 때에는 각각의 댐의 수문을 자기 맘대로 열고 닫고 해서는 안 되고 각 구간의 강우량과 홍수 유출량을 시시각각 고려하여 댐들이 연계해서 운영해야 하는데 이는 대단히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 만약 한 댐이라도 잘못해서 무너지는 날이면 그 아래의 모든 댐들이 줄줄이 무너져 대형참사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수문 하나의 무게가 수십 톤 내지 백 톤에 가까운데 이 수문을 열고 닫는 것이 쉽지도 않다. 벌써 작동이 안 된 사례가 보도되었다. 즉, 수문관리 실패나 실수로 오히려 이전보다 더 큰 홍수를 불러올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슈퍼 제방이라고 이름 붙이고 둑을 쌓았지만 언젠가는 터진다. 중국이 수천 년에 걸쳐서 단단하게 쌓은 황하와 양자강의 제방도 역사 대대로 큰 비가 올 때마다 터졌다. 황하의 제방은 근래에만도 1887년, 1931년, 1938년 세 차례나 터졌고 터질 때마다 수백만 명씩 죽는 참사를 겪었다. 미국도 세계에서 가장 앞선 공학 기술을 이용하여 철판으로 보강한 제방을 쌓았지만 다 터진 경험을 가지고 있다. 
 
4대강에 날림으로 쌓은 제방들은 오래갈 수가 없다. 제방에다 돌이며 콘크리트를 갖다 붙였는데 벌써 깨어지고 떠내려간 곳이 많다. 영월에 강변을 정비한다고 돌을 붙였는데 10년 후에 보니 돌 하나 남은 것 없이 다 사라졌다. 
 
비 한 번 오자 자전거 도로들은 떠내려갔고, 공들여 조경공사를 한 공원의 나무들은 물에 잠겨 죽었다. 이 강이 스스로 댐과 둑을 터뜨리고 제 길을 찾아갈 때에는 우리에게 큰 고통을 가져다 줄 것이다. 4대강을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 주면 이런 모든 문제들이 간단하게 해결된다. 
 

하천의 재자연화는 세계적 흐름

 
강이라는 것은 이리 구불 저리 구불 흘러야 물살이 빠른 데와 느린 데, 침식이 되는 곳이 있고 퇴적이 되는 곳이 있고, 그에 따라 수심이 깊은 웅덩이와 얕은 여울이 생긴다. 이런 물길을 흐르는 가운데 에너지가 분산되어 홍수의 파괴력을 줄인다. 그리고 유속의 차이에 따라 돌과 모래와 자갈과 미세한 입자의 펄이 깔린 곳과 수초가 자라는 곳이 생겨난다. 그에 따라 벌레에서 물고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중 생물들이 제각기 먹이를 찾고 산란할 장소를 찾고 물을 맑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강들은 모래가 많은데 이 모래가 물을 정화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질서이다. 이런 자연 질서를 파괴하여 강을 직선으로 만들고 깊은 웅덩이로 만들어 물이 흐르지도 못하게 채워 놓으면 결국 재앙을 초래하여 홍수 범람을 일으켜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오고 많은 수중생물들은 죽고 물은 썩는다. 플로리다 운하의 예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플로리다는 1920년대에 반도의 구석구석을 다 운하로 연결하기 위하여 고불고불한 강들을 직강화하고 강바닥을 파고 댐과 갑문을 설치하여 전기로 수문을 열어야만 물이 흐르도록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1928년에 이 공사가 완공되자 말자 홍수가 범람하여 2500여 명이 죽는 참사가 벌어졌다. 그 후에 물에 녹조가 번성하면서 냄새가 나고 그리고 수서생물들이 사라지고 90~95퍼센트의 물새들이 사라졌다. 
 
제방을 쌓고 강물을 직선화했던 키시미 강을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JaxStrong
 
그래서 플로리다는 이 운하 중의 대표적인 강인 키시미 강을 ‘키시미강 재자연화 특별법(Kissimmee River Restoration Act)’을 만들어 재자연화하고 있다. 또 강변의 에버글레이즈(Everglades) 습지도 재자연화하고 있는데 30년간 100억 달러를 들이고 있다.  
 
독일도 라인 강과 도나우 강의 상류를 운하로 개조하면서 홍수 피해가 급증하였다. 그리하여 운하 옆에 인공하천을 파서 빗물을 배수하고, 저류지를 만들고, 그리고 큰비가 올 때면 인근의 농지에 범람시킨다. 그리고 모래가 씻겨 내려가면서 강바닥이 세굴되어 교량을 비롯한 구조물의 안전성이 위협받고 물고기들은 산란 장소를 잃자 강바닥의 세굴을 메우는 동시에 물고기들이 산란할 곳을 만들어 주기 위하여 매일 수백 톤, 매년 수만 톤의 모래를 갖다 붓고 있다. ‘한번 미친 짓을 하니까 계속 미친 짓을 하게 되었다’ 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하천을 자연에 가깝도록 복원하는 운동을 가장 먼저 시작한 나라가 독일이고 이 운동은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어 왔다. 
 
이런 배경 하에서 EU는 하천에다 댐을 짓는다든지 준설을 한다든지 인공 제방을 만든다든지 기타 대규모 토목공사를 하여 하천 생태계를 파괴하지 못하도록 2000년에 물 관리 기본지침(Water Framework Directive)을 제정하였다. 이 지침 제 4조에 의하면, 회원국은 이 지침이 발효된 후 늦어도 15년까지는 모든 인공적이거나 심하게 변질된 하천은 인간의 간섭이 최소화 되도록 보호하고 복원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EU의 각 나라들은 이 지침에 따라 인공적으로 변질된 강들을 자연에 가깝도록 복원하고 있다. 많은 댐들은 폭파되었고 콘크리트와 돌로 만들어진 제방들은 허물어졌다. 
 
미국도 마찬가지로 깨끗한 물법(Clean Water Act)에 의하여 하천에서 대규모 토목공사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 법의 404조는 하천과 호수에 준설, 매립, 댐, 제방, 골재채취와 고속도로, 공항 등의 토목공사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배경 아래에서 미국은 매년 50개 가량의 댐을 해체하여 지금까지 1000여 개의 댐들을 폭파 철거하였고, 3만7000개 이상의 하천을 재자연화하였다. 수많은 댐들이 해체되고 인공적인 제방들이 허물어져 하천을 자연적인 모습으로 되돌려 주고 있어서 이에 관련된 기술도 많이 축적되어 있다. 
 

시작은 댐 해체

“4대강 청문회를 열어라” ⓒ환경운동연합
 
하천을 자연 상태에 가깝도록 복원하는 이유는, 그렇게 함으로서 하천의 생태적인 가치를 최상의 상태로 올릴 수 있고 재난의 위험을 줄이며 동시에 유지관리비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을 지난 수세기 동안의 경험을 통하여 알았기 때문이다. 
 
하천은 흐름 방향과 흐름을 가로지르는 횡적인 방향에 장애물이 없으면 스스로 그 지역의 특성에 맞추어 하천 스스로가 제 길을 역동적으로 찾아 가면서 홍수에 대처하고 생물들에게 서식처를 제공하며 물을 정화하는 그런 기능들을 되찾아 간다. 그래서 구불구불한 사행하천에 여울과 웅덩이가 만들어지고 수변 식생대가 조성되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모래하천이 형성되어 수질 정화에 큰 역할을 한다. 
 
이런 원칙 아래에서 4대강의 재자연화는 물의 흐름을 가로막는 댐을 해체하고 인공적인 제방을 허무는 데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그리고 산더미처럼 농경지에 쌓아둔 모래를 도로 강에다 넣어주어야 한다. 그 다음에는 물의 자연적인 흐름을 관찰해 가면서 자연스러운 흐름을 살리는 방향으로 도와주면 강이 스스로 알아서 제 모습을 찾아간다. 강이란 것은 워낙 역동적으로 변하는 흐름에 익숙한 생태계이기 때문에 가만히 두면 오래지 않아 자연 상태로 돌아가고 돈도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글 / 김정욱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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