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댐이 심상찮다 _ 강명찬



그 옛날 우리 고구려를 넘보던 당태종 이세민은 안시성에서 양만춘 장군 휘하 고구려 군과 대치하면서 거대한 인공산을 쌓는다. 그러나 이를 한꺼번에 무너뜨리며 당나라 대군을 수장 또는 매장시킨 것이 있었다. 바로 인공산 밑에 터널을 뚫어서 수로를 내어 수력으로 거대한 산을 무너뜨린 것이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안시성 전투의 승전담이다. 그런데 춘천을 비롯한 수도권이 지금 당나라 군대처럼 수장될 수 있는 위기에 처해 있다.

소양강댐과 보조여수로 공사
강원도 춘천에는 그 이름도 거창한 소양강댐이 있다. 개발독재를 힘차게 추진하던 박정희 시절에 만들어진 이 댐은 최대 29억 톤의 물을 저장, 중국의 산샤댐 전까지만 해도 동양 최대의 댐이었다. 또한 소양강댐은 흙을 쌓아 올린 사력댐이다. 인공적으로 산을 하나 만든다고 생각하면 쉽다. 사력댐은 폭파를 하더라도 한꺼번에 무너지지는 않는다. 당시 정부로서는 북한의 미사일이나 폭파의 위험성을 덜기 위한 포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력댐의 문제점은 댐 위로 물이 넘치거나 약간의 균열이라도 생기면 댐 전체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2000년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99년 댐 안전도 진단 결과 ‘수문학적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이 나왔다. 한마디로 댐이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2003년 태풍 루사와 매미로 소양강댐의 안전도 문제가 크게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에 수자원공사는 댐 안전성 확보를 이유로 지난 2003년부터 총 사업비 1603억 원을 들여 보조여수로 공사를 진행, 삼성물산이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보조여수로 공사는 2004년 2번의 터널붕괴사고를 시작으로 올해 9월 12일부터 13일 양일간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계속되는 붕괴사고는 댐 자체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지면서 심지어 보조여수로 공사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까지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보조여수로는 댐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반드시 설치되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댐의 수위 문제이다.

1980년대 북한강 상류 이북지역에 북한에서 건설한 금강산댐이 2005년 9월 완공되어 담수를 시작했다. 5공화국 시절 서울이 물바다 된다고 호들갑 떨었던 그 댐이다. 그런데 금강산댐은 백두대간 영서 지역의 북한강물을 막아 동해안으로 흘려보내는 유역변경식 발전이다. 그러다 보니 북한강에는 매년 약 20억 톤의 물이 부족하게 되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생겨난 것이 동강댐 건설, 내린천댐 건설, 방산댐 건설 계획이었으나 모두가 백지화됐다. 그러자 자구책으로 마련한 것이 소양강댐에 보조여수로를 건설하여 평상시 댐 저수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 상황에서 공교롭기도 하고 시기적절하게도 태풍 루사와 매미가 연속적으로 전국을 강타하게 되었고, 소양강댐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보조여수로 공사가 시작된 것이다. 즉 보조여수로 건설을 빌미로 소양강댐 홍수기 댐 수위를 현재 185.5미터에서 190.3미터로 높여 물을 더 가둬두겠다는 계산이다. 보조여수로는 댐으로 유입되는 물의 양보다 유출되는, 즉 수문을 모두 열어도 물이 넘치는 상황에 대비하여 보조수문을 만들어 유출되는 물의 양을 높여 댐의 안전을 확보하는 시설이다. 댐의 안전성 문제로 보조여수로를 설치해 홍수 시 댐 수위를 유지하겠다면서 한쪽에선 댐 수위를 높이는 이유가 무엇인가. 보조여수로 설치가 댐의 안전성보다는 물을 팔아먹겠다는 속셈이 아닌가.

수자원공사의 외줄 타기 중단돼야
2005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허천 의원이 공개한 ‘한강권역 댐 비상대처계획(EAP)-수자원공사 영구대외비’에 따르면 소양강댐을 중심으로 강원 춘천시 주변 100평방킬로미터 지역에 24시간 동안 632밀리미터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을 상정하고 있다. 이 경우 댐 중심부에 점토를 다져 넣고 양 옆에 암석과 흙을 쌓아 올려 만든 사력댐인 소양강댐은 물이 범람하면서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고 적고 있다. 또한 소양강댐이 붕괴되면 여기서 쏟아져 나오는 물은 5시간이 채 되지 않아 서울에 도착한다. 이후 9시간 동안 한강 수위는 계속 불어나며 결국 강원 서울 경기 인천지역의 47개 시군구가 ‘물바다’가 된다는 얘기다. 특히 춘천시는 한림대가 있는 봉의산 일대를 제외한 전역이 댐 붕괴 후 3시간 안에 침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댐이 붕괴되면 3시간 안에 25만 춘천시민이 몰살할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를 위협하는 물폭탄은 북한의 금강산댐이 아니라 동양 최대 사력댐이라 자랑하던 소양강댐일 수도 있는 것이다. ‘한강권역 댐 비상대처계획’은 이미 2004년 수자원공사에서 작성되어 영구대외비로 분류 보관하던 것이다. 수자원공사에서는 이미 댐이 붕괴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 이런 무모한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소양강댐 보조여수로 공사는 댐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차원으로만 건설되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댐의 수위를 현재의 185.5미터로 유지하거나 그 이하로 낮춰야 할 것이다. 춘천시민을 비롯하여 수도권 2천만 국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담보로 한 수자원공사의 외줄 타기는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 이 땅에서 수공(水攻)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것은 고구려를 넘보며 중국 땅에 살던 수나라와 당나라 200만 명이면 충분하다. 우리는 수공(수자원공사)의 도박의 희생양이 될 수 없다.


강명찬 kangsan007@korea.com
춘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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