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만세 24] 2천만 서울 수도권 주민의 생명수 지킴이 정진성 단장님께

존경하는 정진성 단장님!


우리가 처음 본 게 아마도 개인택시 운전복을 입고 참석한 환경통신원 회의석상일 겁니다. 저는 생각했어요. 환경운동을 하는데, 건강도 안 좋으신 분께서 환경운동을 하신다고. 그것도 2천만 수도권 상수원을 지킨다고. 

저는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그래서 물어보았지요. 왜 환경운동을 하게 되었는지. 그 때 이리 말하셨죠. 내가 건강하지 못해서 환경운동한다고. 그 때 저는 결심했습니다. 단장님과 함께 팔당을 지키겠노라고. 

그후 시간이 있을 때마다 저는 팔당으로 달려가서 단장님과 함께 한강 환경감시에 동참하며 경안천, 남한강, 북한강 그리고 두물머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늘 대화의 요점은 “우리는 지금 생활 속에 지속 가능한 환경운동을 찾는 것이다.”였죠. 그러던 어느 날 단장님께서 “우리 의형제 맺자.”고 했고 저는 조금 시간을 달라고 했지요. 그날 밤 잠 못 이루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제 처에게 물었더니 그냥 하면 되지 뭘 생각할 게 있냐고 하더라고요.


2천만 수도권 주민의 식수원 팔당호는 정말 광활했습니다. 남한강, 북한강, 경안천이 모이는 팔당상수원 보호구역은 배로만 순찰하는 데 5시간, 차량으로 순찰하는 데도 역시 꼬박 5시간이 걸리는 그야말로 체력과 지구력, 그리고 철저한 봉사정신, 다양한 환경 전문지식, 고급인력, 양심과 공정성 등을 필요로 했습니다. 

팔당상수원으로 유입되는 문제 지천들만 40여 개. 8개 시군구가 인접한 팔당호 호소의 특성상 유입지점과 인접지점 등 문제점이 야기되는 본류 호소 지점만 역시 30여 개 지점이었습니다. 그리고 팔당댐 상 하류 한강변에는 2개 광역에 걸친 수도권 지자체 취수장과 정수장이 있어 지천과 발원지 간의 먹는 물 오염원 논쟁이 첨예하다는 것도 그 때야 알 수 있었습니다. 1997~2000년 당시 팔당댐 상류 국가하천 중 경안천 오염이 가장 심각하다며 단장님이 보여준 오염 동영상과 보도 자료를 접하고 오염감시 동참의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2001년 5월경 단장님과 함께 보트 순찰에 나섰지요. 우리는 두근거리는 마음과 광활한 팔당호라는 호기심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기억나시나 모르겠는데 남한강 어느 한 곳에서 수백 개의 통발을 발견했어요. 그 불법그물인 통발 속에는 수백 마리의 고기가 썩어서 맑은 물을 오염시키고 있었어요. 물론 그중에는 아직 살아서 펄떡거리는 메기와 잉어들도 다수 보았지요. 

그때 그 오염현장을 보면서 저는 생각했지요. 작지만 큰 분이시구나. 오염물을 제거하고 아직 산고기는 모두 방류하면서 단장님은 그랬지요. 불법 그물을 제거할 때는 탐심의 충동을 버려야 한다고. 탐심을 버리지 못하면 오염원은 근절되지 않는다고요. 매운탕 생각은 아예 꿈도 꾸지 말라고. 오염원제거활동을 할 때에는 따가운 햇살 속에서 무지개를 볼 수 있다고.

정말 저도 고기를 놔주고 또 그물을 제거하고 썩은 물고기 속에 갇힌 대어들을 놔주는 그 환희심 속에서 저는 맑은 하늘에 떠오르는 기쁨의 무지개를 보았답니다. 팔당호 고기들은 피라미는 없더군요. 사람의 출입이 금지된 곳이라서 그런지 팔당호엔 모두 팔뚝만한 대어들뿐이었습니다. 


2001년 동절기로 접어드는 12월 초에 경안천 순찰을 돌 때였습니다. 경안천 광동교 아래를 지나는데, 광동교 아래 물결이 전체가 새파란 녹즙이었어요. 그때 단장님은 이것이 규조류 녹조의 진면목이라고 하셨죠. 진짜 그 광활한 경안천 광동교 아래가 녹즙이라니. 그 장면을 바라보면서 민간 차원의 환경 감시도 관의 환경 감시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왜 그렇게 단장님이 외부단체들의 환경감시 동참을 끝없이 권장하는지, 그리고 환경감시 때마다 언론사와 함께 하시려 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팔당호는 워낙 정부의 오염 측정 고급 인력들이 많아 오염원 사진 제보나 동영상 제보도 다 조작이라며  믿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그때야 알았습니다. 그날 환경감시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그 사실을 이야기하자 가족과 주변사람들은 모두 다 기막혀 했습니다. 그런 물을 우리가 먹고 있다니. 우리가 먹는 물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고 다들 입을 모았죠. 


단장님과의 환경감시 이야기보따리를 꺼내들자면 정말 끝이 없습니다. 이번엔 팔당호 지천이야기를 할까요. 2007년 7월의 어느 날인가요. 단장님의 다급한 전화를 받고 팔당호로 달려가니 방송국과의 취재가 있는데 혼자 못 하겠으니 같이 좀 하자고 말씀하셨죠. 몇 십 년째 계속 무단 방류하고 있는 5군데가 넘는 오염방류현장을 근절시키려고 하는데 혼자서는  주민들한테 두들겨 맞으니 외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볼멘소리를 하셨죠. 현장을 가보니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방송취재를 끝내고 저는 생각했지요. 오염총량제고 뭐고 다 필요 없고 기본인 오폐수 유입관로부터 완벽하게 갖춰야 한다고. 아니 세상에 그런 고질적인 수백 개의 더러운 무단방류 현장을 제쳐두고 오염총량제가 무슨 소리냐. 더러운 똥물이나 먹이면서 무슨 BOD니 몇 ppm을 논하느냐는 생각을 했지요. 


존경하는 단장님, 요즘 건강은 좋으신가요. 그리고 형수님은 건강하신지요. 이 좋은 인연을 잘 간직하고 지속하기 위해서 저는 오늘도 우리의 소중한 서울시, 한강하류이자 나의 소중한 강서지역을 위해서 환경보전에 웃고 환경을 논하다 한숨을 쉰답니다. 안양천에 핀 야생화가 오늘은 웃고 있겠지요?

 

2009.5.24 강서생활환경실천단장 김순철 올림


김순철 서울환경연합 회원·강서생활실천단장 ypjikim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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