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원습지를 모래사장으로 만들겠다고?

인공모래사장 조성 예정지
 
잠원습지는 한강 '역변'의 아이콘이다. 1968년 한강개발(1차)이 추진됐다. 잠원습지는 1972년부터 10년간 추진된 일대의 개발 과정에서 습지 본연의 모습을 잃어갔다. 1982~1986년에는 한강종합개발이 추진되면서 시멘트 호안으로 완전히 옛모습을 잃었다. 잠원습지가 옛모습으로 복원된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09년 추진한 한강르네상스 사업이었다. 전체적으로 한강을 관광지로 개발하려던 사업이었지만 잠원습지는 몇몇 생태적 복원 대상지로 선정돼 자연하안으로 복원되게 됐다. 
 
울창한 버들 숲 아래 습지
 
10여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잠원습지는 자연형호안을 가진 습지로 복원돼 서울 남산~용산공원~한강~서리풀공원을 연결하는 남북녹지축상에서 한강의 핵심녹지공간이 됐다. 버드나무가 자라 숲을 이뤘고 갈대와 물억새 군락이 생기고 2015년부터는 하안에는 갯버들 식생띠가 자리 잡으면서 수변 수림대가 무성해졌다. 백로들과 갈매기들, 민물가마우지 등 물새류와 붉은머리오목눈이 등 멧새류, 오색딱다구리 같은 산새류까지 조류의 쉼터가 됐다. 하안 버들숲에는 말똥게로 여겨지는 게구멍도 다수 발견되는 등 한강 도심부 자연하안으로서 완전한 자연복원이 진행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이 추진한 ‘2030 한강 자연성 회복 기본계획’에서도 자연하안으로 복원된 성과를 입증받아 유지·보존할 곳으로 선정됐다. 
 
“인공모래사장 조성은 한강의 자연성을 저해하는 행위” 서울환경운동연합 김동언 팀장 ⓒ서울환경운동연합
 
잠원습지의 운명은 최근 또다시 출렁거리고 있다. 서울시가 잠원습지에 모래사장을 조성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이 시간을 들여 복원한 습지를 인공모래사장으로 파괴하는 시도다. 오세훈 전 시장의 한강르네상스를 비판하면서 시장으로 당선돼 한강 자연성 회복을 기획한 서울시정이 추진하는 자기부정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필요하다면 모래톱은 잠원습지가 자연율에 따라 스스로 만들게 놔두는 게 옳다. 사람이 부러 모래를 사다 습지의 숨구멍에 들이부을 일이 아니다. 잠원습지에 자리잡은 자연의 생명들과 잠원습지의 오늘을 응원하는 시민들 누구도 잠원습지의 또다른 역변을 원치 않는다. 
 
글·사진 / 이성수 기자 yegam@kfem.or.kr
 
 
제작년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