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찔끔 개방’으로 끝나서는 안될 4대강

환경연합을 비롯한 환국환경회의 소속 단체들은 지난 5월 24일 4대강사업에 대한 종합적인 철저한 검증,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감사원에 국민공익감사를 청구했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4대강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는 그동안 3번 이루어졌다. 첫 번째는 2011년 1월 이명박 정부 시절에 진행되었는데, 감사원은 4대강사업은 큰 틀에서 문제가 없는 국책사업이라고 발표, ‘봐주기’ 감사를 했다. 두 번째는 2013년 1월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시절에 이루어졌다. 감사원은 4대강사업의 목적이 내용적으로 불분명하고 설계는 날림으로 했으며 시공은 부실했고 유지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4대강사업이 총체적 부실사업이라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첫 번째 감사결과를 뒤엎는 결과였다. 이어 2013년 7월에 발표된 세 번째 감사결과도 충격이었다. 4대강사업은 건설사들이 담합을 해서 공사비를 부풀렸고, 4대강사업은 한반도대운하를 염두에 둔 사업이었다는 것이 감사결과의 요지였다. 당시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은 “만약 감사원 감사 결과가 사실이라면 국가에 엄청난 손해를 입힌 큰 일이며 국민을 속인 것”이라는 논평을 발표하기도 했다. 
 

세 번의 감사, 그리고 네 번째 감사

 
이 논평은 엄청난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지만, 박근혜 정부는 어떤 이유인지 4대강사업의 본질적인 문제점에 더 이상 접근하지 않았다. 세 번째 감사원 발표 이후 박근혜 정부는 국무총리실 산하에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총리실의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는 1년 3개월의 조사 결과를 담아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그동안 시민사회단체가 주장했던 내용들과 비슷한 내용으로 4대강사업을 비판했다. 하지만 최종 결론에서 ‘일부 부족한 점도 있지만 유지관리를 효율적으로 하면 4대강사업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식으로 발표해 정치적인 판단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 4대강사업 4번째 감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 5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사업에 대한 정책감사를 지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측은 정치적 시빗거리를 만들지 말라고 했다는데 4대강사업 감사를 다시 해야 할 이유는 너무나 자명하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감사는 이전의 감사와는 달라야 한다. 감사원은 3번에 걸친 감사에서 4대강사업은 총체적 부실사업이었고 한반도 대운하를 염두에 둔 사업이라고 밝혔지만, 4대강사업이 정책적으로 진행된 세부 과정은 밝히지 않았다. 즉 대국민 사기극인 4대강사업과 같은 대규모 사업을 추진할 때 정부가 조직적으로 참여한 의사결정 과정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는지 또한 합법을 가장한 불법적 요소가 없었는지를 밝혀야 한다. 
 
또한 명백한 위법·불법 행위가 발견될 경우 그에 상응하는 후속 조치는 불가피하고, 책임질 사안이 밝혀지면 그에 합당한 사회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대국민 사기극에 참여한 공적(?)으로 1157명이 정부로부터 훈·포장을 받았는데, 우선적으로 훈·포장을 취소하는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책감사를 바탕으로 우리사회에서 더 이상 4대강사업과 같은 황당한 사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대통령 지시에도 ‘찔금 개방’ 왜?  

 
강을 망친 4대강사업 ⓒ함께사는길 이성수
 
정책감사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은 녹조 발생 우려가 심한 6개 보부터 상시 개방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지난 6월 1일 국토부(수자원공사)는 6개 보의 수문을 개방했지만 예상했던 바와 같이 공무원들의 저항은 만만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수문을 열어 낙동강의 함안보 0.2미터, 합천보 1미터, 달성보 0.5미터, 강정보 1.25미터, 금강의 공주보 0.2미터, 영산강의 죽산보 1.0미터 정도 수위를 내렸다.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데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하천 수위를 낮춘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대통령의 지시에 ‘찔끔 개방’으로 답한 것이다. 
 
하지만 4대강사업을 추진할 당시 준설로 하천 수위가 낮아져 농업용수를 취수하는 데 문제가 발생하자 국토부는 농업용수 취수구를 중심으로 임시 둑을 쌓고 수위가 낮아진 하천에서 펌핑하여 둑에 물을 채워 농번기에 농업용수를 공급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하천 수위를 낮추는 데 적극적인 방법을 찾지 않았고, 지극히 형식적으로 수문을 개방한 것이다. 
 
여기엔 꼼수가 있다. 만약 보 개방으로 보가 녹조 발생에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보를 왜 건설했느냐는 근본적 의문에 당면하게 되고 보 철거 여론이 더 높아지게 될 것이다. 4대강사업을 추진했던 세력들은 이러한 논리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자신들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함안보의 예를 보자. 함안보의 수심은 설계상으로 6미터이다. 0.2미터 수위를 낮추면, 수심대비 30분의 1 정도 수위를 낮추는 게 되고 따라서 하천 유속은 0.03(1/30) 정도 증가한다. 유속이 3퍼센트 증가한 것은 공학적으로 의미 없는 수치이다. 이 정도 유속 증가는 녹조발생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결국 ‘찔끔 수문개방’으로 수문을 열었지만 녹조발생 저감효과는 없고, 여름철이 다가오면 온도가 높아져 녹조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수문을 개방했지만 녹조는 오히려 증가한다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우려했던 대로 보의 수문을 개방하면 오히려 녹조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6월 9일 수자원공사 녹조기술센터는 ‘녹조대응 및 4대강 보 운영방안’을 발표하면서 하천수위를 가장 많이 낮춘 강정고령보(1.25미터)는 수문을 상시개방하면 수문을 열지 않은 경우보다 녹조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계산결과를 제시했다. 이러한 결과는 하천수위가 낮아지면 오염물질을 희석시키는 물의 양이 적어지기 때문에 오염이 가중되고 따라서 녹조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논리에 바탕을 둔다. 보의 수문을 열어 방류하면 깨끗한 물만 골라서 방류한다는 의미인데, 황당하다. 
 
이와 달리 영산강 죽산보의 경우 수문을 상시개방(1.0미터)하면 녹조발생이 저감한다는 계산결과를 제시했다. 이들에 따르면 수문을 열면 하천수위가 낮아지고 유속이 증가하여 녹조가 더 적게 발생한다는 논리는 죽산보에서는 유효하고 강정고령보를 포함한 나머지 5개 보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더 황당한 것은 국토부(수자원공사)는 4대강사업 후 ‘4대강의 평균적인 수질은 개선, 하절기 녹조 문제 이슈화’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4대강사업으로 하천수질은 개선되었지만 여름철 녹조만 문제 삼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황당한 저항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는 수질악화와는 무관하다는 왜곡된 논리에 대한 합리적 대응방안이 필요하다.
 

4대강사업 넘어 물 정책을 바로 세우려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야 할 물 정책의 기본원칙으로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정의로운 물 정책’을 제안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세부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첫째, 4대강의 재자연화 또는 복원을 해야 한다. 4대강 재자연화의 기본이념은 강을 강답게 하는 것인데, 그것은 강물이 흐르게 하는 것이다. 물의 흐름을 차단하고 있는 보는 생태계를 황폐화시키고 있고 녹조 발생의 주범으로 이미 밝혀졌다. 보 철거, 수문상시개방, 현상태 유지 등 다양한 대안들에 대한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평가를 거쳐 늦어도 내년 하반기까지는 정책결정을 해야 한다.
 
둘째, 하굿둑 수문개방이다. 낙동강, 금강, 영산강 하굿둑 수문개방은 단절된 생태계를 연결시키고 하천의 역동성을 회복시키는 조치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고, 부산시장도 찬성하고 있는 낙동강 하굿둑 수문 개방을 국토부만 반대하고 있다. 국토부가 적극 반대하는 이유는 자기부정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하굿둑 수문을 개방하면 왜 하굿둑을 만들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국토부는 답변을 할 수 없고, 하굿둑 개방 같은 조치들은 결국 국토부 무용론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국토부는 수문 개방을 받아들일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셋째, 하천법 일원화 및 하천사업의 일원화이다. 국토부의 하천법, 국민안전처의 소하천정비법은 통합되어야 한다. 같은 하천을 두고 상류는 국민안전처가 관리하고 하류는 국토부가 관리하기 때문에 하천관리의 일관성이 없고 따라서 각종 하천사업으로 예산을 낭비할 여지가 있다. 또한 하천정비사업은 국토부, 환경부, 국민안전처가 시행하고 있는데, 모두 유사한 형태의 사업이다. 때문에 어느 한 부처에서 통합된 하천사업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수십 개에 이르는 물 관련 법령을 통폐합하여야 하고, 관련 조직도 유역관리차원에서 조정해야 한다. 사업과 계획의 중복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관련 공기업을 통폐합하여 예산낭비를 줄이고 정책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물 산업 등 부처별로 동일한 내용을 똑같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
 
지난 5월 31일 지난 10년 동안 4대강사업을 고발하고 강 복원을 요구해온 종교계, 학계, 법조계, 시민사회 등이 ‘4대강 회복과 미래를 위해 시민사회 선언’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보 수문개방과 감사 지시 등을 환영하며 4대강사업 진상 규명 촉구와 강을 위한 제안을 했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넷째, 수리권 개선이다. 이것은 물 관련 재원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고 예산의 합리화와 관련이 있다. 물이용부담금, 하천수 사용료, 지하수 취수부담금, 댐원수대 등을 통합하여 취수부담금(또는 취수세)으로 단일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수리권 정책은 유럽 등 하천선진국에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부처 이기주의에 의해 다양한 형태의 수리권이 존재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명확한 이론적 기반이 없다.
 
다섯째, 댐건설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 더 이상 불필요한 댐을 건설하지 않고, 기능을 상실한 댐을 철거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댐 건설은 격심한 사회적 갈등을 발생시키고 있다. 수물민들은 정든 고향을 떠나야 하는데 정부 보상은 풍족하지 못하고 투기꾼들만 배불리고 있다. 강력한 공권력을 이용하여 사회적 약자인 수물민을 몰아내는 과정은 비참한 지경이다. 이러한 댐을 건설하기 위하여 국토부가 사용하고 있는 논리는 우리나라는 UN이 정한 물 부족 국가이고, 댐을 건설하여 하천유지용수 또는 하천개선용수(희석용수)를 확보한다는 것이 주목적이다. 그러나 UN에서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라고 지정한 사실도 없고, 하천유지용수를 확보하여 하천생태계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만든 댐은 하천생태계를 가장 악화시키는 하천구조물임을 명심한다면 더 이상 댐 건설 명분은 없다.
 
여섯째, 농림부가 관리하고 있는 농업용수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연간 물이용량이 251억 톤인데, 농업용수는 152억 톤으로 물이용량의 60퍼센트를 점하고 있다. 논 면적이 매년 줄어들고 있음에도 물이용량은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또한 논농사를 할 때 물 필요량과 물 사용량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기 때문에 ‘깜깜이 물관리’를 하고 있다. 4대강사업의 일환인 둑 저수지 높이기 사업을 추진했음에도 산간농촌지역에서는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 농업용수를 독립적으로 관리하는 것보다 생활용수와 공업용수와 함께 통합적으로 관리를 해야만 물 관리 정책의 효율화를 이룰 수가 있을 것이다.
 

물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

 
이러한 물 문제는 우리 사회가 반드시 풀어야할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잘못된 제도에서 기득권을 누리는 세력들이 존재하는 것 또한 분명하다. 4대강사업을 추진한 세력이 대표적이다. 어느 하나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변화의 과정에서 잘못된 기득권을 뺏기기 않으려고 저항하는 세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다. 그래서 일정 부분 속도를 조절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중요하고 긴급한 문제를 우선 해결하는 현명함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수량과 수질의 통합관리이고 환경부가 그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다.
 
 
글 / 박창근 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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