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영주댐 똥물이 아니라 내성천 맑은 강물을

녹조 배양소로 전락한 영주댐 ⓒ정수근
 
“우리가 원하는 건 똥물이 아니라 맑은 강물이다”
 
지난 6월 1일 낙동강 보 개방 시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강정고령보에 내건 현수막의 문구다.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에 6억 톤이나 되는 엄청난 물을 가뒀지만 돌아온 것은 녹조라떼 똥물이다. 녹조라떼 강이 위험한 것은 그 안에는 끓여도 사라지지 않고, 어류나 수생생물을 통해 농축되고, 심지어 농작물에까지 농축되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맹독성 물질을 내뿜고 있기 때문이다. 물고기나 농작물을 먹음으로써 우리 인간의 몸에도 축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똥물을 넘어서 대단히 위험한 강물이 되어버렸다. 오호통재라, 이를 어찌할까?
 

영주댐은 낙동강 운하 조절댐

 
그런데 여기에 더 황당한 ‘작품’이 있다. 바로 마지막 4대강사업인 영주댐이다. 영주댐의 주목적은 주무부서인 한국수자원공사가 밝히고 있는 바 낙동강 수질개선용이다. 그 편익이 90퍼센트가 넘는다. 즉 낙동강 녹조라떼를 영주댐에서 흘려보내는 강물로 개선해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여름 정부의 계획이 얼마나 졸속이고 허구인가가 밝혀졌다. 지난 2016년 여름  시험담수라 해서 강물을 영주댐에 그득 채워놓으니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영주댐이 지어진 자리는 1급수 강물로 유명한 내성천 중류로 상식대로라면 영주댐은 1급수 강물이 그득 차야 하는데, 녹조로 그득한 영주댐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영주댐이 녹조라떼 배양소가 되어버린 것이다. 
 
댐 건설 전에는 내성천의 모래들이 다소 비점오염원들이 들어오더라도 자정작용이 가능했는데, 수몰지 안에 모래를 대거 준설해버리고 12킬로미터 상류의 모래차단댐(유사조절지) 같은 것들이 들어서자 더 이상 강에 모래가 공급되지 않고 모래의 수질정화 기능 등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모래가 더 이상 공급되지 않은 영주댐은 앞으로도 녹조라떼 배양소가 되어버릴 것이 뻔하고 영주댐으로 녹조라떼 낙동강을 개선시키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요 거짓말이다. 
 
과연 영주댐의 주목적이 낙동강 수질개선이었을까? 이 사업의 진짜 숨은 의도는 없는가. 활동가의 촉수는 다른 곳을 향할 수밖에 없다. 바로 한반도 대운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1조1000억 원이 들어간 이 웃지못할 사업의 결과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낙동강 운하가 만들어지고 그 운하에 물이 부족할 때 물을 공급할 목적으로 영주댐이 지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추론 말이다. 운하에 댈 물은 1급수가 아니어도 될 것이고, 많은 물이 필요할 때 공급되기만 하면 된다. 또한 낙동강 운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위에서부터 유입되는 모래를 차단해야 한다. 이전처럼 모래가 계속해서 쓸려 내려오면 운하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낙동강과 지천이 만나는 곳곳에서는 이미 지천의 모래가 낙동강 본류로 쓸려 들어와 쌓여 4대강사업으로 수심 6미터 깊이로 준설한 곳이 수십 센티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운하를 위해서 낙동강으로 내성천의 물을 조절할 필요가 있었고, 또 내성천의 그 많은 모래를 막을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4대강사업은 사실상 운하를 위한 사업이었고 영주댐 상류의 유사조절지와 영주댐은 내성천의 그 많은 모래를 차단하기 위해서 들여놓은 구조물에 불과한 것이라 추정하는 것이다.  
 

멸종위기종 흰수마자와 먹황새

 
흰수마자라는 우리나라 고유종 물고기가 있다. 수염이 네 쌍이나 되고 어른 손가락 마디 크기의 이 작고 고운 물고기는 워낙 예민한 탓에 고운 모래와 여울, 맑은 물이 있어야 생존이 가능하다. 내성천이 고향으로 예전에는 낙동강에서도 발견이 되었는데, 4대강사업으로 모래가 사라진 낙동강에서는 더 이상 발견되지 않고 있다. 내성천에서도 그 개체수가 점점 줄고 있다. 영주댐 공사로 인해 흰수마자의 서식 환경이 많이 교란됐기 때문이다. 
 
또 하나 귀한 생명이 있다. 매년 겨울만 되면 내성천을 찾는 귀한 새, 바로 먹황새다. 먹빛을 띄는 이 황새는 그 많은 강들 중에서 유독 내성천만을 찾는다. 내성천의 환경이 먹황새가 지내기 나쁘지 않다는 것일 것이다. 즉 서식처가 아직은 살아있다는 것이다. 
 
내성천을 찾는 먹황새. 영주댐이 있는 한 먹황새의 내일을 기약하기 어렵다 ⓒ정수근
 
영주댐은 흰수마자와 먹황새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영주댐과 유사조절지의 영향으로 앞으로 점점 더 내성천의 모래입자는 거칠어지고 딱딱해질 것이며 모래강 고유의 특성은 사라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흰수마자와 먹황새뿐만 아니라 내성천에 적응해서 살아가던 혹은 찾아오던 수많은 야생동물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필요하지도 않은 댐 공사 때문에 잃어버린 것은 너무나 많다. 모래와 물이 차단당한 모래의 강 내성천은 그 본연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렸다. 드넓은 백사장과 주변 풍경이 어우러지는 경관미가 백미인 내성천은 그로 인해 국가명승지를 두 곳이나 가지고 있다. 국가명승 제16호 회룡포와 제19호 선몽대가 그것이다. 내성천은 우리하천 원형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는 거의 유일한 하천이다. 내성천 같은 강 하나쯤은 우리사회가 온전히 보존을 해서 누대로 물려줘야할 귀한 유산인 것이다.  
 
독일 베르하르트 교수는 내성천을 보고 “국립공원 감”이라고 감탄했다. 동국대 오충현 교수는 “내성천은 국내에서 매우 보기 드물게 모래밭이 넓게 발달한 강, 이곳이 훼손될 경우 이 지역에 적응하여 살아가는 생물들은 멸종할 위험이 매우 높다.”고 평가하는 등 내성천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강이다.
 

자연까지 망친 적폐 청산해야

 
지금이라도 영주댐은 원점에서 재고되어야 한다. 내성천의 가치와 영주댐의 가치를 비교분석해야 한다. 시간을 질질 끌면 끌수록 내성천은 더욱 망가질 뿐이다. 이른바 하천정비사업, 재해예방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내성천은 지금도 하루하루 망가지고 있다. 멀쩡한 제방의 아름드리 왕버들 군락을 모조리 베어내고 돌망태 제방을 쌓는가 하면 수많은 양서류와 파충류 등의 월동지에 대대적인 호안 블럭 공사를 해버리는 무지의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4대강사업의 정확한 심판과 단죄가 내려지지 않자 이명박근혜정부에서는 4대강사업식 지천공사가 난무했다. 이 또한 시급히 바로잡아야 할 우리사회의 심각한 적폐다. 이들 사업들은 예산만 탕진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까지 망치게 된다는 점에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적폐다.  
 
더 늦기 전에 내성천 회생의 진정한 길을 찾아야 한다. 
 
 
글•사진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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