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찔끔 수문개방은 10점 만점에 4.2점

지난 6월 수문이 일부 개방되었지만 찔끔 개방으로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평가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지난 6월, 4대강 16개 보 가운데 6개보의 수문이 일부 개방되었다. 수문이 열린 보는 금강의 공주보, 영산강의 죽산보, 낙동강의 강정고령보, 달성보, 창녕합천보, 함안창녕보다. 그 사이 물을 많이 쓰는 농번기가 지나가고, 녹조로 열병을 앓기도 하고 계절도 바뀌었다. 수문개방 100여 일이 지난 지금, 4대강 수문개방은 어떻게 평가되고 있을까?
 

6개 보 일부 수문개방 효과? 10점 만점에 4.2점 

 
환경연합은 4대강 수문개방 100일을 맞아 전문가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물관리 정책, 물 환경 및 수질관리, 수자원 및 하천관리, 상하수도, 환경법, 환경교육, 수생태계, 언론 등의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 70인을 대상으로 4대강의 수문을 개방한 효과를 물었다. 전문가들은 수문개방 효과를 10점 만점에 4.2점 정도라고 평가해 사실상 낙제점을 주었다(표준편차 2.8, 표준오차 ±0.3%).
 
수문개방의 부정적인 면을 평가하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수문을 전면 개방하는 방식이 아니라 수위를 0.2~1.25미터 낮추는 제한적인 방식으로 진행돼 수질개선과 유속변화 가져오지 못했다는 지적이 압도적이었다. 환경연합이 수문개방 전후의 홍수통제소 유속자료를 검토하니, 수문 개방 직후에 유속이 두 배로 상승하다가 수문개방 3일 만에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확인했다. 이조차도 4대강사업 이전 유속의 10분의 1에 지나지 않아 물이 정체된 채로 머물러있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수위를 낮추는 정도의 개방으로는 유속을 높이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문개방으로 4대강사업의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처럼 잘못된 여론을 조성한 점도 부정적인 면이라고 꼽았다. 수문개방 이후 유수의 언론에서 ‘수문개방 후 강물이 콸콸’, ‘4대강 수문개방, 녹조감소 기대’ 등의 제목으로 4대강사업의 문제가 일순간 없어진 것처럼 보도해 많은 시민에게 오해를 일으켰다. 실제로 올 여름 다시 녹조라떼가 발생하자 ‘수문을 열었다는데 왜 수질이 개선되지 않느냐’, ‘수질악화에는 다른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냐’며 의아해하는 시민이 많았다. 
 
또한 전문가들은 수문을 개방하며 이루고자 하는 달성 목표가 명확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유속을 얼마나 늘린다든가 수질을 어떻게 개선하겠다든가 하는 목표가 뚜렷하지 않았으니 개방의 성과를 측정하기도 어렵다. 정부가 아직까지 중간평가를 내지 않아 직접적으로 확인하기도 어렵다. 대통령의 수문개방 지시 이후 각계의 의견수렴도 받지 않고 서둘러 진행하는 바람에 수문개방이 한 순간의 퍼포먼스처럼 되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렇다고 수문개방의 긍정적인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4대강 보 수문개방이 우리나라 물정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그날 이후 4대강 사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접근방식이 변하고 있다. 4대강의 수질문제에 대한 국민적 이해를 받아들인 결과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수문개방이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한 첫 단추를 끼우는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보 개방의 목적을 수질개선이라고 못 박으면서, 4대강 보가 녹조라떼의 원인임을 인정한 것도 긍정적인 성과라고 강조했다. 수량과 치수 정책에 있어서도 무엇보다 수질을 고려해야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논밭과 축사의 유기물질이 녹조의 원인이라며 하천에 황토를 쏟아 붓고, 녹조저감용 수차를 돌리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던 정부와 씨름하는 일도 이제 없어질 것이다. 
 

앞으로 남은 숙제

 
실질적인 개선효과가 없었다는 평가가 압도적인 수문개방이었다. 6개보만 수문이 개방된 것은 부족하고, 전면개방하지 못한 것도 아쉽다. 그렇지만 4대강사업을 둘러싸고 불거졌던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 앞으로 4대강의 재자연화를 위해서 과거와 현재를 평가하고, 미래를 논의할 민관합동평가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숙제로 남았다. 국회에 머물러있는 정부조직법 개편이 조속히 진행되어 물관리 일원화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과제다. 내년에는 낙동강, 영산강, 금강, 한강에서 시원하게 흐르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글 / 안숙희 환경운동연합 중앙사무처 물순환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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