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flows 캠페인 06] 그린뉴딜은 강을 흐르게 할 수 있을까

7월 22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4대강 재자연화시민위원회는 4대강 재자연화를 포기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환경운동연합
 
그린뉴딜은 단순히 재생에너지 분야의 일자리 만들기를 넘어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에너지전환과 새로운 경제체제 구성에 대한 사회적 계약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중심으로 생물다양성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인류는 지구상의 다른 동식물과 함께 이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소한의 책임을 다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지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기후변화와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우리는 6차 대멸종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1970년에서 2012년 사이 강에서 살아가는 담수종의 81%가 사라졌다. 같은 시기 해양종 36%, 육상종 38%가 사라진 것에 비교하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인류의 정주권이 강변을 거점으로 형성되었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담수종의 멸종은 특히 강의 흐름을 막는 보와 댐 건설의 영향이 컸다. 
 

미국 민주당의 그린뉴딜 목표 

 
2019년 1월, 미국 민주당은 미국 하원에 그린뉴딜 결의안을 제출했다. 그린뉴딜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0%를 차지하는 미국이 배출량 제로 달성 목표를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방법론이 되었다. 이 결의안은 △온실가스 배출 순 제로 △수백만 개의 좋은 일자리 창출 △인프라와 산업에 투자 △깨끗한 물과 공기, 기후/공동체 회복력, 건강한 식량, 자연접근성, 지속가능한 환경 △정의와 형평성 보장이라는 5대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미국은 강 복원의 경제적 효과도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다. 메사추세츠 주 정부에 따르면 생태적 복원 사업은 도로/교량 건설 또는 댐과 같은 수자원 건설 프로젝트와 유사한 경제적 효과가 있다. 이 또한 토목사업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착한 토목’이다. 댐 철거로 100만 달러를 지출할 때마다 12.5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거나 유지되고, 100만 달러를 지출할 때마다 총 175만 달러의 경제적 생산이 일어난다. 댐 철거는 30년을 기준으로 지출되는 유지보수 비용 대비 60%가 경제적이다. 
 
실제로 메사추세츠 주 정부가 개별사례를 분석한 내용을 보면, 타운 크리크(Town Creek)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서 향후 30년 동안 수해로 발생하는 경제적 피해를 250만 달러를 줄였다고 밝히고 있다. 머디 크리크(Muddy Creek) 하구 복원 프로젝트는 폐수 인프라 건설과 운영비 절감을 통해서 의무 수질기준을 충족하는 비용 390만 달러를 절약했다. 헤링(Herring) 강 복원 프로젝트는 복원 후 건강한 조수 습지에 가까워져서 경관개선을 통해서 총 1400만 달러의 재산가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댐드메도우(Damde Meadows)와 브로드메도우(Broad Meadows) 염습지 복원 사업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로 인한 피해에서 각각 8만6천 달러와 13만8천 달러를 저감할 것으로 추정되며, 두 습지의 복구로 인한 탄소 저장량의 증가는 80만 갤런 이상의 휘발유의 연소를 피하는 것과 같다. 
 
사실 굳이 이렇게 대단한 학술적 지식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용도가 사라진 댐을 철거하면, 철거하는 과정에서 일자리가 창출되고 수질과 수생태계가 개선되며, 홍수와 탄소 발생을 저감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많은 전문가들은 “댐 철거가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강 복원 방법”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4대강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방안도 경제성 평가를 통해서 비슷한 결론을 도출한 바 있다.  
 

EU, 2030년까지 강을 자유롭게 

 
유럽의 경우 그린딜(Green Deal) 정책로드맵을 통해 개별 목표의 구체적 정책이행 일정을 제시하고 있다. EU 2030 생물다양성 전략 역시 그린딜의 핵심 목표 중 하나이며, 기후위기와 COVID19 대유행으로 말미암아 자연을 보호하고 복원해야 할 필요성과 잠재적이고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2030 전략에 따라서 육지면적의 30%와 해역의 30%를 법적으로 엄격히 보호하고,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고 2만5000㎞의 강을 흐르도록 복원하며, 혼획 등 해양의 생물다양성에 해로운 어구의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2030 EU 생물다양성 전략’에서는 담수생태계 복원을 위해서 2030년까지 2만5000km의 강을 자유롭게 흐를 수 있도록 댐을 철거하고, 홍수터를 복원하는 것을 핵심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1km당 1개의 보가 있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10년간 2만5000개의 보와 댐을 철거한다는 계획인 것이다. 
 
보고서는 EU의 물 관련 법과 제도가 야심차지만 이행이 뒤처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U회원국이 현장을 조사하고 예산을 수립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지원과 재정적인 지원을 2021년까지 모든 회원국과 협의해서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강 복원을 통해서 홍수방지와 관광 등 지역의 경제적 활력을 제공할 수 있으며, 수질 개선, 서식처 복원 등에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른바 강 복원은 그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경제적으로도 유리하다는 관점인 것이다. 
 

한국의 그린 뉴딜 현주소와 과제

 
4대강 보 중 제일 먼저 수문을 개방한 세종보는 모래톱이 돌아오고 주변환경이 복원되고 있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지난 7월 14일 발표된 한국의 그린 뉴딜은 생물다양성에 대한 큰 틀의 비전 없이 기존에 추진되던 사업을 기계적으로 조합해놓는 방식이었다. 특히 물 분야는 생물다양성 전략에 대한 기본적인 비전이 없다보니 △국가하천 등의 원격제어 △스마트상수도/하수도 △SOC 디지털화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2008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했던 ‘녹색성장’이 4대강사업 중심이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본다면, ‘녹색성장’을 넘어서기 위해서라도 4대강 등 하천 생태계 복원에 대한 철학을 담았어야 했다. 
 
4대강사업에 대한 입장을 내놓기조차 부담스러웠다면, 최소한 전국의 2만9000km의 하천에 약 3만3842개의 횡단 구조물이 강의 흐름을 막고 있고, 이 중 최소한 3826개의 용도를 상실한 보에 대한 철거 방안이라도 내놓았어야 국제적인 수준에 비추어 부끄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그린뉴딜이라는 이름의 사업을 내놓으면서 최소한의 하천복원 지향점조차도 담지 않았다.
 
우리는 이미 태화강에서 그리고 공릉천과 탄천에서, 전주천에서 수차례 시범사업을 통해서 보 철거가 하천복원에 탁월한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학습한 바 있다. 4대강 수문개방을 통해 강물이 흐르자 금강과 영산강의 녹조가 90% 이상 줄어들고, 흰수마자와 흰목물떼새 같은 멸종위기종들이 강에 다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강 복원을 정치적인 이슈라며 멀리하고, 괜한 일을 벌였다가 복원되지 않으면 어쩌나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더 많은 지자체와 전문가, 정치인, 시민사회가 더 많은 강 복원을 경험해야 한다. 강을 파괴하며 돈을 버는 사람들보다 강을 복원하며 돈을 버는 기업이 더 많아져야 한다. 강 복원은 굴지의 대기업이 아니라 지역의 작은 기업들이 더 잘 해낼 수 있고, 대단한 박사학위가 있는 전문가보다 지역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시민들과 어린이들이 가장 디테일한 현장 보고서를 담아낼 수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그린뉴딜이라는 거대하고 새로운 전환이 강을 흐르게 할 수 있을지는 우리 모두의 숙제로 남았다.
 
 
글 / 신재은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 국장
 
 
제작년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