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지킴이 환경연합 강릉지회가 떴다!

ⓒ환경운동연합 강릉지회
 
지난 6월 28일 환경운동연합 강릉지회가 창립식을 열었다. 지난 2013년 8월 강릉환경운동연합 추진위원회가 발족된 지 6년 만의 일이다. 자칫 긴 시간에 지쳐 꺼질 뻔한 불씨를 60여 명의 회원들이 지키고 바람을 더해 횃불로 살려낸 것이다. 때문에 강릉지역의 환경과 생명을 지키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이번 강릉지회 창립 소식이 반갑고 또 강릉지회에 거는 기대 또한 적지 않다. 이번에 강릉지회 공동대표로 선출된 이지선 대표와 권혁인 대표 역시 강릉지회 창립을 그 누구보다 기다렸을 것이다. 변변한 사무실도 없고 상근 활동가조차 구하지 못했지만 두 공동대표는 활동가를 자처하며 발 벗고 나섰다. 강릉지회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두 공동대표를 지난 8월 12일 강릉에서 만났다. 
 
6년 만에 열린 강릉지회 창립을 축하합니다  
이지선  6년 전 박창근 교수님의 제안으로 추진위 때부터 함께 했어요. 그때도 강릉환경연합 추진위는 하수관거 문제, 옥계 포스코 마그네슘 제련공장 페놀유출 사고, 신리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안인 석탄화력발전소 추진 반대 등 지역 내 크고 작은 환경현안들에 대응하고 활동했어요. 하지만 쉽지 않았어요. 몇 번 나서지도 못했는데 데모하는 사람들이라고 낙인을 찍어버리더라고요. 회원도 늘지 않아 더 힘들었죠. 그러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지회로 승인부터 받고 활동을 다시 시작해보자는 의견이 모아져서 지회를 창립하게 되었어요.  
 
두 분은 어떻게 환경연합과 인연이 되었나요
권혁인  환경공학을 전공했어요. 군대 제대 후 대학 후배들이 만든 환경동아리를 도와주었는데 그때 자료를 찾다가 서울 공추련과 인연을 맺었어요. 이후 1994년 취업을 하고 첫 근무지를 인천으로 발령받았는데 당시 굴업도에서 핵폐기장 반대운동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어요. 자연스럽게 인천환경연합 회원으로 가입하게 되었죠. 지금도 인천환경연합 회원이에요. 아내도 갯벌생태기행에서 만났어요. 1999년에 고향인 강릉으로 돌아와 살고 있습니다. 제가 환경기술 관련해 일을 하고 있지만 기술이 환경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비판적이예요. 환경문제는 인간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린 일이기에 사람이 바뀌어야 하고 결국 내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지선  환경에 관심 갖게 된 계기는 경포호 때문이에요. 경포호에 오염수들이 유입되면서 경포호 안에 퇴적물이 엄청 쌓였어요. 준설공사를 하고 연꽃 등을 심고 조성했는데 어느 날 보니 수달이 경포호 물살을 가르더라고요. 내가 사는 곳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달이 사는 곳이 될 수 있고 오염된 곳이 될 수도 있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누가 나서지 않으면 마음속으로만 외치고 표현을 하지 못하잖아요. 함께 하는 분들이 있어서 나설 수 있었어요.  
 
강릉은 어떤 곳인가요. 
이지선  강릉은 산 좋고 물 맑고 공기도 좋은 도시에요. 아토피나 건강 문제 때문에 강릉으로 이사 온 사람들도 적지 않아요. 올해 서울은 마스크를 벗지 못했지만 그때 우리는 대관령 풍차가 다 보일 정도로 공기가 좋았어요. 3일 정도 안 좋은 날이 있었지만 나머지는 괜찮았어요.
 
강릉지회의 1호 활동은?
권혁인  안인 석탄화력발전소 반대운동입니다. 현재 강릉시에 1000메가와트가 넘는 석탄화력발전소 2기를 건설하고 있어요. 안인 석탄화력발전소는 문재인 대통령이 더 이상 석탄화력발전소를 짓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마지막으로 허가한 석탄화력발전소예요. 계획 당시부터 강릉환경연합 추진위와 지역 내 시민단체, 시의회 일부가 반대했지만 막아내지 못했어요. 삼성의 대자본과 지역의 개발욕구가 똘똘 뭉쳐서 일사천리로 진행시켰어요. 비록 착공은 됐지만 아직 공사가 많이 진행되지 못한 상태에요.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시키고 백지화하고 싶어요. 
 
ⓒ환경운동연합 강릉지회
 
안인 석탄화력발전소를 반대하는 이유는? 
권혁인  강릉은 눈이나 비가 오면 많이 와요. 대관령에 막혀 구름이 넘어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강릉에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이 가동된다면 이곳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물질은 어떻게 될까요. 과연 구름도 넘지 못한 대관령을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물질이 넘어갈 수 있을까요? 제 아무리 굴뚝을 높게 짓는다고 해도 대관령보다 높게 짓을 수는 없을 겁니다. 헌데 이러한 환경영향평가나 대기오염 모델링을 제대로 하지 않았어요. 주민들에게 어떤 건강상의 영향을 미칠지 걱정이에요. 또 발전소 하나가 들어오면 추가로 들어오는 건 쉽습니다. 1, 2호기가 끝이 아닐 수도 있어요. 지역에선 퍼블릭 골프장 부지까지 발전소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요. 물론 강릉에도 30년 넘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가 있어요. 하지만 3년 전에 연료를 우드펠릿으로 바꿨어요. 무엇보다 예전에는 용량이 몇 십만 와트였는데 지금 들어서는 석탄화력발전소는 1000메가와트가 넘어요. 아무리 최신 시설을 갖춘다고 해도 100퍼센트 대기오염물질을 다 잡아낼 수는 없잖아요. 사실 강릉에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가 필요한 이유도 모르겠어요. 이곳에서 생산한 전력을 포천으로 송전한다고 하는데 포천에 갑자기 많은 전력이 왜 필요한 것인지 모르겠어요.    
 
현재 어떤 활동을 진행하고 있나요?
권혁인  공사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감시하고 지속적으로 석탄화력발전소 문제를 지역사회에 알리고 있습니다. 최근엔 해양매립 과정에서 세척하지 않은 토사를 매립해 주변 바다를 오염시킨 문제를 고발했고 인근 양식장을 철거하면서 석면 슬레이트를 마구잡이로 철거한 문제 역시 밝혀내 고발했어요. 지금도 이렇게 규정을 어기며 공사를 하고 있는데 완공된 후 가동할 때는 문제가 없을까 싶어요. 
 
이외에도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은데?  
권혁인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강원 지역 환경연합이 힘을 합쳐 도암댐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요. 도암댐에서 방류한 물이 강릉 남대천을 오염시켜 큰 문제가 된 적이 있어요. 급기야 2002년 강릉시민들이 도암댐 방류구를 몸으로 막아 발전소를 가동 중단 시켰어요. 현재 도암댐은 아무런 기능을 못하고 있어요. 오히려 물만 가둬 오염시켜 흘려보내고 있지요. 도암댐 아래 퇴적물은 더 어마어마해요. 강원 지역 환경연합들이 모여 도암댐 해체까지 고려해 문제를 풀어봤으면 해요. 다른 하나는 몇 년 전에 포스코의 마그네슘 제련공장에서 페놀 유출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어요. 페놀 저장 탱크로 가는 관로가 부실해 페놀이 다 지하로 들어갔어요. 그 사건 이후 공장 가동은 중단됐지만 아직도 페놀이 유출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어요. 그 문제도 해결하고 싶어요. 
 
이지선  임곡천도 살리고 싶어요. 상류에 위치한 폐광과 근처 돼지 돈사와 쓰레기 처리장에서 나온 폐수도 임곡천이 오염되었어요. 임곡천 물이 정동진으로 흘러 들어가는데 백화현상 등 환경오염이 심각해요. 몇 년 전 광해공단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사방댐을 만들었는데 전혀 기능을 못하고 있어요.
 
권혁인, 이지선 공동대표 ⓒ함께사는길 이성수
 
마지막으로 강릉지회의 계획은?
권혁인  늦어도 내년에는 지회 딱지를 떼고 정식으로 강릉환경연합 이름을 달고 싶습니다. 환경을 위해서 그동안 환경연합이 걸어온 길을 우리도 걷고 싶습니다. 강릉지회는 늙은 햇병아리에요. 태어난 지는 좀 되었는데 아직도 배워야 할 것도 많고 더 성장해야 하죠. 그러기 위해서 더 열심히 활동할 것입니다. 우리가 활동을 열심히 해야 시민들도 그 모습을 보고 회원으로 가입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글 / 박은수 기자 ecoactions@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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