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시대 생태관광 에티켓

우포늪의 여름 ⓒ한국생태관광협회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인간의 욕구 속 많은 부분이 휴식과 여행에 관계된다. 절대적 수준의 가난 상태를 벗어나면 건강을 추구하고 육체적 건강 추구의 단계를 지나면 정신의 풍요를 추구하는 것이 삶의 양상이다. 개인도 그렇고 사회도 그렇다. 여행은 바로 그런 정신적 풍요의 욕구를 대변한다. 
 
여행 자체도 그 사회의 정신적 성숙도에 따라 변화를 거친다. 여행의 형태와 방법, 장소가 변화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기의 대규모 집단 여행 형태를 벗어나 소규모로, 가족형과 개별화된 여행으로의 변화를 겪어왔다. 여행 문화가 다채롭게 진화하는 가운데 코로나 19 팬데믹이 발생했고 오프라인 여행은 대대적으로 위축됐다. 그러나 문화는 살아있는 것이고 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조응한다. ‘가치 있는 여행’의 경험을 온라인에서 공유하는 여행 문화의 성숙이 오늘의 비대면 여행 트랜드 속에서 익어가고 있는 것이다. 
 
「키워드로 보는 2020-2024 관광트랜드 : NEXT TRAVEL」(이원희, 문화관광 인사이트 제145호, 2020.6.16.)는 향후 여행 트랜드의 변화를 주도할 이들이 ‘자유롭고 개성 넘치며 자존심이 강한 밀레니얼 세대’와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 삶의 재미와 만족을 추구하는 Z세대’라고 적시하고 있다. 여행 서비스 유통구조가 여행 플랫폼 기반으로 급속하게 변화하는 일련의 상황에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여행의 유행이 결합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방식의 여행 상품 유통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집단이 아닌 개인 여행, 소비로서의 여행이 아닌 가치 있는 경험으로서의 여행’을 하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여행 플랫폼들은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향유될 가능성이 커졌다. 
 
가치를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여행 경험에 대한 판단은 달라진다. 이 가치를 생태관광에 두면 ‘나만 즐거운 관광’에서 ‘모두가 즐거운 관광’으로의 변화를 뜻한다. 여기서 ‘모두’는 여행자, 그들을 맞이하는 지역주민, 그리고 자연을 뜻한다. 
 
생태관광에 대한 정의는 「자연환경보전법」 제2조(정의)에 따르면, ‘생태계가 특히 우수하거나 자연경관이 수려한 지역에서 자연자산의 보전 및 현명한 이용을 통하여 환경의 중요성을 체험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관광’을 의미한다. 세계생태관광협회(TIES)에 의하면, ‘환경보전과 지역주민의 복지향상을 고려하여 자연지역으로 떠나는 책임 있는 여행’을 의미한다. 
 
생태관광은 기본원칙으로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관광객에게 환경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켜 양질의 경험을 하는 동시에 자연보전에 기여하도록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지역주민에게 경제적인 편익을 제공함과 더불어 삶의 질을 증진하려는 여행이다. 코로나 19라는 비대면 시대를 맞아 생태관광 여행자들은 생태관광을 위한 약속의 준수를 더더욱 요구받고 있다. ‘가치 있는 여행’을 위한 ‘생태관광을 위한 약속’은 생태관광 여행자가 지켜야 할 에티켓이다. 그들을 맞이하는 생태관광지의 주민들은 어찌 해야 할까. 한 생태관광지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원탁회의를 구성하여 제정한 ‘생명의 약속’을 소개한다. 이 두 에티켓에 담긴 내용이 우리 시대의 여행이 어떠해야 하는지 실천적인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 
 

생태관광을 위한 약속

1. 환경을 생각하는 준비물(1회용품 NO, 개인 물통과 컵을 준비해 주세요)
2. 환경을 생각하는 여행(도보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세요)
3. 공정한 소비를 위한 여행(돈이 사람과 자연에 해로운 여행의 면죄부는 아닙니다)
4. 지역에 돌아가는 경제적 편익(대자본 여행시설이 아닌 지역민 운영 시설을 이용해주세요)
5. 지역민과 지역 문화를 존중하는 여행(지역민과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여행을 계획해 주세요)
6. 간편한 옷차림과 편한 운동화(지역의 공식 탐방로를 천천히 여행하려면 꼭 필요해요)
 

제주시 조천읍 선흘1리 주민 원탁회의가 제정한 ‘선흘1리 생명 약속’

1. 선흘곶 동백동산과 마을의 역사, 문화, 생태적 가치를 잘 정리하여 후세에 남기겠습니다.
2. 여행자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친절하고 의미 있는 안내를 하겠습니다.
3. 마을과 동백동산을 방문하는 여행자의 구간·인원을 규제해 보전과 활용의 균형을 이루겠습니다.
4. 자생식물 야생화를 복원하여 생물다양성 보전에 기여하겠습니다.
5. 신축건물 설계는 주변 경관과 조화롭게 하겠습니다.
 
 
글 / 주선희 한국생태관광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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