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 재조사해야

최은주 씨는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딸이 신장장애를 갖게 되었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맥도날드로부터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최은주 씨의 시간은 2년 전인 2016년 9월 25일에 머물러 있다. 그날 가족은 맥도날드 매장에서 해피밀 세트 2개를 시켜 나눠먹었다. 당시 4살이던 큰 딸은 햄버거 하나를 다 먹었고 남편과 그녀는 햄버거 하나를 나눠먹었다. 그날 저녁 가족들이 설사를 했다. 큰 딸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병원을 갔더니 장염인 것 같다며 약을 지어주었다. 딸은 배가 아파서 아무것도 먹질 못했다. 다음 날도 차도 없어서 큰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팽팽하게 부푼 딸의 배를 보고는 심한 장염 같다고 진단했다. 약만 다시 처방받고 집으로 돌아온 딸은 자는 동안에도 설사가 멈추지 않아 기저귀를 차야 할 정도였다. 딸의 상황은 점점 악화됐고 결국 혈변까지 나왔다. 딸의 장은 궤사되고 있었던 것이다. 급하게 큰 대학병원을 찾은 딸에게 의사는 ‘용혈성요독증후군’이라고 했다. 대장균(O-157:H7)에 오염된 덜 익은 패티나 소시지 등 분쇄육을 통해 많이 감염된다고 했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햄버거 병이라고 불린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됐다. 아이는 격리되었고 생사를 넘나드는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  
 
그녀는 맥도날드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고 딸의 상황을 알렸다. 맥도날드에서 규정한 보험이 있어 보험 접수를 해달라고 했는데 이런 저런 서류를 가져 오라며 거절 당했다. 또한 맥도날드측은 그럴 리 없다면서 패티 공개 요구에 대해서도 거절했다. 계속해서 대화를 요구했지만 맥도날드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번번이 대화를 거절했다. 그 사이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초등학생들이 딸과 같은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럼에도 맥도날드는 사과는커녕 아무런 말이 없었다. 
 
결국 최은주 씨는 지난해 7월 맥도날드를 식품위생법 위반 등으로 고소했다. 5개월 후 12월 검찰은 압수수색 결과 맥도날드에 햄버거 패티를 공급한 업체가 0-157균에 오염됐거나 오염된 우려가 있는 패티를 맥도날드에 대량 공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검찰은 맥도날드 햄버거 패티 때문에 딸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없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최은주 씨는 부당하다며 바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딸은 고비를 넘겼지만 신장 장애를 갖게 되었다. 지금도 매일 10시간의 투석을 해야 한다. 최은주 씨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 강릉 맥도날드점에서 1인 시위를 시작, 현재도 평택 용이점과 서울 맥도날드 본사를 오가며 사건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달라진 게 없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아이들이 이곳에서 햄버거를 먹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와 같은 일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철저한 재조사가 필요합니다.” 
 
 
글 ・사진 / 이성수 기자 yegam@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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