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서 가장 뜨거웠던 일봉산” 임길진환경상 수상자 서상옥 위원장

제9회 임길진 환경상 수상자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서상옥 운영위원장 ⓒ함께사는길 이성수
 
제9회 임길진환경상 수상자에 천안아산환경연합 서상옥 운영위원장이 선정됐다. 임길진환경상은 생태민주주의의 확대와 환경운동이 한국 전역과 세계를 무대로 펼쳐질 수 있는 초석을 다진 평사(平士) 故임길진 박사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2013년 제정되었으며 지속가능한 공동체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풀뿌리 환경운동가 및 단체를 대상으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환경연합 임길진환경상 위원회(위원장 이시재)는 올해 다양한 분야에서 추천된 다섯 후보를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한 결과 2018년부터 2년여에 걸쳐 도시공원 일몰제로부터 천안 일봉산 지키기 운동을 앞장서 펼쳐온 천안아산환경연합의 서상옥 전 사무국장(현 운영위원장)을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결론으로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위원회는 ‘임길진 환경상 규정’에 따른 심사기준으로 ‘풀뿌리 환경운동에 탁월한 성과를 거둔 개인 또는 단체’라는 기준과 활동의 진정성 및 지속성을 살폈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21일 진행된 임길진 환경상 시상식에서 수상자인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서상옥 운영위원장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천안아산환경연합 서상옥 운영위원장은 2020년 7월 1일 도시공원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일봉산이 도시공원민간특례사업으로 선정, 아파트 개발로 사라지게 될 위기에 처하자 일봉산으로 달려갔다. 시민의 숲을 아파트 개발로 빼앗길 수 없다며 일봉산 지키기에 앞장선 그는 2019년 겨울 일방적인 행정 절차에 맞서 6.2m 높이의 참나무 위에 올라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한 겨울 텐트 하나 의지해 단식까지 불사한 그는 17일째 되던 날,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의식을 잃고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다.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그가 다시 찾은 곳은 일봉산 자락에 꾸려진 상황실이었다. 그는 매일 이곳으로 출퇴근하며 서명운동 등을 진행하며 일봉산 지키기를 이어갔다. 그의 이러한 노력은 지역 시민들을 움직였다. 개발로 사라질 일봉산의 이야기가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퍼져나갔고 일봉산을 지켜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됐다. 환경단체뿐만 아니라 노동농민청년문화여성교육 등 시민사회가 연대해 일봉산 지키기에 나섰다. 
 
서 위원장과 시민들은 천안시의회가 한차례 부결시킨 주민투표까지 다시 성사시켰다. 천안시와 천안시의회가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일몰시한을 눈앞에 둔 2020년 6월 일봉산 도시공원 민간개발특례사업 추진을 주민에게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한 것이다. 도시공원 일몰제 대상 도시공원 개발사업에 대해 주민에게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가 지역 시민들의 요구로 전국 최초로 실시된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민투표법에 따른 투표율이 30%에 미치지 못해 개표가 되지 못하고 주민투표는 무산됐고 천안시는 예정대로 일봉산 민간특례 개발을 추진했다. 임길진환경상 위원회는 “일봉산을 개발로부터 지켜내는 데는 실패했으나, ‘우리는 모두 한그루의 나무입니다’라는 제목의 ‘천안일봉산 보존운동 활동백서’에 남은 기록처럼, 이 운동이 우리 사회와 시민들에게 도시숲의 환경적 사회적 중요성을 일깨운 공로는 결코 작다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상을 받은 서상옥 운영위원장은 “현장 활동가로서는 가장 영예로운 상이 아닐까 한다.”라며 수감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일봉산 지키기 운동은 저를 환경운동가의 초심으로 돌아가게 한 사건이었다. 삶 중에서 가장 뜨거웠고 운동의 성패를 떠나 가슴 벅찬 순간들이 참 많았다. 한 장 한 장 현수막을 거는 것부터 주민투표까지 주민들이 할 수 있는 운동은 다 했다. 이러한 개발 저항은 다시 없을 것”이라며 “혼자서는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함께 해주신 주민들, 지역 활동가들이 있어 가능했던 운동이었다. 내가 대표로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사무국장직을 내려놓고 현재 천안아산환경연합 조직기후에너지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번엔 시민들과 함께 도시 기후운동을 해나갈 계획이다.  
 
 
 
글 / 함께사는길 hamgil@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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