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로 간 탈핵운동가 “에너지전환 디테일까지 잡겠다”

 
오랫동안 탈핵과 에너지전환을 외쳐온 환경운동가가 21대 국회에 입성한다. 환경운동연합과 에너지전환포럼에서 활동해온 양이원영 전 사무처장이다. 그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공약 차원이 아닌 대표적인 탈핵운동가이자 에너지전환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온 활동가가 국회에 입성한 것은 처음이다. 그의 의정활동은 어떻게 펼쳐질까.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그를 만났다.    
 
사실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로 등록했다는 소식은 뜻밖이었다. 국회로 가야겠다 결심한 이유가 있나?
21대 국회가 친원전 국회가 될까 그것이 가장 두려웠다. 탈원전과 재생에너지를 국정과제로 삼고는 있는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적극적으로 하는 게 보이지 않았다. 탈원전에 대해 대응하지 않는 것이 전략인 듯 보였다. 탈원전뿐만 아니라 에너지전환과 재생에너지를 리스크라 생각하는 것 같았다. 반면에 저쪽은 온갖 가짜뉴스를 만들어 집요하고도 치졸하게 공격해댔다. 자유한국당의 1호 공약이 탈원전 정책과 재생에너지 특검 도입, 월성1호기 재가동이었다. 탈원전, 에너지전환이 정쟁화되고 있는데 그걸 제대로 방어하는 모습이 속 시원하게 보이질 않아 너무 답답했다. 한편으론 지적하고 잔소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한 번 책임지고 성과를 내보자 하는 욕심도 있었다. 일단 국회로 가면 자료 접근권도 있고 행정부를 압박하든 독려하면서 함께 뭔가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또 보좌진을 꾸릴 수 있어 굉장히 욕심이 났다. 
 
벌써부터 일부에서는 ‘탈핵운동가’니 ‘강경한 반핵운동가’라 칭하며 국회 입성을 두고 불편한 속내를 비치기도 한다.  
내가 좀 강하긴 하다(웃음). 저의 지상최대 목표는 그린뉴딜이나 적극적인 정책을 통해서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빨리 많이 늘리는 것이다. 그래야 원전이든 석탄발전이든 하나라도 더 일찍 줄일 수 있고 에너지 소비를 빨리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고 본다. 근데 그걸 반대할 사람이 있겠나. 
 
얼마 전에는 두산중공업이 재생에너지 쪽으로 가야 한다는 당선인의 발언을 두고 일부 언론과 야당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하느냐며 비판하기도 했다.  
제 내용의 핵심은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여하는데 노동자를 자르지 좀 말라는 이야기다. IMF 이후로 기업이 힘들어지면 정부는 공적자금을 투입하는데 기업들은 공적자금을 받는 대신에 노동자들을 자른다. 그게 어느 순간 당연하게 되어버렸다. 그렇게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기업은 공적자금 지원과 함께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만들어 달라 정부에 요구하면서 노동자를 지켜야 한다. 노동자를 지키려면 새로운 시장에 맞는 일자리로 전환을 해야 할 것 아닌가. 에너지 전환은 속도의 문제일 뿐 당연하고 필수적인 길이다. 산업 전환과 일자리 전환이 생기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게 한국사회의 역할이다. 어떤 기자는 원전을 운전하는 노동자와 두산중공업 노동자를 혼동하더라. 원전 운전은 한국수력원자력 주식회사에서 담당한다. 두산중공업은 증기발생기나 원자로를 만드는 노동자다. 덴마크의 풍력터빈 생산 업체인 베스타스의 경우 노동자가 2만 명이 넘는다. 덴마크의 전체 인구가 500만 명이다.  우리는 석탄발전 설비 생산 노동자가 2500명, 원전의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를 만드는 노동자가 1200명 정도 된다. 이 두 노동자를 살리려면 새로운 산업으로 투입하는 게 맞지 않나. 변화가 두렵고 걱정되겠지만 구조조정은 막아야 하지 않나. 
 
 
이제 곧 개원이다. 국회에서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을 것이다. 당장 풍력발전을 늘린다는 게 목표 중 하나인데.
태양광 5기가와트, 풍력 2기가와트를 연내에 하는 게 목표다. 독일이 16년 동안 100기가와트의 재생에너지를 늘렸다. 원전 설비로 따지면 100개 정도 분량이다. 우리도 15년 정도 생각하면 재생에너지가 1년에 최소한 7~8기가와트 늘어야 한다.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제조업체들이 살아남으려면 공적자금을 주는 것에 더해 시장을 열어줘야 한다. 돈만 줄게 아니라 공장이 돌아가도록 일감을 줘야 한다. 풍력시장을 줘야 한다. 현재 육상풍력으로 발전사업 허가 난 것이 15.5기가와트다. 이중 환경적인 문제가 있는 것들을 제외한 것들이 최대한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전 부처에 걸려있지만 산자부가 중심이 되어 일을 하도록 지원하고 독려하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1호 공약이 그린뉴딜이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 
뉴딜사업은 경기가 침체되고 경제가 어려워졌을 때 정부가 재정을 투자하고 관련 법 제도를 정비해 새로운 산업과 시장,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이다. 그린뉴딜은 구시대적인 고탄소산업과 시장이 아닌 온실가스를 줄이는 저탄소산업과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결국 그린뉴딜은 저탄소산업으로의 전환이고 그 핵심은 에너지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에너지 효율산업, 재생에너지 산업 등 저탄소 산업을 재정투자와 관련 규제개혁을 통해 좀 더 빨리 클 수 있는 법적인 기반을 만드는 것이 그린뉴딜 기본법이 될 것이다. 또한 이런 전환의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거나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지원 및 보상하는 근거법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그린뉴딜 기본법은 기후위기 관련법이나 에너지전환기본법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목표 설정을 법에 담는 것이다. 언제까지 얼마만큼의 온실가스를 줄일 것인가를 단기, 중기, 장기, 매년 목표를 정해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내 제정이 가능할까.
일단 개원을 하면 관심 있는 의원들과 논의할 것이다. 녹색성장기본법을 비롯한 여러 법이 있어서 조정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법 기다리다가 일 못하면 안 되지 않나. 법이 바뀌지 않아도 행정부와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점검해서 진행할 것이다. 큰 그림도 중요하지만 디테일에서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2018년 여름에 재생에너지 규제를 더 강화하는 법이 통과돼 큰 충격을 받았다. 작년에는 주식시장의 반응으로 보고 충격을 받았다. 다른 나라는 재생에너지 관련한 기업의 주식이 상승세다. 전 세계적인 경제가 좋지 않아도 재생에너지 주가는 좋다. 우리나라는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 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건 디테일에 있다고 본다. 각종 규제들이 디테일하게 살아있다. 예를 들어 농림부에서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염해간척지를 태양광 부지로 임대해주고 있다. 태양광은 20~30년이 기본이다. 그 이후에도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계속해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농림부가 부지 허가를 10년으로 하고 5년마다 최대 3번까지 연장을 하도록 했다. 이럴 경우 사업자가 자금 마련 등 초기 사업을 진행하기 힘들다. 또 태양광은 되는데 왜 풍력은 안 되나. 해상풍력의 경우 발전사업허가도 나고 어민들과 협의하고 있는데도 해수부가 해양공간계획에 에너지계획을 반영하지 않는다거나 지자체에 넘기는 일도 있다. 시장의 반응을 예의주시하면서 실제로 기업이 더 많이 늘어나고 관련 산업이 생기고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하는 그런 제도, 정책을 살펴보고 있다.  
 
국회의원 양이원영과 환경운동가 양이원영, 무엇이 다를까.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 전보다는 활동에 속도가 나지 않을까 한다. 시민단체 활동가 시절에는 정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을 만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더 가까이에서 만나 그동안 해왔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고 또 정보와 자료를 구하는 것이 전보다는 쉽지 않을까 한다. 사실 활동할 때 정보 접근권에 제약이 있어 굉장히 답답했다. 구조적으로 그 정보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법 제도를 만드는 것 또한 제 역할인 것 같다. 
 
의정활동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과거의 진보가 현재의 진보가 아닌 경우를 종종 본다. 현재의 진보가 미래의 진보가 되리란 보장도 없다. 어느 시대이건 진보가 되기 위해선 늘 긴장해야 한다. 내가 가는 길이 옳은 길인가. 이 결정이 옳은 것인가. 사익이나 이해관계에 얽힌 것이 아니라 국가와 아이를 위해서 맞는 방향인가. 늘 끊임없이 묻고 확인해야 한다. 제가 늘 긴장할 수 있도록 주변 분들이 함께 모니터링을 해주셨으면 한다. 또한 일상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 그러니 저에게 계속 긴장을 주셨으면 한다.
 
 
글 / 박은수 기자 ecoactions@kfem.or.kr
사진 / 이성수 기자 yegam@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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