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이 사무처장 “문턱 더 낮추고 희망 연결할 것”

지난 2월 22일 서울환경연합은 2022년 정기 총회를 열고 이동이 미디어홍보팀장을 신임 사무처장으로 선출했다. 이번에 선출된 이동이 사무처장은 이제 막 서른 살에 진입한 MZ 세대로 환경연합 사무처장 중 최연소다. 2015년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로 환경운동을 시작한 그는 플라스틱방앗간 프로젝트, ‘도와줘요 쓰레기박사’ 유튜브 채널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기획 및 진행해왔다. 특히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재기발랄한 감각으로 MZ 세대라 불리는 2030세대의 눈과 귀를 잡고 이들을 환경운동에 동참시키는 한편 오프라인과 온라인 양방향으로 환경운동의 폭을 넓혀왔다는 평을 받아왔다. 이번에 재신임 받은 신우용 사무처장과 공동으로 6년 동안 지속가능한 서울을 위해 활동할 그에게 포부를 들었다.
 
이번에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이 되었습니다. 사십 초중반 활동가가 복수로 존재하는 큰 조직 서울에서 이십대 사무처장이라니 그것을 결정한 조직도 수용한 활동가들도 놀랍습니다. 더 놀라운 건 그 제안을 수용한 처장님이십니다. 어떻게 받아들이셨는지요?
신우용 처장님이 일 년 넘게 조직과 활동가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설득하셨어요. 저는 마음속으로 ‘큰일 났다’와 ‘나라고 못할 게 뭐가 있어’를 반복했고요. 미디어홍보에 강점이 있는 이십대를 필두로 한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느끼셨던 것 같아요. 제가 올해 한국 나이로 30살이 되니 조금 아쉬워하시더라고요.(웃음)
 
환경연합과의 인연은 언제 시작되었나요. 
사실 서울환경연합은 제 다섯 번째 직장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여러 다양한 분야에 흥미를 느껴, 대학을 가는 대신 1년 씩 각기 다른 곳에서 일해보기로 했어요. 스무 살 때부터 인쇄물 디자이너, 뮤지컬 조명 오퍼레이터, 마을 활동가, 방송국 계약직으로 일했죠. 퇴근 후 축제기획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신우용 당시 서울환경연합 국장님을 만났어요. 쓰레기 없는 축제를 만들고 싶다던 저와 자연스럽게(?) 같은 조가 되었고, 그 만남을 계기로 전 서울환경연합 후원회원으로 자원봉사도 하며 지냈죠. 비영리조직에서 기획과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마침 서울환경연합에서 디자인 역량이 있는 활동가를 찾고 있었어요.
 
당시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요? 
중고등학교를 대안학교를 나와서, 가족이나 친구들 모두 시민사회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 때문에 기억나는 별다른 반응은 없었는데요. 제가 적극적으로 회원 권유를 해 친구들이 부담스러워했던 것 같아요. (웃음) 
 
그동안 어떤 활동들을 진행하셨나요? 
7년이 조금 안 되는 시간 대부분은 미디어홍보를 담당했습니다. 가장 최근부터 역순으로 말해보면 단체 홈페이지 개편, 플라스틱방앗간 프로젝트 기획, ‘도와줘요 쓰레기박사’ 등 유튜브 채널 운영, 2030 잠재기부자를 대상으로 한 환경 뉴스레터 ‘위클리어스’ 기획 등이 기억에 남네요. 단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나 바꾸고자 하는 세상을 좀 더 친숙하게 번역해, 시민 장벽을 낮추고 접점을 늘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경연합 활동하면서 내 선택이 옳았다고 확신했던 순간이나 반대로 힘들었던 순간이 있지 않았나요? 
‘빨리 해보고 아니면 말자’라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많은 예산이 드는 일이 아니라면,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할까 말까 고민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망하더라도 빨리 해보고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 낫더라고요. 특히 요즘처럼 변화가 빠른 시대에서는요. 대부분의 미디어홍보 활동도 그렇게 가볍게 시작해 반응이 있던 것들이 살아남았죠.
힘들었던 순간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가 기억에 남아요. 온·오프라인 캠페인 모두 집중해서 진행했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죠. 어떤 전략과 전술을 가지고 시민들을 어떻게 설득해야하는 것인지, 처음으로 고민했던 때였어요.
 
최근 몇 년 사이 MZ세대들과 함께 하는 활동들이 늘었습니다. 환경운동에 MZ세대를 참여시킨 그 비결이 궁금합니다.  
MZ세대 활동가가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활동이 늘어났죠. 인턴이나 청년활동가가 들어오면 50%는 기존 활동가의 업무를 나누고, 50%는 신규 캠페인이나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직접 진행하도록 해요. MZ세대 당사자가 관심 있는 주제, 익숙한 채널, 좋아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펼치다보니 참여도 늘어난 것 같아요.
 
아무래도 활동가 때와는 사뭇 달라졌을 듯합니다. 현장 활동 외에 다양한 의사결정 기구에도 참여하고 그에 따른 책임감도 커졌을 듯합니다. 어떠신가요?
이전에도 소통과 공유가 일상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서울환경연합 내 의사결정 기구가 낯설진 않습니다. 아직 초반이기도 하고, 신우용 공동처장님이 함께 계시기 때문에 그렇겠지만요. 지금 시점에서 활동가일 때와 비교하여 책임감이 커진 부분은 활동가 소통이에요. 전엔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했던 반면에 요새는 이렇게 피드백해도 괜찮을까, 먼저 지향점과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 나의 역할일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어요.
 
사무처장으로 ‘이런 활동을 함께 해보고 싶다’거나 ‘이런 서울환경연합을 만들고 싶다’라는 계획이 있을까요? 아울러 서울환경연합의 2022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서울환경연합의 2022년 활동은 크게 생태도시 전환, 에너지전환 도시 기반 마련, 제로웨이스트 서울 만들기로 나눌 수 있는데요. 현장 중심의 활동과 일상에서의 연결, 작지만 단단한 시민 모임, 활동가들의 조직화와 정책 역량 강화, 회계 투명성의 엄격함으로 더 많은 시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움직일 것입니다.
 
10년 뒤 ‘이동이’라는 활동가는 어떤 활동 현장에 있을까요? 
글쎄요. 6년 사무처장 임기가 끝나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서울환경연합에서 계속 활동하고 있지 않을까요? 아니면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서울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환경 문제는 서울에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서울과는 환경이 다른 곳에서 지내며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도 가끔 해요. 
 
마지막으로 서울환경연합 회원을 비롯한 지속가능한 서울을 바라는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가 지날수록 환경은 우리 삶의 시급한 의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먹고, 쓰고, 버리는 삶을 계속한다면 우리에게 남아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 세대가 더 큰 고난을 짊어지지 않도록, 서울환경연합은 더욱 더 문턱을 낮추고 시민들을 만나고 희망을 연결하겠습니다.  
 
함께사는길 hamgil@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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