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 밥상과 지구를 지키는 일은 하나

지구를 살리는 생태적 소비 · 인터뷰

 

밥상과 지구를 지키는 일은 하나

 

박은수 기자 ecoactions@kfem.or.kr

 
주부 이민수(42)씨는 에코맘이다. 오리가 키운 쌀에 첨가제가 들어가지 않은 어묵, 국산콩으로 만들어 GMO 걱정 없는 두부를 밥상에 올리고, 발효퇴비와 EM제를 이용해 재배한 노지감귤과 고구마를 아이들 간식으로 준비한다. 커피 한 잔을 마셔도 공정무역 설탕과 공정무역 커피를 마시고 빨래는 폐식용유를 재활용해 만든 비누로, 설거지는 수질오염 성분이 없는 세제를 사용한다. 건강한 밥상은 물론이요 지구를 지키는 그녀의 에코 살림 비법은 생협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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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생협 조합원 이민수 씨 ⓒ함께사는길 이성수

 

지구를 살리는 먹을거리
아이 셋을 둔 엄마는 아이들의 먹을거리가 늘 걱정이었다. 먹을거리 뉴스를 빠짐없이 챙겨보고 스스로 관련 책들을 찾아 공부도 했다. 원산지와 식품첨가물도 꼼꼼히 따지고 되도록 집에서 아이들 간식을 만들어 먹였다. 하지만 혼자의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었다. 아무리 비싼 비용과 시간을 들여 안전한 먹을거리를 골라 먹는다고 해도 원산지 속이기, 수입식품의 범람으로 인한 안전사고 등 예상치 못한 각종 먹을거리 사고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생협에 가입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친환경 먹을거리들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믿을 수가 없었어요. 환경연합에서 에코생협이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이거다 싶어 바로 조합원으로 가입을 했죠.” 인터넷으로 먹을거리를 주문해 밥상을 바꿔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아이들도 가공식품을 찾지 않고 잘 따라주었다.
 

먹을거리에 대한 걱정은 어느 정도 덜었다고 생각할 즈음 셋째가 태어났다. “심한 아토피였어요.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공산품도 친환경으로 싹 바꿨죠. 생활비는 전과 비슷하게 들었어요. 오히려 생협 물품은 일 년 동안 가격이 정해져 있어서 더 싼 경우도 많아요.”
인터넷 주문과 ‘눈팅’만으로 생협 조합원 활동에 머물러 있던 그녀가 생협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계기는 동네에 생협 매장이 생기면서부터다. 수시로 매장을 찾아 장을 보고 그곳에서 생협 활동가와 조합원들을 만나면서 생활재위원회 참여, 생산지 견학, 유기농데이(6월 2일)나 가래떡행사 참여, EM제 만들기, 안전한 먹을거리 홍보활동 등 생협 활동에 함께 하기도 했다.
 

어느새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은 환경과 지역에 대한 관심과 참여로 이어졌다. “안전한 먹을거리 운동이 환경운동과 다른 것이 아니더라고요. 농업이 건강해야 우리 밥상도 건강하고 지구를 지켜야 아이들의 건강도 지킬 수 있더라고요”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막내를 업고 강서양천환경연합에서 진행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수료를 받았다. 지역 아이들을 대상으로 환경교육강사로 나서기도 하고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집 아래층을 ‘모퉁이 도서관’으로 내줘 에코생협 조합원들과 함께 운영을 하기도 했다.

 

밥상의 변화 아이들의 변화
“예전에는 한 겨울에도 무농약 채소나 과일이 나오지 않는다고 안달을 냈어요. 일부러 마트까지 가서 사곤 했는데 요즘은 생각이 달라졌어요. 이것들을 생산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얼마나 태웠을까 하는 걱정에 쉽사리 손이 가지 않더라고요. 단순히 우리 몸에 안전한 것이 아니라 지구에도 해가 되지 않는 먹을거리가 무엇인지 한 번 더 생각해요.”
 

그녀가 바뀌자 식탁이 바뀌었고 아이들도 변했다. “먹을거리를 통해 건강해진 것은 물론이고 아이들 생각 자체가 변했어요. 단순히 내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것을 먹음으로써 지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 스스로 체득한 것 같아요.”
 

단순히 식탁에서의 잔소리가 아니라 생협 조합원으로, 환경연합 회원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에 아이들도 자연스레 받아들였을 것이다.  
 

“생협 활동과 환경운동은 다르지 않아요.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해 키운 먹을거리는 사람의 몸에도 좋지 않지만 토양오염, 수질오염을 일으킬 것이고 결국 아이들에게 돌아올 거예요. 지구를 지키는 일과 안전한 먹을거리를 먹는 일을 따로 분리해서 생각하는 건 말이 안 되죠. 따로 환경운동을 할 필요도 없고 먹고 살 문제도 해결되는데 이것이야말로 일석이조죠.”
 

생산지가 곧 밥상이요 농부가 곧 요리사다. 생협과 함께라면 밥상과 지구를 지키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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