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연합 생활환경팀장 장하나입니다"

글 / 박은수 기자 ecoactions@kfem.or.kr
사진 / 이성수 기자 yegam@kfem.or.kr
 
장하나 전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면 환경운동가가 되겠다.” 19대 국회 활동 당시 한 토론회가 끝나고 장하나 국회의원이 한 말이다. 당시엔 활동가들에게 건네는 인사치레 정도인 줄 알았다. 사실 그녀는 이미 환경운동가 못지않은 활동을 해내고 있었다. 2012년 청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후 4대강사업, 밀양 송전탑 건설, 제주 해군기지 건설, 원전 확대, 가습기살균제 참사 등 임기 내내 굵직한 현안들이 끊이질 않았고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국회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끊임없이 냈다. 19대 국회 마지막 날에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함께 가습기살균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그녀다. 
 
19대 국회가 끝나고 그녀는 환경연합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도 운동의 연장선이었으며 지금도 계속 이어나갈 뿐이라는 그녀, 장하나 전 의원을 만났다.  
 
요즘 어떻게 지내나. 
 
임기 중에 아이를 낳았는데 그땐 바빠서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이제야 엄마 노릇하고 있다. 정치보다 힘들고 그 어떤 일보다 가장 힘들지만 가장 좋은 일 같다. 낙선의 아쉬움도 잊을 정도다.  
 
7월부터 환경연합으로 출근했다는 소식 들었다. 
 
환경연합 생활환경 TF팀 공동팀장을 맡았다. 월요일 활동가 전체 주간회의 때 인사를 했는데 너무 떨었다. 얼마나 심장이 뛰던지, 이게 무슨 기분일까 싶었다. 매우 설레고 있다. 비상근이지만 제대로 해서 인정받고 싶다. 
 
어떤 활동을 하게 되나. 
 
가습기살균제 재발방지를 위해 화학물질 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추적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에 ‘생활화학제품 팩트체크’를 시작했다. 시민들을 대신해 생활화학제품의 성분과 안전성에 대해 자료를 요구하고 확인하려고 한다. 환경부가 생활화학제품 및 화학물질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고 있지만 정보가 너무 없고 제품이 아닌 화학물질 위주라 국민들에게 와 닿지 않는다. 미국환경연구단체(EWG)는 미국 내 생활화학제품 세정제 2000여 개 제품에 대해 자체적으로 등급을 매겨 공개하고 있다. 인체 유해성뿐만 아니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따진다. 우리도 생활화학제품 팩트 체크를 통해 한 번 해보려고 한다. 화학제품에 대해 궁금한 게 있으면 환경연합에 문의해 달라.  
 
환경연합 생활환경TF 공동팀장으로 활동을 시작한 장하나 전 의원
 
국회 임기를 마치고 선택한 곳이 환경연합이다. 좀 의외의 행보다. 
 
환경연합이 먼저 손 내밀어줬고 자연스럽게 선택한 것 같다. 정치도 운동의 연장선이고 국회에 있지 않더라도 하던 일을 쭉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의외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아마도 의원출신이면 단체 대표를 하거나 다음 선거를 위해 지역구 관리를 하는 걸 많이 봐온 터라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전 초고속 승진했다고 본다. 활동가를 거치지 않고 팀장이 되지 않았나.(웃음)
 
4대강사업, 제주해군기지 공사, 밀양 송전탑, 원전 건설 계획 등 19대 국회 때 굵직굵직한 일들이 참 많았다 
 
제가 원래 감정이입도 잘하고 잘 운다. 근데 국회에 있으면서 울지 않았다. 노동문제, 환경문제 들을 동시에 겪게 되니깐 버티기 힘들더라. 내가 이렇게 무능한가. 자괴감 때문에 울지도 못했다. 울 자격도 없다는 생각을 늘 했던 것 같다. 4년 동안 만난 분들에게 부채의식이 있다. 마음의 짐을 놓으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임기 중엔 더 심했다. 지금처럼 여소야대 상황이었으면 얼마나 신이 났을까. 좀 아쉽다. 
 
임기 내내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별법을 마련했지만 잘 안됐다.  
 
2011년 국회 앞에서 일인시위를 하던 피해자를 만났다. 아직도 해결이 안 되었냐고 했더니 제품만 회수하고 피해자를 위한 조치는 없다고 하더라. 그게 계기가 되어 가습기살균제 문제에 매달렸다. 정부가 가습기살균제가 문제라고 밝혀놓고는 그 피해대책은 회사와 해결하라는 게 말이 되는가. 19대 국회 때 특위안 결의안과 특별법을 냈는데 잘 안 됐다. 처음에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환경보건법상의 환경성질환으로 인정하고 피해자들을 지원하라고 환경부에 요청했다. 근데 환경부는 화학제품에 의한 사고이기 때문에 환경성질환으로 인정하지 못한다며 국회에서 특별법을 만들라고 하더라. 근데 특별법 통과가 목전까지 오자 환경부가 말을 바꾸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환경성질환으로 인정하겠다며 특별법 제정을 막았다. 그 외에도 정부도 말 바꾸기한 게 많았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지난 5년 동안 피해자들과 함께 가해기업들을 만났는데 기업들이 피해자들을 진상 내지는 악성민원인 정도로 취급했다. 지금 정부나 기업들이 과거와 달라졌는가 하면 부정적이다. 여전히 언론플레이하고 국민들을 상대로 쇼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5년 동안 해결이 안 된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이제야 뜨겁다. 이유가 뭘까. 
 
저도 이해가 안 된다. 사건의 심각성에 비해서 여론이 너무 조용했다. 정부와 기업은 책임을 회피하려고 했고 여당은 이들을 비호해주는 상황에서 여론마저 잠잠해 야당이 뭔가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 검찰수사가 시작되면서 여론도 언론도 뜨거워졌다. 생각해보면 세월호 사고 이후 달라진 것 같다. 남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한민국이란 국가 시스템이 국민을 보호하고 있나 하는 근본적인 문제인식을 갖기 시작한 것 같다. 
 
서울시 누하동 환경연합에 걸려있는 대형 현수막. 환경연합 생활환경TF팀은 시민들을 대신해 생활화학제품의 성분과 안전성에 대해 자료를 요구하고 확인하는 '생활화학제품 팩크 체크'를 시작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특위가 시작됐다. 꼭 밝혀야 하는 것들이 있다면?
 
정부 책임 부분을 밝혀야 한다. 검찰도 손대지 않은 부분이라 특위가 더 잘했으면 한다.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뿐만 아니라 2011년 이후 대응과정에서의 문제점도 밝혀야 한다. 또 검찰수사에서 제외한 CMIT와 MIT도 다뤄야 한다. 또한 환경부가 살생물제 관리체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미 2001년에 국책연구기관에서 보고서를 통해 살생물제 관리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15년 동안 안했다. 2011년에도 움직이지 않더니 검찰수사가 시작되고 여론이 악화되자 이제야 한다고 한다. 괘씸하다. 특위나 국회에서 더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으면 유야무야 될 것이다. 재발방지를 위해 화학물질 규제 강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박근혜 정부 기조가 화학물질 규제 완화라 규제강화가 쉽지 않겠지만 국회와 특위가 이를 해내야 한다. 
 
앞으로 계획은?
 
누구든 어느 곳에 있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국가만 채근한다고 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사실 우리조차 우리가 갖고 있는 권리에 대해 잘 모른다. 잘 알려주지도 않는다. 특히 환경이란 것은 우리 모두의 것인데 가진 이들이 전유하려고 한다. 그런 것들을 알려주고 싶다. 다행히 요새 공감대가 형성되고 분노하는 이들이 많다. 공감하고 분노했다면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야 하지 않을까. 국회에서 일한 4년의 경험이 잘 쓰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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