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1] 우포늪의 화가 송문익

우포늪의 화가 송문익


송문익은 수천 종의 생명을 감싸고 있는 우포의 조화와 고요, 그리고 그 부드러움을 그림 속에
담아냈다.
수묵으로 표현해서일까?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신비의 소리에 눈뜨게 할 만한 정적에 휩싸이
게 된다.
기자의 이러한 느낌에 대해 화가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수묵이든 유화든 기법은 어디까지나 그리고자 하는 것을 뒷받침할 뿐입니다.
무엇을 담아내느냐가 우선이죠. 그림을 그릴 때면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스승으로 삼는다 - 이
말을
마음 속에 화두처럼 담아 둡니다. 그것은 곧 책임이 뒤따른다는 말이기도 하거든요.
마을 뒷산을 그리든 물닭을 그리든 모두가 내 스승입니다.”
그는 우포에 가면 그저 마음이 뭉클하게 벅차오른다고 한다.
“우포의 겨울을 제일 좋아합니다. 추위도 모를 만큼 몇 시간이고 앉아 있을 때가 많아요.
똑같이만 보였던 풀들도 지금은 다 다르게 보이고 아스라한 울음소리만 듣고도
무슨 새가 우는지 알 수 있어요. 우포에 갈 때면 식물도감이나 백과사전을 꼭 챙겨갑니다.
저는 아주 개인적이고 즉흥적인 감정을 그리기보다는 학자 같은 자세로 대상에 접근하길 좋아합
니다.
제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내가 대상과 나눈 교감이 고스란히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것이거든
요.”
그런 마음이 절실해서일까?
그가 담아 낸 우포는 화가의 우수 어린 시선이 느껴질 정도로 그리웠고, 풀숲 사이의 수면 아래
의 작고 연약한 것들의 몸부림이 느껴질 정도로 섬세했다.

남화선 기자 namhs@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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