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새만금 갯벌은 없다 _ 이상백



“새만금 사업 후 1호 방조제 외측에 새로 형성된 갯벌 면적이 134헥타르”-“방조제로 조류가 막히면서 깊었던 곳에 퇴적물이 쌓이고 바닥면의 깊이가 낮아져 갯벌의 면적이 6~8헥타르 정도 증가한 것일 뿐이다. 거의 대부분의 갯벌은 이미 존재했다.”
“담수호 예정지 내부의 갯벌은 비교적 경제적 가치가 높은 조개류(백합 등)의 서식비율이 낮으며, 공사 전에 대량 채집되던 치패가 관찰되지 않는 등 원래의 갯벌가치를 점점 상실하고 있다.”-“퇴적물과 조류의 변화에 의해 종 조성이 지역적으로 변했지만 여전히 서해의 일반 갯벌과 비교해 유사한 종 조성과 서식밀도를 보이고 있다.”

방조제 외측에 갯벌이 생기고 있다?
지난 2월 하순 농업기반공사 새만금사업단이 전북지역을 중심으로 새만금 방조제 외측에 신규갯벌이 형성되고 있다고 홍보하자 이에 대해 <부안새만금생명평화모임(이하 생명평화모임)>이 반박하면서 상반된 주장들이 날카롭게 부딪치고 있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방조제 밖으로 새로운 갯벌이 생기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방조제 안 갯벌이 얼마나 건강한 상태인가 하는 것이다.

농업기반공사는 방조제를 쌓은 후 134헥타르의 갯벌이 형성됐으며 방조제가 완공 후 10년이 지나면 238헥타르, 20년 후면 628헥타르가 생겨날 것이고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생명평화모임은 인공위성 사진과 변산면 대항리 합구마을 주민들의 말을 근거로 거의 대부분의 갯벌이 새만금 사업 이전에 이미 존재했었다고 반박한다. 오히려 동진·만경 수계로부터 토사유입이 줄어들고 지역에 따라 유속이 빨라지고 조류가 바뀌면서 방조제 개방구간 인근 해역과 변산 고사포해수욕장 앞바다에서는 침식과 퇴적이 불규칙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갯벌은 간척사업 후 10~15년이 지나면 안정화되고 퇴적률은 급격히 떨어져 더 이상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는 다른 간척사업, 예를 들어 계화도, 천수만, 시화호 등의 방조제 외곽에 갯벌이 넓게 형성된 경우가 없다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설사 농업기반공사의 주장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20년 후 생겨날 628헥타르는 사라지게 될 새만금갯벌 2만1850헥타르의 겨우 3퍼센트에 불과하다. 더구나 새롭게 만들어지는 소규모 갯벌의 성질 또한 지금의 갯벌처럼 생물다양성이 높은 갯벌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에 형성된 염하구 갯벌과 기수역이 사라진 곳에 생긴 단순한 갯벌의 생물다양성은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되풀이되는 거짓 유포와 확인 없는 언론보도
또한 농업기반공사는 현재 담수호 예정지 내부 갯벌은 방조제가 쌓이면서 퇴적이 진행돼 공사 전 대량 채집되던 치패가 관찰되지 않는 등 원래의 갯벌 가치를 점점 상실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새만금 사업 이후 해안과 가까운 갯벌은 기질환경이 변화됨과 동시에 방조제로 인해 해수유통이 원활하지 않아 충분한 영양염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갯벌생물 서식지로서의 기능이 퇴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생명평화모임은 2004년도 해양연구원 조사결과를 인용하며 다른 서해안 갯벌과 비교해 종 조성과 서식밀도에 아직 큰 차이가 없으며 특히 종 조성은 자연보전지구로 지정돼 있는 강화도 남단갯벌과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현재 2.7킬로미터 정도라도 방조제가 터져 있기 때문에 밀물과 썰물이 해안가 끝까지 거의 원활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어민들은 생계수단을 좀 더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4공구 일부 구간을 다시 터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여러 가지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수유통이 되고 있기 때문에 새만금갯벌은 육상의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정화기능을 잃지 않고 있으며 갯벌생물들도 나름대로 적응하며 아직까지는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초에 최소한 5천 년 이상의 세월을 거치며 생성된 갯벌과 20년 후 만들어질 갯벌을 규모나 기능에서 비교하는 것의 의미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농업기반공사의 이런 주장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더구나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적당한 시기에 재유포되고 언론에 의해 증폭된다는 사실이다(이 의혹은 KBS 미디어포커스에서 취재한 결과 농업기반공사가 신규형성 갯벌면적이 34헥타르인 것을 의도적으로 134헥타르로 부풀려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생명평화모임의 주용기 정책특별위원장은 “2년 전인 2003년 3월 19일과 이후 법원에서도 신규갯벌 생성 주장이 거짓임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이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는 더 이상 전북도민들을 그릇된 정보로 속이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농업기반공사의 주장에 대해 별다른 확인도 없이 일방적으로 보도한 전북지역의 일부 신문과 방송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보도를 촉구했다.


이상백 기자 leesb@kfem.or.kr




서울신문이 미리 입수해 3월 21일자 1면 머릿기사로 다룬 새만금 관련기사가 원자료인 ‘새만금 해양환경보전 대책을 위한 조사연구 요약보고서(3차년도)’의 작성자인 한국해양연구원의 해명에 의해 기술·언급하지 않은 내용으로 부정되는 일이 일어났다.

서울신문은 「새만금 물막이공사 중단해야」라는 제하의 이 기사에서 ‘정부 계획대로 내년 초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돼 1단계 개발이 마무리될 경우 과거 시화호보다 더 심각한 환경피해가 우려되며, 이같은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이미 물막이 공사를 끝낸 4호 방조제의 일부 구간을 트고, 현재 미완공 구간(2.7킬로미터)의 물막이 공사도 중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고 썼다. 또한 이는 ‘단순예측이나 주장 차원이 아닌 국책연구기관의 수 년 간에 걸친 과학적 연구조사를 토대로 한 분석이어서 담수호 정책 철회 등 새만금 개발사업 내용의 전반적 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적극적으로 해석하며 ‘적지 않은 파장’을 예상했다.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시화호가 최악의 수질오염에 시달렸을 때도 COD(화학적산소요구량)가 18.3이었는데 새만금은 최소 25로 나타났다.’는 것과 대책 시나리오로 ‘현재 미완공된 2호 방조제의 개방구간을 그대로 유지하고 4호 방조제 일부 구간을 추가 개방(800미터)하는 등 해수유통을 확대하는 방안을 유력한 시나리오로 제시했다.’고 쓴 부분이다.

이에 대해 해양연구원은 해명자료를 통해 ‘COD 증가분 예측치는 일시에 담수화가 100퍼센트 진행되고 방조제 내측의 모든 저서생물이 동시에 폐사하는 경우를 상정한 것으로 새만금 실제 현황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임을 들어 기사의 ‘오버’를 지적했다. 또한 방조제 개방과 관련해서는 ‘현재의 방조제 개방구간(2.7킬로미터)을 유지하거나 4호 방조제 일부 구간을 추가 개방할 경우 해수유통 측면에서 볼 때 개선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을 뿐’이며 ‘물막이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거나 개방구간을 추가로 확대해야 한다는 등의 정책적 대안을 제시한 바는 없다.’고 해명했다.

연구원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서 반응은 엇갈린다. 양쪽 모두 불만이긴 하지만 한 쪽은 “주워 담긴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다른 한 쪽은 “연구원의 적극적인 역할이 아쉬워”이다. 하지만 대체로 연구결과의 기술내용을 토대로 ‘적극적’으로 해석한다면 다소 선정적인 표현이었기는 하지만 위와 같은 기사에 큰 무리는 없다는 지적이다. 일선기자의 가치판단 개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보도원칙은 인정한다 치더라도,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듯 한 연구원의 ‘적극적’인 발뺌 역시 이례적인 것이었다.

다만 해묵은 사회적 갈등의 과학적 진실을 규명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은 국책연구원의 태도가 왜 이렇게 자신이 없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리민복을 무엇보다 우선시해야 할 국책기관으로서 어느 쪽이 다수를 위한 것이고 미래지향적인가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고 그에 복무하려는 소신이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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