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살려낸 마산만 아입니꺼?”

30년 만에 간신히 되살아난 마산만을,
그것도 도다리가 산란하고 조개가 자라고 있는
바로 이곳을 매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나는 바다를 생활터전으로 삼고 살아 가는 어부다. 부모들은 우리를, 우리는 또 우리의 자식들을 바다가 주는 것으로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키면서 평생을 살고 있다. 바다는 어부들에게 논밭과 같다.
마산만도 그중 하나다. 한때 ‘죽음의 바다’, ‘전국 최악의 오염바다’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적도 있고 지금도 항구라 어업행위는 할 수 없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마산만은 달라지고 있다. 시민들의 노력으로 마산만은 어류들의 산란장이자 치어들이 자라는 곳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도다리는 산란하고 시민들은 희망 품고
마산만의 오염은 매립에서 시작됐다. 마산만은 1960년대 경제개발을 한답시고 갈대와 온갖 생명들이 서식하는 갯벌을 포함한 그들의 서식지인 연안바다를 매립하고 그 위에 공장들이 들어섰다. 천혜의 어장이 망가진 건 물론이요 공단에서 내놓은 오염물질들이 마산만을 죽음의 바다로 내몰았던 것이다.
하지만 몇 년에 걸친 시민들의 노력으로 마

산만은 되살아나고 있다. 올봄 환경단체와 벌인 생태조사에서 마산만 봉암갯벌 조간대에 우럭과 바지락 등 저서생물이 대량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곳에서 조개를 캐고 굴을 따는 사람들까지 생겼다. 지금 성동산업 앞 바다에는 도다리가 산란을 하고, 바다 밑 갯벌에는 우럭조개, 꼬막, 새조개가 서식하고 있다. 수질오염으로 사라졌던 생명들이 마산만 뻘에 생명의 씨를 뿌리고 있는 것이다. 그 모습에 어민들과 시민들도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희망의 씨들이 채 퍼지기도 전에 또다시 고개를 든 마산만 매립계획 때문에 기가 찰 노릇이다. 성동산업 매립예정지는 도다리와 숭어의 산란지로서 이곳에서 태어난 치어들은 마산만 내만, 삼귀해안 등에서 자란다.
어린 시절을 보낸 도다리와 숭어는 원전 등 깊은 바다로 나가 큰 고기가 되어 우리 어민들의 중요한 소득원이 된다. 이곳을 매립하고 해안에 지속적으로 선박을 계류, 진수하는 행위가 이루어진다면 성동산업 앞 해안은 다시 죽음의 바다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더 이상 깊은 바다로 나갈 고기가 사라진다는 말이고, 이는 곧 우리 어민들의 생계 또한 위협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30년 만에 간신히 되살아난 마산만을, 그것도 도다리가 산란하고 조개가 자라고 있는 바로 이곳을 매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되살아난 마산만을 매립하겠다니
죽은 바다라고 외면했던 마산만을 되살린 것은 마산시도 아니고 기업도 아니고 바로 마산 시민들이다.  아무리 매립기본계획에 반영되었다고 하더라도 마산만은 어느 특정 기업이 매립하거나 소유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시민들이 간신히 살려낸 마산만을 다시 사지로 몰아가는 매립계획을 내놓을 수는 더더욱 없다.
마산만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매립계획을 정작 마산만을 살려낸 시민들은 잘 모른다. 우리 어민들조차 몰랐다. 마산만 매립계획에 대해 마산시는 앞장서서 시민들에게 알리고 시민들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 마산시민이 모르는 마산만 매립은 있을 수 없다.
되살아나고 있는 마산만을 두고 매립이라는 사형선고를 또 다시 내리려고 한다는 사실을 안다면 마산시민들은 뭐라 답을 할까.

 

 

글 조문록 마산시 용마산어촌계장 mach@kfem.or.kr  사진제공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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