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생산과 배분으로 함께 사는 섬 ,장고도

충남 보령시 오천면 장고도 마을
 
충남 보령시 오천면 장고도는 1990년대부터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전복과 해삼 양식을 하고 그 이익금을 주민이 균등하게 분배하는 마을이다. 지난 9월 14일, 섬을 직접 방문해 편도진 어촌계장을 만나 마을 공동어업과 주민들이 균일하게 나누는 공동수익배당에 대해 묻고 갯벌과 바다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었다. 
 

공동생산·배분, 바다와 마을을 지키다

 
어촌계장은 언제부터 맡고 있습니까?
어촌계장이 된 것 3년 전이었고 그 전에는 이장 일을 10여 년간 했었어요. 이 마을에서 태어나 살다 중학교 때 외지로 나가서 살았고 마을에 다시 온 건 1995년이었어요. 
 
마을 주민은 몇 명이나 되지요? 어선어업을 하는 분들은 얼마나 됩니까? 
200명 정도 됩니다. 애들 포함해서 다 실제 거주자에요. 94가구 정도 돼요. 어선어업이 예전에는 많았죠. 예전 마을 규모가 100가구가 넘을 때 50가구 정도가 어선어업을 했었어요. 나머지는 어선어업에 고용돼 일을 했었죠. 지금은 배를 가지고 어선어업하는 사람들이 7.93선(톤 급) 두 척, 5톤 한 척, 3톤 두 척만 제대로 어업을 하고 나머지는 그냥 소일거리로 어업을 해요. 다 FRP고, 목선은 없어요. 지금도 한 스무(20) 척 이상 넘지요. 9월, 10월, 11월 중순까지가 주꾸미 낚시철 시즌이라 낚시배는 1년 내내 휴업상태로 있다 이때 일하는 거예요, 그 사람들은. 엊그저께 나갔어요.
 
마을 공동어업을 통해서 주민들에게 균등하게 수익배당을 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까?
마을 공동어업에는 간접참여가 있고, 직접참여가 있어요. 어촌계에서 직원을 두고서 해삼과 전복을 양식하고 관리하는 것이 간접참여에요. 개인이 바지락을 캐는 건 직접참여구요. 쉽게 말해서 제주 해녀들과 행사계약을 해가지고 그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일정 퍼센트를 주고, 배 운영비와 월급, 딸린 간사 월급을 빼고, 그 나머지를 연말 가서 가구당 소득분배를 해요. 해녀 분들하고 마을이 4대 6으로 나눠요. 그 60퍼센트가 오로지 60퍼센트가 아니에요. 따져보면 60이 아닌 거예요. 한 50밖에 안 돼요. 관리선 기름값, 운영비 등이 많이 들어가요. 작년에 따져봤는데 1억 (원)이 넘어가더라고요. 올해는 관리선이 더 들어왔어요. 불법 잠수기, 스킨 스쿠버하는 사람들이 야간에 오니까 우리가 순시선을 띄워요. 해경에게 요청을 했는데 서해안의 지형 여건이 안 좋아서 사고 위험 때문에 접근하기 어렵다고 출동을 안 해요. 어쩔 수 없이 우리가 자체적으로 순시선을 띄워요. 해양경찰이 경광등을 켜고 한 바퀴만 돌게 해줘도 불법어업을 하는 이들이 안 나타날 거 같은데 말이에요. 배 두 대 운영하는데 한 1억2000만 원 이상이 넘을 것 같아요. 올해 대략 따져본 게 9억 원인가 마을로 들어온 것 같아요. 거기서 경비, 마을회관 전기료 등을 빼면 순 수익이 7억5000만 원 정도 나올 거예요. 
 
마을 공동어장에서 해산물을 체취하는 어민들
 
공동수익배당을 받는 이들은 얼마나 됩니까? 
94가구 중에 74가구가 혜택을 보고 있지요. 공동수익배당에 대한 규정이 있어요. 그 마을 자체 규정에 맞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요. 정착하지 않고 들고 나고 하는 분들, 외지에서 들어와서 일하는 분들, 발전소 직원들 등이 그런 이들이죠. 육지로 나갔다가 들어와 재정착했거나, 부모에게서 분가한 지 1년이 지난 자식들의 경우에는 정식 어촌계원으로 인정해 주지요. 그런데 부모에게서 분가한 자식이 육지에서 살다가 노후생활을 보내려고 왔거나, 육지에서 일이 잘 안 풀려 다시 살러 들어왔거나 이 둘을 똑같이 ‘분가한 자식’으로 보진 않아요. 왜냐하면 우리 마을에 살며 자기 역할을 충분히 했던 사람과 안 했던 사람을 구분할 필요가 있어서요. 그런 ‘분가했다 귀향한 사람들’은 5년 차부터 60퍼센트, 10년 차 이후에는 100퍼센트, 이렇게 분배를 하지요. 
 
기본적으로 어촌계원에 해당하는 분들에게 공동수익배분을 하는 거네요.
그렇죠. 어촌계원은 한 가구당 한 명이에요. 어촌계원은 누구나 다 받아주지 않아요. 종패를 살포하고 어장관리를 하고, 땡볕에 바다 지킴이를 하고, 그렇게 마을공동사업에 큰 역할을 하는데 역할을 하지 않는 사람을 어업권이 있다고 해서 어촌계원으로 받아줄 수는 없지요. 
 
장고도에서 공동수익배당금을 나누기 시작한 건 얼마나 됐지요?
꽤 오래됐죠. 30년이 넘었죠. 제가 알기로는 1980년대에 마을금고 방식으로 운영을 하다가 1990년대 초에 공동수익배분 방식으로 바뀐 것으로 알고 있어요. 
 
마을금고와 마을 공동수익배분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말씀해주시죠. 
장고도가 하는 양식장 사업은 지금은 주가 해삼인데 예전에는 전복이었어요. 전복이 주였고, 비주류가 해삼이었던 거죠. 예전에는 전복을 가지고 해녀들과 몇 대 몇으로 할 것인지 계약서를 쓰고 일을 했었죠. 그러다 바다 환경이 좀 바뀌기도 하고 해서 전복이 줄고 해삼이 많이 나오게 됐어요. 이런 변화의 와중에 해삼의 kg당 단가, 가격이 올라갔어요. 예전에는 주민들이 다 어선어업을 하고, 누구에게 맡겨서 전복이나 해삼을 채취를 하다보니까 관심을 가진 정도지, 특별히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양식을 한 건 아니었어요. 그 당시에는 마을에 배당을 한다고 해도 100만 원대, 300만 원대 미만이었거든요. 그때는 필요한 어업자금을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울 때니까 차라리 마을금고를 운영을 해서 필요한 돈을 빌려주자는 생각이 합리적이었죠. 당시에 몇 년간 1억 원 정도를 모아서 마을금고를 운영한 거예요. 그런데 돈을 빌려간 사람이 사업이 잘 안 되는 일이 생기는 거예요. 대출금 상환이 안 되니까, “이렇게 하면 안 되지 않느냐!”는 말이 돌고 잡음이 생겼어요. 서로 고소를 하고, 재판도 받고 하는 일이 날 정도였어요. 마을이 모은 돈 때문에 분란이 생기니까 ‘돈을 한 데 모으지 말고 똑같이 공평하게 나누자’ 이렇게 합의를 하고 매년 공동수익배분을 시작한 거죠. 제가 95년도에 들어올 때만 해도 가구당 한 300만 원이나 할까 그 정도로 그때는 분배금이 작았어요. 그러다가 최근 해삼이 많이 나오면서 가구당 700만 원씩 나누기도 하고, 1000만 원씩 나누기도 하고 그렇게 됐죠. 물론 소출이 적은 해에는 400만~500만 원씩 나간 적도 있고요. 공동수익배분은 사실 원래 장고도 주변 마을들에 다 그런 성향이 있었어요. 지금도 장고도뿐 아니라 이 주변 삽시도, 고대도, 호도, 외연도 이런 곳에서도 다 가구당 배분을 해요. 물론 이곳들은 장고도보다 조금 늦게 시작했죠. 
 
해삼 양식은 꾸준히 잘 되는 편입니까?
지난해부터 해삼 채취량이 많이 줄었어요. 바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그런 것 같아요. 장고도는 많이 줄어드는데 바다 쪽으로 더 나가 있는 호도, 외연도는 많이 나온다고 그래요. 판매수익을 더 올리기 위해 1차 가공을 해서 판매를 하려고, 정부 지원을 받아 18억 원을 들여 가공공장을 지었어요. 
 
직접참여가 바지락 캐기라고 하셨는데 바지락도 주민들에게 공동분배를 합니까?
아주 처음에는 개인 쪽으로 했다가 중간에 바꿔서 공동생산, 공동분배를 했어요. 그러다가 최근 한 4년 전부터 다시 개인 쪽으로 돌렸어요. 왜냐하면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의 바지락 잡는 양이 너무 차이가 큰 거예요. 그러니 그걸 공동생산하고 분배하면 불만이 클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은 개인이 30~40kg 바지락을 캐면 매일 3kg씩을 떼서 공동경비로 쓰고 나머지는 개인 몫으로 해요. 공동경비로 뗀 것에서 경운기로 바지락을 운반해 주는 이에게 인건비를 주고 나머지는 정립해요. 한 사리 때마다 한 200만~300만 원이 남는데 이걸 바지락 종패사업에 사용하려고 해요. 
 
바지락이 서식하는 갯벌 상태는 어떻습니까?
변화가 많죠. 전체적으로 뻘(펄)이 많아져요. 쏙이 많아지면서 바지락이 줄어들고 있어요. 그래서 올해 천수만 안에서 모래를 구입해서 뿌렸어요. 모래를 뿌리니까 바지락 서식에 훨씬 좋아요. 옛날에 바지락 같은 경우, 제가 총각 때만 해도 70kg을 캤어요. 그런데 그게 뻘갯벌이 늘면서 많이 줄었죠. 작년에 바지락 종패사업이 없었으면 작년 수익 4억5000만 원도 올릴 수 없었을 거예요. 종패는 보령발전소 옆 주교에서 사왔어요. 거기가 원래 작은 바지락이 많이 나와요. 바지락 생산이 줄면서 단가는 많이 올라갔어요. 예전에 70kg씩 나올 때 단가가 2000원이었거든요. 요즘 단가는 한 3500원, 3600원 정도 돼요. 거의 일본으로 수출된다고 알고 있어요. 도매상을 거쳐서 나가죠. 바지락 잡는 지역은 한 25ha밖에 안 돼요. 
 

장고도의 미래를 위한 제언

 
앞으로 장고도가 현재 가동 중인 화력발전소의 전력보다 기존 건물과 주택의 지붕, 마당, 주차장에 소형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해 전력 프로슈머가 되는 길을 권하고자 한다. 에너지 자립형 마을로 전환하게 되면 가공공장 운영에 들어가는 전기료를 줄일 수 있어서 공동수익분배 배당금이 늘게 되고, 또 가정마다 사용하는 전기료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화력발전소가 가동되는 만큼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 기후변화가 가중되고, 바닷물의 수온 상승과 해안 침식이 발생해 해삼과 전복의 생육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결국 주민들이 경제적 손해를 받게 된다. 에너지 자립 마을이 되면 바다 환경을 지키고 마을 살림도 키우게 된다. 보령화력발전소 온배수가 주변 바닷물의 수온상승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는 현실에서 장고도의 에너지 자립 마을 도전은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 화력발전의 퇴출을 앞당기는 기후행동으로서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한편, 갯벌과 바다에 모래가 줄어들고 펄이 많이 쌓이면서 주민들의 주 소득원인 바지락을 비롯한 여러 해양생물의 서식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육지로부터 모래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와 갯벌과 바다에 쌓여야 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보령방조제와 홍성방조제, 천수만 방조제의 일부 구간의 구조를 변경해 해수유통을 시켜야 한다. 이 또한 지역 어민들이 힘을 합쳐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 
 
글・사진  / 주용기 전북대학교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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