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바다로! 새만금 재생에너지 성공을 위한 제언

간장색으로 변한 양지포구 바다에서 물고기들이 폐사했다. 2018.11 사진제공 전북환경운동연합
 
내년에 정부는 새만금 담수화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린다. 해수 유통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원래 정부의 계획은 새만금호를 담수화하고, 이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것이다. 생산성이 풍부한 연안 바다를 농업용 저수지로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새만금 간척사업은 당초 계획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은 썩어서 지난해만 해도 세 번이나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고, 방조제 바깥 바다의 수산업까지 황폐화시키고 있다. 매립에 쓸 육지 흙이 없어 새만금호 바닥에서 퍼 올리는 준설토에서는 미세먼지가 날려 전북의 미세먼지 농도는 최악 수준이다. 어렵게 매립한 산업단지는 들어오겠다는 기업이 없어 텅 비어 있고, 수산업 생산량이 75퍼센트나 줄어든 전북 경제는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전북의 어민들과 시민사회단체는 계속해서 새만금의 해수유통을 요구해 왔다. 그나마 예전과 달리 정부나 전라북도도 해수유통을 논의의 한 주제로 언급하는 정도까지는 이르렀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간척은 마스터플랜대로 하고, 갑문만 지금처럼 여는 것 정도이다. 그 정도로는 위에서 말한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해수유통이 핵심

 
해수 유통은 새만금을 다시 바다로 복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더 많은 물이 수시로 드나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바다가 살아나야 어업이 살아나고, 어민들의 일자리가 생기고, 어업과 관련한 2차, 3차 산업이 들어와야 전라북도의 경제가 살아난다. 무분별한 준설과 간척이 멈추면 갯벌이 회복되고 물고기와 새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고 생태관광이 시작된다. 간척 사업 전 수준까지는 안 되겠지만, 최대로 바다를 복원하는 것이 해수유통 논의의 핵심이다. 
 
지난해 10월 30일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이 열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군산 유수지 수상태양광 발전소 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최근 정부는 새만금사업을 토목사업 일변도에서 일부 전환한 재생에너지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기에도 해수 유통에 대한 고려가 없어 매우 아쉽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는 적극 찬성하나 이 재생에너지계획이 다시금 토목 사업에 돈 대주는 일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높다. 
 
정부의 새만금 재생에너지계획을 보면, 새만금개발청은 총 2.6기가와트 분량의 발전을 주관하는데, 이 중 수상태양광이 2.1기가와트를 차지한다. 태양광사업은 용지조성형, 기업유치형, 도민수익형으로 크게 나뉘는데, 도민수익형은 0.3기가와트로 새만금호 내측 총 3기가와트의 10퍼센트에 불과하다. 이 계획에 대해 어민과 새만금도민회의가 1월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안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수상태양광 설치가 어족자원 복원에 문제를 발생시켜서는 안 된다. 현재 수상태양광이 예정된 2, 3, 4번 부지(p58 도면 참고)는 수면 상태로, 해수유통시 어족자원의 산란장이나 갯벌 서식처로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곳이다. 늘어난 어족자원은 새만금호 안쪽만이 아니라 외해까지 영향을 미쳐 전북의 수산업 전체에 기여한다. 그런데 정부는 이곳을 방수제나 가토제로 에워싸 막은 뒤 수상태양광을 설치하겠다고 한다. 이런 방법은 어족자원 산란처의 가치를 크게 훼손하는 것이고, 물을 고이게 하여 썩히는 일이다. 
 
파도나 어선 운행으로 인한 태양광시설 훼손이 우려된다면 부력식 구조물을 가장자리에 설치하면 된다. 추가적인 가토제 설치를 중단하고, 기존의 방수제와 동서 및 남북도로에 교량이나 하단 터널을 설치해 물이 유통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어업 및 관광업에 활용할 수 있는 부지는 우선 제외시켜야 한다. 해수유통과 함께 바다를 복원하고, 그에 맞게 새만금마스터플랜을 변경해야 한다. 따라서 복원된 바다에서 이루어질 어업관광업과 상충될 수 있는 재생에너지 부지는 다른 부지로 변경하거나 최소한 후순위로 미뤘다가 2020년 이후에 결정해야 혼선을 피할 수 있다. 수상태양광 2, 3번 부지는 이런 점에서 사업 진행을 미뤄야 한다. 특히 2번 부지는 현재에도 새만금 내측에서 어업 활동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므로 이 곳에서 진행하려는 ㈜한국수력원자력의 선도사업은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 2, 3번 부지 대신 방조제 옆 수변 부지와 육상 유휴지 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도민 소통과 시설의 상설화 필요

 
셋째, 도민수익형과 기업유치형의 비중을 대폭 늘려야 한다. 현재 사업 비율을 보면 용지조성형은 1기가와트, 기업유치형은 0.5기가와트, 도민수익형은 0.3기가와트로 되어 있다. 간척 개시 후 28년이 지났지만, 도민들은 새만금사업으로 이익은커녕 피해만 입어왔고, 새만금 주변 지자체의 경제는 어려워졌다. 새만금 산단 1, 2공구가 완공되었고 많은 특혜를 주고 있지만, 기업이 들어오지 않아 텅 비어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땅을 만들겠다고 용지조성형 비중을 높여 잡은 것은 전북도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다. 따라서 도민수익형과 기업유치형을 크게 늘리고, 기업유치형은 확실히 기업을 유치할 수 있도록 운영되어야한다. 
 
넷째, 도민과 소통하고, 합의를 만들어 내는 민관협의회가 되어야 한다. 기대와 달리 재생에너지계획에 대해 전북도민들의 비판이 잇따르자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시민사회와 논의해 ‘새만금재생에너지 민관협의회’를 준비했다. 준비 과정 초기에 새만금개발청은 이 민관협의회를 자문위원회 정도로 생각했으나, 시민사회가 그 정도의 역할이라면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자 상당한 정도의 의사결정 기구로 그 위상을 높였다. 몇 차례 운영 규정을 수정하는 진통을 겪은 후에 얼마 전인 2월 13일 마침내 민관협의회가 발족했다. 첫 회의부터 민과 관의 주장이 팽팽히 대립했고 행정 측 내부에서도 이견이 드러났지만, 그것이 오히려 이 논의를 건강하게 만들 것이다. 이 협의회가 성공하려면 민과 관 사이에 정보와 권한의 비대칭 문제가 해소되어야 하고, 서로 신뢰가 쌓여야 한다는 점을 정부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와 더불어 재생에너지 생산이 안정적으로 상설화되어야 한다. RE100(Renewable Energy 100)이라는 전 세계적인 캠페인이 있다. 이는 100퍼센트 재생에너지로만 생산된 제품을 구매하자는 캠페인이다.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이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물건을 납품하지 못한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가 RE100에 참여하는 데 중요하게 기여할 곳이 바로 새만금이다. 그런데, 현재 정부 계획대로라면 20년 후에 새만금의 재생에너지 시설은 철거되고 그 자리는 다시 매립된다. 이렇게 되면 국가의 에너지계획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이고, RE100에 참여하는 기업의 신용도마저 떨어지게 된다. 새만금의 재생에너지 생산 시설이 상설화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새만금사업에 새로운 희망의 빛

 
재생에너지계획을 간척사업의 재원 정도로 인식하거나, 1년 후로 다가온 해수 유통과 상충하여 진행한다면 어민과 시민사회뿐만 아니라 전북 도민들은 반발할 수밖에 없다. 재생에너지 생산이 수산자원 복원, 수질 개선, 어업관광업 활성화와 함께 기획되고, 이 과정에서 전북도민들이 실질적 혜택을 얻도록 정부의 새만금 재생에너지계획은 수정되어 추진되어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 안목으로 국가의 재생에너지 확대와 산업계의 에너지 사용 체질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그동안 건설 자본에게만 이익을 주면서 공유자산을 훼손시켜왔던 새만금사업에 새로운 희망의 빛이 보일 것이다.
 
 
글 / 김재병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제작년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