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려야 할 새만금갯벌 [특집]

새만금사업은 만경강과 동진강이 자유롭게 흘러 바다와 만나는 강 하구를 틀어막는 하구둑 건설사업과 강 하구 외측에 형성된 갯벌을 없애는 갯벌간척 사업이 합쳐진 대규모 토목공사이다. 이같이 대규모 하구갯벌과 기수역을 한꺼번에 없애버리는 사업은 국내외에서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정부의 주장대로 세계 최장의 방조제라고 한다면 결국 새만금사업은 세계 최대의 생태계 파괴 사업이자 세계 최대의 단두대를 만든 사업인 것이다.
 
새만금사업이 이루어지기 전만하더라도 조석간만의 차(조석차)가 평균 5.7미터(최대 7.4미터, 최소 4미터)로 비교적 컸다. 그래서 이 지역은 강물의 양과 파랑의 세기보다는 조석차가 크게 영향을 미쳤으며 모래뻘 갯벌이 많은 면적을 차지해 어류와 폐류가 산란하기 좋고 수많은 생물들이 서식하기 좋았다. 밀물과 썰물이 일어날 때면 40킬로미터 넘게 바닷물이 강을 따라 들어갔다가 바다로 나오는 강 하구로서의 기능을 잘 유지했다. 갯벌을 포함한 연안습지의 면적은 401제곱킬로미터나 되었다. 또한 두 개의 강물과 함께 흘러나온 퇴적물과 유기물이 방조제 외측의 위도, 영광, 멀리는 전남지역의 해안까지 공급돼 서해안의 생물서식 환경을 좋게 유지시켜 주었다.
 
세계적인 멸종위기종 넓적부리도요 1마리가 죽어 있는 모습 Ⓒ주용기
 

새만금 방조제 내외측의 퇴적상 악화

 
그러나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완료되고 배수갑문(총 길이 540미터)을 통해서만 비정기적으로 해수유통을 하면서 내측의 평균 조석차는 1미터 내외(김제시 심포와 부안군 문포는 30센티미터 정도로 감소함)로 급격히 감소했다. 내측의 갯벌면적은 대략 90퍼센트 이상 줄어들었고 강하구로서의 기능도 떨어졌다. 갯벌에 살던 조개, 게, 갯지렁이, 국내법적 멸종위기종인 ‘대추귀고둥’과 미기록종 등 수많은 생물들이 죽어갔고, 바닷물에 항상 잠겨 있는 지역에는 ‘죽뻘’이 쌓이면서 이곳에 살던 생물들도 급격히 사라져 갔다. 현재 내측의 바닷물 수위를 1.5미터보다 높지 않게 관리를 하고 비정기적이고 불규칙한 양의 바닷물이 배수갑문을 통해 해수유통이 이루어지면서 적은 양이나마 갯벌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조제 외측 해역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외측의 해류흐름이 바뀌고 해수의 유속이 전체적으로 감소하면서 퇴적물과 유기물이 멀리 퍼져 나가지 않아 외측의 생물서식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즉 외측의 바다 바닥이 ‘죽뻘’로 변한 면적이 증가해 생물상이 바뀌고 어민들의 어업조건도 악화되고 있다. 변산해수욕장, 고사포해수욕장 등 모래로 된 해수욕장의 모래도 쓸려나가 지역에 따라 경사도가 급해지고 모래사장 표면은 요철이 심한 상태로 변하고 있다.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고창갯벌과 부안 줄포만갯벌, 서천갯벌과 해역뿐만이 아니라, 부안군의 위도, 격포 등의 해역과 영광지역의 해역까지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는 사업초기 당시 시행한 환경영향평가 조사범위를 훨씬 넘어서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은 앞으로 계속 발생할 것이며 외측의 해양환경의 악화가 광범위하고 심각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어업 악화로 어민들 생계 위협

 
이같은 해양환경의 악화로 인해 갯벌과 바다에 의지하며 살아오던 어민들은 소득감소로 생존권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새만금 방조제 내측의 어민들은 생계 위협은 물론 우울증에 빠지는 등 정신병적인 상황도 벌어지고 공동체 파괴 현상도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실정이다.
 
주민 피해는 정부가 1989년에 시행한 환경영향평가의 조사범위와 마찬가지로 어민피해 보상비 지급 시 설정한 어업피해 범위를 훨씬 초과해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지역주민들의 생태환경변화에 대한 생태인식의 조사에서 격포, 위도, 곰소만, 서천지역의 주민들이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로 인해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증언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완료로 인해 전라북도 전체 해역의 어민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전라북도의 어업 가구 수, 어업 종사자 수, 어업 생산량 등의 변화를 전국 합계와 비교 분석했다. 이를 분석한 결과 새만금사업이 전북지역의 어민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어민피해 보상을 받은 어민들도 보상비 금액 산정에 있어 보상 당시 최대 3년간의 평균어획량 또는 생산량을 기준으로 해서 책정했다(총 보상비 4696억 원: 어민보상비 4400억 원, 용지보상비 269억 원). 평생 동안 또는 자손까지 이어받아 어업을 할 수 있는데도 이에 대한 보상은 고려되지 않았다. 더욱이 변산해수욕장이 피해지역 내에 있음에도 지역주민들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나 보상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새만금지역의 어민들이 잡아 많은 수입을 올리던 주요 생물자원인 말백합은 방조제 물막이가 완료된 2006년 이후 급격히 감소했다.
 
더욱이 2010년 1월 28일 확정된 ‘새만금 내부 개발 기본구상 및 종합실천계획’에서 내부간척지 개발을 위해 필요한 매립토(6억 세제곱미터)를 군산항 주변과 4호방조제 외해역의 바닷모래를 준설해서 사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결국 주변 해역의 해양생태계가 파괴되고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서천군의 유부도갯벌이 깎여나갈 가능성이 커지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곳에 사는 어민들의 생존권도 심각하게 피해를 받을 것이 뻔하다.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완료 이후 조개들이 집단 폐사한 모습 Ⓒ주용기
 

도요물떼새 급감 국제사회도 우려

 
수많은 생물종의 감소로 국제적인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생물종 중에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갯벌을 중간기착지로 이용하던 도요물떼새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는 <호주뉴질랜드 도요물떼새 연구단(AWSG)>과 <새와 생명의 터>가 공동으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봄철(4월과 5월)에 새만금지역의 갯벌과 금강 하구갯벌, 곰소만갯벌에서 도요물떼새의 종과 개체 수 변화 조사를 통해서 밝혀진 사실이다. 동아시아 대양주 철새이동경로상의 도요물떼새들은 비번식지인 호주, 뉴질랜드, 동남아시아와 번식지인 러시아, 중국 동북부, 알레스카 등 툰드라 지역을 오고 가는 도중 먹이를 먹고 휴식을 하기 위해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갯벌을 포함한 황해갯벌을 중간기착지로 이용한다. 이들의 조사 결과 새만금지역에서는 2006년 19만8045마리에서 2008년 5만4394마리로 무려 14만3651마리나 감소했다. 3년 동안 금강하구갯벌에선 2만278마리가 늘어나고 곰소만갯벌에선 8887마리가 증가했으나, 세 지역을 모두 합쳐서도 대략 11만4486마리가 감소했다. 결국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인해 도요물떼새가 무려 11만 마리 이상 감소한 것이다. 
 
특히 전 세계에 불과 200여 쌍밖에 되지 않는 IUCN 지정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넓적부리도요는 최대 34마리이었다가 지난해에는 겨우 1마리만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전 세계 개체수의 27퍼센트가 새만금갯벌에 찾아오던 붉은어깨도요는 3년 만에 8만3500마리나 감소했다. AWSG가 호주의 북서지역 해안에서 2008년에 조사한 결과 2만 마리가 감소했는데 이는 새만금사업 때문으로 3년 동안 붉은어깨도요의 전 세계 개체 수(대략 38만 마리)가 20퍼센트나 감소한 것이다. 
 
2006년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이전에 붉은어깨도요는 ‘동아시아 대양주 철새 이동경로(EAAF)에서 가장 흔한 종이었으나, IUCN에서 멸종위기종 목록에 등록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된 것이다. 결국 새만금사업이 국제적으로 이동하면서 살아가는 도요물떼새들의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이들 도요물떼새 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생물종들이 급격히 감소하거나 사라질 것이라는 점을 증명해 준다.
 
이 같은 사실이 국제사회에 알려지면서 새만금사업이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계속되는 람사르 협약과 생물다양성협약 등 국제협약 총회에서도 거론되어 왔다. 급기야 2008년 제10차 람사르 당사국총회에서 채택한 결의문 13번에는 한국정부가 ‘새만금 간척지와 다른 국내 보호지역에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이동 물새의 개체 수 변화 보고서’를 람사르 사무국에 제출하도록 했다.
 
한편 2014년 봄철 조사에서는 4000~5000만 마리 정도의 도요물떼새가 새만금갯벌에 도래하였다. 서천 유부도갯벌이 만조 높이가 6.5미터 이상이면 갯벌에 쉴 공간이 부족해져서 새만금지역의 북측갯벌까지 최소 5000~1만 마리까지 이동해 2~3시간 정도 머물렀다가 다시 서천갯벌로 이동해 올라간다. 여전히 새만금갯벌은 도요물떼새에게 중요한 휴식지이자 서식지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해수유통을 하는 것이 그나마 남은 갯벌을 살리는 길이며, 여전히 찾아오는 도요물떼새라도 계속 도래하게 하는 길일 것이다.
 
한편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완료 이후, 방조제 외측인 서천 유부도갯벌도 갯벌 퇴적상이 모래펄갯벌에서 펄갯벌로 변화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조개 서식량이 감소해 어민들의 생계위협은 물론 작은 조개를 먹는 붉은어깨도요가 줄어드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전체 개체수가 증가하다가 감소하는 현상을 반복하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가 서천 유부도갯벌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새만금 방조제 내측의 수질이 악화될 때마다 배수갑문을 통해 배출되는 오염물질과 거품
 

새만금사업의 진실을 말하라

 
방조제 내외측의 수질상태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악화되는 상황이다. 특히 용담댐물의 만경강 희석수 사용을 얼마나 늘리고 줄이냐에 따라 만경강의 수질을 개선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수질개선에 노력해 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의 계획대로 토지이용을 하고 싶더라도 수질개선이 되지 않고는 실현이 불가능하다. 방조제 내측의 수질이 악화될 때마다 내측의 오염된 물을 배수갑문을 통해 외측으로 내보내면 외측의 수질도 악화되어 해양생태계 악영향이 발생하고 있고, 밀려온 오염물과 거품으로 변산해수욕장 등 주변지역에 피해를 주고 있다. 이같은 피해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관광객 감소로 인한 관광 수입 감소 등의 경제적인 피해를 받은 것에 대해서도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방조제 내외측의 수질개선과 해양환경을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해수유통을 확대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수많은 양심적인 종교계와 국민들이 새만금갯벌과 바다를 생명과 평화, 조화의 땅이 되기를 기원해왔다. 하지만 일부 개발이익세력과 정치인들은 인간들의 탐욕과 어리석음을 앞세워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갯벌을 죽음의 공간으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 
 
더 이상 새만금사업을 정치적으로 악용하지 말고, 해수유통을 확대해 새만금갯벌과 바다를 살려내서 이를 지속가능한 전북발전, 지속가능한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기를 기대한다. 지금이라도 새만금사업의 진실을 말하고, 해수유통을 확대해 람사르협약, 생물다양성협약 등 국제협약의 정신에 맞게 새만금갯벌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에 적극 나서기를 바란다.

주용기 전북대학교 전임연구원 juyk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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