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사르 습지 훼손해 일몰관광 다리를 놓겠다고?

물이 빠지자 고창군 하전마을 앞으로 드넓은 갯벌이 펼쳐졌다
 
새만금간척사업으로 전북 갯벌의 90%가 사라졌다. 고창부안습지는 새만금 갯벌이 사라진 후 갯벌생물과 멸종위기종의 대체 서식지 그리고 어류들의 산란지 역할을 하는 유일한 연안습지이다. 고창군은 군 전체가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생태계가 잘 보존된 지역이다. 정부도 고창군과 고창부안습지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보존을 위해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뒤 2010년에는 ‘람사르 습지’로 등록했다. 
 
부안군과 고창군을 연결하는 7.48km 부창대교 건설 이야기는 16대 총선 당시 선심성 공약으로 출현했다. 그러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번번히 낙제점을 받아 사라졌다가 선거 때만 되면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길 반복했다. 최근의 21대 총선에서는 그간 변산 격포를 거쳐 곰소만 젓갈단지와 내소사, 줄포 등을 찾는 관광객이 격포에서 바로 고창으로 건너갈 것이라며 반대하던 부안군이 기존 입장을 바꾸고 적극 추진의지를 보여 논란을 부르고 있다.
 
물이 빠진 갯벌에서 작업을 하는 어민
 
대표 추진파는 부창대교가 ‘관광형 노을대교’가 되어 세계적인 노을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 위해 기존 4차선 교량 건설계획을 2차선으로 축소하면서까지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 하지만 교량을 건너며 보게 될 노을이 아름답다 해도 어촌을 끼고 돌며 드넓은 갯벌과 함께 해안도로를 따라 노을을 보며 지역의 먹거리와 문화체험을 하는 것과 비교할 수 있을까? 노을대교 운운은 거대 토건사업에서 떨어질 단기적 사업이익에 골몰한 수사일 뿐이다.
 
 
명사십리 백사장으로 유명한 고창군 만돌갯벌
 
오랜 세월 동안 만들어진 기름지고 찰진 고창부안습지는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의 산란장이고 흰발농게의 서식지이다. 습지와 그 주변은 어민들이 바지락을 캐고 물고기를 잡으며 바닷물로 소금을 만들고 젓갈을 생산하며 삶을 이어 온 생계의 근원이기도 하다. 고창부안 갯벌의 보존과 관리에 힘을 모아 생태관광의 활성화를 꾀하고 지역 수산물과 농산물의 이미지 제고를 통해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 부창대교 건설에 기댄 단기적 토건사업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보다 백배 낫다. 황금알을 낫는 생태적 보고를 단기적 토건사업 이익을 위해 배를 가르는 우행은 백지화돼야 마땅하다.
 
 
글·사진 / 이성수 기자 yegam@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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