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연금제도로 갯벌과 마을을 살린 만수동 마을

충남 태안군 고남면 만수동 앞 갯벌 ⓒ함께사는길 이성수
 
안면도 남단에 위치한 태안군 고남면 만수동마을은 국내 어촌마을 중에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마을연금제도를 전국 최초로 실시하고 있는 마을이다. 지난 8월 8일 이 제도를 이끌어 낸 전제능 어촌계장(58세)을 만나 마을연금제도가 무엇인지, 마을은 어떻게 변했는지 이야기를 들었다. 
 
마을 주민과 어촌계원은 몇 명이나 됩니까? 또 바지락을 잡는 갯벌 면적은 얼마나 됩니까? 
마을에 56호가 있고 인구수는 125명에서 128명으로 왔다 갔다 해요. 96명이 어촌계원이고 나머지는 학생이라고 보면 돼요. 바지락 양식장은 마을양식장과 공동양식장 두 군데로 구분되어 있어요. 공동양식장은 10개 어촌계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곳인데 면적이 120헥타르 정도 되어요. 이곳에서는 어촌계원, 준계원(최근에 마을로 들어온 젊은 귀어인) 할 것이 없이 모두 채취를 하는데 가장 많은 수익이 발생해요. 마을양식장은 면적이 31헥타르 정도 되는데 기존의 어촌계원(43명)만 이곳에서 채취할 수 있어요. 마을에서 팬션을 운영하는 어촌계원이 6명 있는데 마을양식장 중 1헥타르는 이들의 팬션을 찾는 관광객에게 개방하고 있어요. 마을양식장은 매년 갯벌 휴식년제를 운영하고 있어요. 마을 앞 갯벌에 바닷물이 빠지면 갯벌 진입로가 나 있는데 올해 우측에서 작업을 하면 내년에는 좌측에서 작업을 하려고 해요. 그래야 바지락을 크게 키울 수 있거든요. 마을양식장을 이용하는 어촌계원은 43명으로 제한해 놓고, 이 분들 중에서 돌아가시거나 이사 가는 분이 있으면 순번제로 귀어한 분들이 자동적으로 들어가요. 1년에 2, 3명 정도되더라고요. 18명이 귀어했는데 12명이 아직 마을양식장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죠. 워낙 공동양식장에서 잡는 수입이 많다 보니까 굳이 마을양식장으로 들어오려고 하지 않기도 해요. 
 
마을갯벌에서 바지락 작업을 하는 어민들 ⓒ주용기
 
어촌계장은 언제부터 맡고 계십니까? 
2014년 6월 30일부터 어촌계장을 맡기 시작했어요. 임기가 4년인데 한 번 더 해달라고 해서 재임을 했어요. 원래 이 마을 태생이에요. 여기 살아도 농사만 지었지 어업을 거의 하지 않았어요. 1년을 살아도 바다에 한 두 번 밖에 다니지 않았어요. 출마를 하지도 않았는데 주민들이 무기명 투표를 해서 당선이 됐어요. 남녀 5명씩 총 10명을 대의원으로 선출해 주면 어촌계장을 수락하겠다고 하고 임기를 시작했어요. 
 
마을에서 시행하는 마을연금제도를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마을양식장에서 바지락을 공동으로 생산을 하고 공동으로 판매를 해서 그 수익금을 주민들에게 나누어 주자는 제도예요. 공동양식장에서 나온 것은 개인 것이에요. 마을양식장에서 캔 하루 전체 바지락 생산량 중에서 먼저 어촌계 운영비로 5퍼센트를 뗍니다. 그리고 나머지 생산량 중 70퍼센트는 당일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n분의 1로 나누어 주고 나머지 30퍼센트는 마을연금제도에 따라 그 대상자들에게 나누어줍니다. 연금제도에 해당하는 분들은 80세가 넘으신 노인 분들, 중증환자, 장애인들이 해당이 돼요. 또 평상시에 바지락을 캐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단합대회나 병원에 갔다던가, 다른 일로 만약 작업을 하지 못할 사유만 있으면 그분들에게도 공동생산량의 30퍼센트를 가지고 모두 나누어 줍니다. 매일 바지락 작업이 끝나면 해당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로 생산량과 금액에 대해 알려줍니다.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습니까?  
마을양식장은 우리 부모 세대인 70대, 80대가 다 만들어 놓은 거예요. 돌을 지게에 실어 다가 굴 양식장, 바지락 양식장을 만들었어요. 그 덕에 지금 세대들은 호미나 바구니만 가지고 가면 깰 수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마을연금제도를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2015년 6월에 대의원회의를 열었을 때 12월까지 6개월만 한 번 (시행을) 해보고 수익이 나는지를 보고 계속 할지 말지 결정을 하자고 했어요. 만약 손해가 나면 계속하지도 않고 손해가 나는 만큼 내가 전액 부담하겠다고 했더니 대의원 전부가 찬성을 하더라고요. 저는 자신이 있었어요.
 
주민들의 수익은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실제로 6개월을 해보니까 바지락을 캐는 작업자가 1인당 180만 원의 소득이 더 생겼어요.  일단 바지락 큰 것만 캐서 팔았어요. 그리고 수협과 군을 통해서 일본으로 수출하는 길을 열었어요. 바지락이 작으면 수출이 안 되잖아요. 중간 상인을 끼고 해서 수출을 했어요. 1톤부터 시작을 해서 인근 어촌계에서 채취한 바지락까지 합쳐 수출을 했어요. 연금제도를 하기 전에는 작은 바지락까지 포함되다 보니까 1킬로그램당 2200원 또는 2300원을 받았어요. 근데 바지락 큰 것만 수출하다보니까 4월부터 6월까지 1킬로그램당 3700원을 받았어요. 1킬로그램당 1500원을 더 받은 것이죠. 요즘에는 여름철이다 보니까 바지락 속이 덜 차서 1킬로그램당 2700원, 2800원에 팔아요. 예전과 같은 양을 캔다 하더라도 다른 어촌계보다 단가로 보면 1500원을 더 받는 셈이에요. 참고로 공동양식장과 마을양식장 전체에서 바지락을 잘 캐는 사람은 1년 동안에 6천만 원까지 수입을 올리기도 해요. 저는 이를 투명하게 하기 위해 6개월마다 한 번씩 수익 결산을 내서 어촌계원들에게 공개를 합니다. 예전처럼 6개월 동안 조업 일수가 62일로 똑같았는데 통장으로 들어온 수입이 오히려 180만 원 늘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줬죠. 그랬더니 마을연금제도를 반대하는 어촌계원들이 없더라고요. 2년 반 동안 연금제도를 했는데 이제는 정착되었어요. 요즘은 1톤 정도를 캐요. 금액으로는 단가가 2700원이니까 270만 원이 돼요. 마을양식장에서 바지락을 캔 작업자가 얻은 수입이 2018년에 1인당 1600만~1700만 원이었어요. 고수온으로 인해 약간 줄었어요. 올해는 온도가 이 정도로만 유지된다면 1900만 원 정도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거예요. 2018년에 비작업자의 수입은 연간 300만 원 정도 됐어요.
 
만수동갯벌에서 캔 바지락 ⓒ주용기
 
마을연금제도를 시행하고 나서 마을에서 달라진 점이 무엇입니까? 
마을연금제도를 하다 보니까 일찍 갯벌에 내려가서 불가사리를 줍는 할머니도 있고, 젊은 사람, 나이 든 사람 할 것 없이 어장(갯벌)을 스스로 깨끗이 하려고 노력하더라고요. 젊은 사람들하고 나이 드신 분들 간에 갈등이 없어졌어요. 그거 하나 제일 성공했어요. 또 한 가지는 연금받기가 미안하다는 분들이 있어서 그만 받겠다고 해요. 그래서 제가 “미안할 것 하나 없다. 어르신 자손이 또 마을에 와서 작업을 하면 또 다른 어르신 분들이 혜택을 보니까 괜찮다. 똑같이 돌아가면서 혜택을 본다”고 말을 하죠. 또 나이 드신 할머니 세 분은 1년 정도 쉬었다가 “내가 아직 힘이 있으니까 내가 바지락을 캐서 일하지 못하는 분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말씀하시기도 해요. 
 
걱정되는 부분은 없나요?
보령하고 안면도 사이가 불과 2.7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 연륙교를 놓는다고 큰 교각을 수십 개 박았는데 유속이 그만큼 느려졌어요. 그래서 펄 성분의 갯벌이 많이 유입됐어요. 그 전에는 여기가 다 모래밭이었는데 교각이 들어서면서 인근 어촌계까지 다 피해를 입고 있어요. 펄이 많아지다 보니까 쏙이 많이 생겨요. 4, 5년 전부터 펄이 쌓이기 시작해서 모래를 살포하기 시작한 지는 3년 정도 됐어요. 올해는 자율관리사업비 4천만 원하고, 환경개선사업비 5천만 원 해서 전체 9천만 원을 지원 받아서 마을양식장 갯벌에 모래 1200루베(세제곱미터)를 뿌렸어요.  
 
공동양식장은 펄이 쌓이지 않습니까?  
공동양식장에는 펄이 쌓이는 문제가 덜해요. 육지에 접해 있지 않고 바다 가운데 있기 때문이에요. 공동양식장은 바닷물이 빠져야 드러나고, 1221명이 작업을 할 수 있어요. 바지락 채취 허가가 난 지역이 120헥타르인데 허가 나지 않은 지역까지 합하면 200헥타르가 될 거에요. 그런데 200헥타르 모두에서 바지락을 잡고 있죠. 어촌계별로 나누어져 있지 않고 어느 곳에서나 다 깰 수가 있어요. 그런데 공동양식장이 4군데의 풀등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어촌계장님들이 회의를 해서 매일 4군데를 하나씩 돌아가면서 작업을 해요. 한 사리(15일)에 4일 정도 작업을 해요. 그런데도 바지락이 엄청나게 많이 나와요. 
 
마을연금제를 만든 만수동 전제능 어촌계장 ⓒ함께사는길 이성수
 
마을연금제도를 벤치마킹하고픈 마을에 전하고 싶은 말? 
우리 마을은 2016년 6월 30일부터 어촌계원이 되는 자격조건을 완화해서 1인당 1만 원씩만 내면 다 어촌계원으로 받아주었어요. 젊은 사람들이 바지락을 캐는 작업을 잘 하지 못하지만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많이 해요. 사무장도 귀어하신 분이에요. 기존 주민을 사무장으로 채용하지 않고 귀어하신 분을 사무장으로 두자고 했고, 그렇게 하고 있어요. 마을 주민들의 나이를 보면 65세 미만이 50명 정도 되고, 나머지는 70대, 80대, 90대가 돼요. 처음에는 젊은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기존 어촌계원들이 말도 못하게 반발을 했어요. 그래서 제가 “아주머니, 평생 젊으신 것이 아니다. 저 젊은이들을 받아줘야 30퍼센트 수급자가 계속 유지될 것이 아니냐. 계속 30퍼센트를 나누어 받으려면 젊은 사람들이 많이 마을로 들어와야 한다. 아주머니들도 5년 내지 10년이 지나서 갯벌을 못 나가면 자동적으로 마을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했어요. 귀어인들이 많아져서 우리 마을에는 빈 집이 없어요. 사무장 같은 경우도 집이 없어서 고남면소재지에 집을 임대해서 왔다 갔다 해요. 마을연금제도가 계속 되려면 젊은 귀어인들이 마을로 들어올 수 있도록 주민들이 노력을 했으면 해요. 
 
 
글 / 주용기 전북대학교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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