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갯벌 신공항 아닌 세계유산 등재 필요

새만금 수라갯벌에 모여든 도요물떼새 무리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국토교통부가 군산시 옥구읍 공유수면 지역 265만3045㎡에 새만금신공항 건설을 추진(2020~2028)하고 있다. 지난 9월 6일, 국토교통부는 ‘새만금신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환경부에 제출해 협의를 요청했다. 환경부는 10월 말까지 협의 의견을 국토교통부에 통보할 예정이다. 그런데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평가서 본안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 5월에 공개된 초안을 검토한 바로는 부실 작성 부분이 많았다. 생물상 조사와 분석 부분이 일부 보완됐다 해도 불과 3개월 동안 부실 작성 부분이 개선됐을 가능성은 낮다.
 

갯벌, 조류, 비행안전 무시한 평가서 초안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하 평가서 초안)을 보면, 서천갯벌이 다른 3개 지역의 한국 갯벌과 함께 지난 7월 23일 세계유산에 등재된 사실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서천갯벌은 국내법에 의해 연안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이고 또 국제기구에 의해 람사르습지, EAAFP(동아시아-대양주 이동경로 국제협력기구) site(관리지역)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그리고 국가적으로 생태적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는 서천갯벌(세계유산 구역 68.09㎢, 완충 구역 36.57㎢)의 일부는 공항 건설 평가서의 조류 조사 범위로 제시된 ‘새만금신공항 예정지로부터 13km 범위’ 안에 든다. 서천갯벌을 새만금신공항 예정지 주변지역에 포함시켜 영향을 분석해야 마땅했지만 언급조차 않았다.
 
서천갯벌과 새만금갯벌에 도래하는 수많은 새들은 이동성이 강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이 두 지역은 단일 생활권이다. 서천갯벌에 도래하는 도요물떼새는 최대 6만여 마리가 관찰된다. 이들 가운데 새만금갯벌을 휴식지로 삼는 도요물떼새들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새만금갯벌이 공항 건설로 사라지면 안전한 휴식지도 사라지고 도요물떼새와 저어새의 에너지 비축량이 줄어 장거리 이동이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크다. 비행기 운항은 서천갯벌 조류들의 휴식과 서식환경 자체에 교란을 일으켜 생존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비행기와의 충돌사고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런 가능성이 현실이 될 경우 서천갯벌은 세계유산 등재기준에 미달하게 되고 등재 파기를 부를 가능성이 커진다. 
 

조류 조사 범위를 확대했어야

 
평가서 초안의 큰 문제는 조류 조사가 아주 제한 범위 내에서 실시됐다는 점이다. 새만금갯벌에 서식하는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괭이갈매기는 새만금 방조제 내측에 번식지가 없어서 방조제 외측에서 번식을 마친 후 새만금갯벌로 들어와 서식하는 새들이다. 평가서 초안을 보면 서천군에 위치한 노루섬에 번식하는 저어새와 괭이갈매기, 그리고 신공항 건설 예정지로부터 13km를 벗어난 영광군 칠산도 등 다른 무인도에서의 조사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칠산도를 번식지로 이용하는 저어새가 새만금갯벌로 이동해 온 경우가 있는데도 말이다. 또한 조류 번식지와 취식지에 대한 조사만 하고 휴식지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물갈퀴가 없는 도요물떼새와 저어새들은 바닷물의 수위가 높아지면 안전한 휴식지까지 이동한다. 서천갯벌에 서식하는 도요물떼새와 저어새들이 휴식지로 새만금갯벌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부족한 생물상 조사기간

 
새만금 수라갯벌에 모여든 저어새 무리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평가서 초안의 조류 조사를 보면, 조류 월별 조사기간 및 조사범위, 그리고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조류의 종과 개체수 및 이동성 조사 기간이 매우 부족했다. 조류 현지 조사 항목 및 조사시기를 보면, 2020년 10월 28일부터 2021년 3월 31일까지 매월 1회씩 총 6차례 조류 월별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2020년 12월 28일부터 2021년 3월 5일까지 총 7차례 48일 동안 조류 9개체(검은머리물떼새 3, 고방오리 3, 넓적부리 1, 큰기러기 2)에 대해 이동성 현장 조사(위치추적기 포함)를 실시했다. 이를 볼 때 조류 조사가 겨울철에만 실시됐고,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조류 조사도 겨울철에만 실시됐다. 또한 현장 조사에서 관찰된 전체 조류 120종과 총 개체수 8만2269마리에 비교할 때 위치추적기 부착 조류의 종과 개체가 9개체로 극히 적음을 알 수 있다.
 
신공항 건설 예정지인 수라갯벌을 포함한 새만금 지역은 여전히 바닷물이 유통되어 갯벌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새만금갯벌과 서천갯벌을 중간기착지로 이용하는 도요물떼새는 봄철(3월 중순05월 말)과 가을철(7월 중순010월 말)에 가장 많이 관찰된다. 도요물떼새의 생태특성상 개체별로 최소 15일에서 40일 가량 갯벌에 머물렀다가 번식지를 향해 북상하거나 비번식지를 향해 남하한다. 따라서 도요물떼새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15일 간격으로 만조 때 조사해야 하고 봄철에는 최소 5회, 가을철에는 최소 7회 현장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도요물떼새들의 이동성 현장 조사는 3월 중순05월말 과 7월 중순010월 말에 전혀 없었다.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괭이갈매기, 민물가우마지와 같이 무인도에서 번식을 하고 새만금갯벌과 서천갯벌로 이동을 해서 살아가는 조류에 대해서도 현장 조사와 이동성 조사가 없었다.  특히 저어새와 노랑부리백로는 갯벌에서 봄철부터 가을철까지(4월부터 10월 말까지) 관찰되는데 그 시기, 조사가 없었던 것이다. <한국물새네트워크>가 2021년 6월 서천군 노루섬에서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저어새 M35(RWB)의 이동경로를 보면, 8월부터 10월 초순까지 서천갯벌에서 먹이활동 계속했다. 10월 6일에는 새만금갯벌로 이동했고 10월 20일까지 바닷물이 유통되는 군산 수라갯벌과 만경수역의 유수지, 김제 심포항 북측의 만경수로, 그리고 거전리 앞 인공수로 등을 이용하고 있었다.
 
많은 겨울철새들이 10월 초순부터 11월 말까지 월동을 위해 남하하기 시작하고, 다음해 2월 초순부터 3월 말까지 번식지를 향해 북상하기 위해 이동을 한다. 그리고 겨울철 동안 기온과 먹이 관계, 위협요인에 따라 주변 농경지와 습지를 날아서 왕래한다. 그런데 평가서 초안을 보면, 위치추적기를 포함한 조류 이동성 조사가 2020년 12월 28일부터 3월 5일까지 총 7차례 48일 동안 실시됐다. 겨울철새가 머무르는 전체 기간으로 따져 보면 불과 3분 1 정도의 기간만 이동성 조사를 실시한 것이다. 공항이 건설된다면 많은 새들이 이동 도중 비행기와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는데도 말이다. 조류 조사는 조류 조사범위 지역에서 최소한 1년 동안 15일 간격 총 24회에 걸쳐 조류 종과 개체수 조사가 진행돼야 하고, 조류 이동성 조사는 최소한 1년 동안 매일 계속 이루어져야 한다. 
 
한편, 육상 동물상으로 포유류, 양서·파충류, 곤충류, 어류, 저서성 대형 무척추동물이 주로 활동하는 시기(4월 중순010월 중순)에 현장 조사가 전혀 실시되지 않았고 겨울철에만 행해졌다. 그러다보니 문헌조사에서는 멸종위기종인 맹꽁이, 금개구리, 구렁이가 서식한다고 했으나 현장 조사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의 현장 조사에 따르면, 공항 건설 예정지인 수라지역에서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 2급인 금개구리가, 그리고 수라갯벌에서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 2급이자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보호생물종인 ‘흰발농게’ 무리가 관찰됐다. 현장 조사가 얼마나 부실하게 진행됐는지 알 수 있다.
 

비행기와 조류 충돌 가능성 

 
새만금 수라갯벌 상공에서 전투기와 민물가마우지가 충돌 위기에 놓인 모습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평가서 초안에서 불과 조류 9개체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이동성 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이 새들이 신공항 건설 예정지와 주변 지역을 자주 이동한 것으로 나와 있다. 지난 2021년 10월 5일 오후 3시 12분경,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새만금 수라갯벌 상공에서 전투기와 민물가마우지가 충돌하는 상황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촬영한 바 있다. 결국, 이동성 조류들과 비행기의 충돌 가능성이 크고, 조류 피해는 물론 비행기 안전사고 우려도 큼을 알 수 있다.
 

국제 멸종위기종 대량 서식 

 
평가서 초안의 문헌조사로는 법정보호종이 51종이었고, 현지조사에서 확인된 법정보호종은 29종이었다. 법정보호종은 포유류에 수달과 삵이 있고, 조류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5종,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18종,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보호생물종 3종(저어새·알락꼬리마도요·검은머리물떼새)이 있었다. 현지 조사 시 관찰 조류는 120종이었고, 이중 27종이 법정보호종이었다. 또 전체 조류 종의 총 개체수 8만2269마리와 비교할 때 법정보호종인 조류의 총 개체수는 1만9816마리로 24.1%였다. 이 가운데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이 선정한 국제적으로 중요한 멸종위기종 14종이 포함돼 있다. 14종 가운데 5종은 EAAF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인데 황새, 저어새, 알락꼬리마도요, 붉은어깨도요(이상 멸종위기종), 검은머리갈매기(취약종)이다.
 

신공항 건설 ‘부동의’하고 새만금갯벌 세계유산 추가 등재를

 
환경부는 ‘평가서 본안’에 대해 ‘부동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2021년 7월 23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한국 갯벌(Getbol) 세계유산 등재 결정문’ 5항을 보면, 한국 정부는 2025년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에 ‘9개 구역을 추가로 등재 후보로 제출’해야 한다고 돼있다. 정부는 세계유산 등재 기준을 만족하는 새만금갯벌을 세계유산 추가 등재 후보로 삼아야 할 것이다. 
 
글 / 주용기 전북대학교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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