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갯벌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신청서’ 수정이 필요하다

 
문화재청이 지난 1월, 유네스코 측에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제출했다. 세계유산 등재 추진 지역은 서천갯벌, 고창갯벌, 신안갯벌, 보성-순천갯벌 등 4개 갯벌지역이며, 관련 자지체는 3개 광역도(충청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의 5개 시군이다. 등재신청서는 문화재청과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이 주관이 되어 여러 전문가와 실무진이 참여해 작성했다. 
 

물새 조사가 국제수준에 맞게 새롭게 진행되지 않은 한계

 
등재신청서는 지형지질분야, 생태계 분야, 주민생활문화 분야, 현재와 등재 이후의 보호 및 관리정책 분야 등 크게 4개 분야로 나눌 수 있다. 필자도 생태계 분야의 총괄을 맡은 목포대학교 임현식 교수(저서생물 분야)로부터 2016년에 요청을 받은 그대로 정부기관(중앙정부, 지방정부, 관련 연구기관)이 발간했던 2009년부터 2015년까지의 물새 조사가 포함된 보고서를 취합해 자료를 분석·정리해 보냈다. 
 
당시 물새 모니터링을 국제 수준에 맞게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인해 새로운 모니터링은 어렵다는 답변이 있었다. 만약 필자 요청대로 예산 지원이 됐다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의 물새 조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더 엄밀한 조사결과가 포함됐을 거라는 아쉬움이 생긴다. 특히 갯벌 도래 도요물떼새는 생태특성상 다른 물새들과 달리 사리 때 만조시간을 전후해서 매번 2주 간격으로 조사를 해야 한다. 
 
향후 유산신청 지역의 갯벌생태계 변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분석하기 위해서라도 정기적이고 체계적인 물새 모니터링을 실시해야 한다. 여러 생물종 중 도요물떼새를 비롯한 물새가 갯벌생태계의 상위포식자이자 중요 지표종이고,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 적색목록(Red List)에 해당하는 종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등재신청 지역과 주변에서 대규모 개발계획 철회해야

 
‘신청서의 144쪽’에는 ‘신안군에는 현재 7개의 연륙연도교가 이용 중이고, 추가적으로 3개의 연도교가 건설 중이지만 교량식 다리로 건설되고 있어 해수유통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다른 여러 지역에서 교량 건설로 인해 갯벌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데도 말이다. 만약 세계유산 등재가 이대로 결정된다면 향후 갯벌을 가로 질러 대형교량 건설을 하는데 있어서 갯벌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고, 오히려 이런 개발사업을 추진하는데 면죄부 역할을 할 것이다. 더욱이 ‘신청서의 183쪽, 189쪽, 190쪽, 203쪽, 220쪽’에서 환경영향평가법과 제도를 통해 유산지역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개발계획은 모두 검토가 이루어지며, 합리적 검토와 사전 예방적 조치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이는 거의 실현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이라도 고창갯벌에 건설하려는 부창대교(7.8킬로미터)와 신안갯벌에 건설하려는 대형 교량건설 계획, 그리고 신청유산 인근에 건설하려는 해상풍력발전기 건설 계획이 철회되도록 관련 기관이 협의를 해야 하고, 등재 결정 이전에 공개적으로 철회 선언을 해야 한다. 
 

잘못 진행되는 갯벌복원사업 철회해야

 
신청서의 곳곳(146쪽, 181쪽, 183쪽, 190쪽, 191쪽, 222쪽)에서 갯벌복원이 잘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언급했고, ‘신청서의 191쪽’에서 ’해양수산부는 향후 5년간 총 23개소를 대상으로 갯벌 복원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중 2023년까지 14개소의 복원사업을 완료하여 3제곱킬로미터의 갯벌을 복원하고, 3킬로미터에 이르는 물길을 회복시킨다고 한다. 이 계획에는 신청유산 구성요소 중 서천갯벌 1개소, 고창갯벌 2개소, 신안갯벌 4개소, 보성순천갯벌 3개소 등이 갯벌복원사업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해양수산부의 재정 지원을 받아 지자체가 진행한 갯벌복원은 단순히 물길 복원만 한다거나 제방을 다시 쌓고 수문을 만들어 해수유통만 하는 방식으로 추진함에도 불구하고 잘 진행된 갯벌복원이라고 호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더욱이 서천 유부도에서 진행하는 갯벌복원도 잘못 추진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서천군이 추진하는 이 사업을 등재신청 협력기관인 해양수산부와 그 산하기관인 해양환경공단이 적극 협력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유부도에서 추진하려는 잘못된 갯벌복원사업을 철회하고, 향후 진행될 계획인 갯벌복원사업도 엄밀한 조사와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진행해야 한다. 
 

여전히 계속되는 갯벌간척 중단 선언해야

 
‘신청서 143쪽’에서 ‘조간대 상부역을 대상으로 1990년대 이전까지 소규모 간척사업이 진행되기도 하였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과소평가를 했다. ‘신청서의 146쪽’에서 ‘대규모 간척매립의 역사는 종료되었다’고 언급하고 있지만 여전히 작은 규모의 갯벌매립은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2008년 정부가 대규모 간척 중단을 선언한 이후에도 갯벌이 간척된 면적의 총 합계는 10.8제곱킬로미터나 된다. 따라서 이미 훼손된 갯벌을 복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이상은 ‘작은 규모의 갯벌이라도 간척하지 않겠다’고 공개선언해야 한다.  
 

등재신청 범위를 확대하고 주변 지자체와 협력해야

 
‘신청서의 12쪽, 34쪽, 35쪽’에 있는 유산신청 구역인 서천갯벌의 범위를 보면 유부도의 서쪽 지역이 해도상 군산시 지역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따라서 문화재청과 등재추진단이 군산시와 협의를 해서 군산시가 이곳 관할지역을 세계유산 등재신청에 동의하도록 제안하기를 바란다. 
 
또한 ‘신청서의 14쪽, 38쪽, 39쪽’에서 유산신청 구역인 신안갯벌의 범위를 보면 압해도의 북서쪽과 북동쪽 갯벌이 제외되어 있다. 이 갯벌은 몇 년 전 일부를 매립해 조선소를 건설하려던 계획이 있던 곳이다. 지금이라도 개발계획을 철회하고, 이 지역 갯벌을 유산신청 지역에 포함시키기를 바란다. 이 갯벌은 압해도 주변 갯벌 중에서 가장 많은 도요물떼새가 먹이를 먹거나 휴식을 취하는 장소로 이용하는 곳이다.
 

새만금갯벌간척에 대한 문제점 명확히 적시해야

 
‘신청서의 86쪽, 88쪽’에서 새만금갯벌간척에 의해 물새들에게 어떤 악영향을 주었는지를 밝혔지만 명확하게 기술하지 않았다. 그리고 서천갯벌이 바닷물에 의해 모두 뒤덮는 만조 때가 되면 4만05만 마리가 넘는 도요물떼새가 금강하구의 준설토투기장(일명 금란도)으로 이동해 쉬기도 하고, 5000~1만 마리 정도가 새만금 간척지 내 북쪽지역으로 잠시 이동해서 쉬었다가 썰물이 되면 다시 서천갯벌로 이동해 와 섭식활동을 하고 있다. 이처럼 도요물떼새들이 휴식지로 이용하는 준설토투기장과 새만금간척지 내 북측 지역은 모두 이번 유산신청 구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만약 이 지역이 보전 관리되지 않고 개발된다면 서천갯벌에 도래하는 많은 도요물떼새의 생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지금이라도 새만금방조제 안팎으로 해수를 유통시키고 이를 통해 갯벌이 복원된다면 많은 도요물떼새들의 생존에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이 사실을 분명하게 언급해야 한다. 
 

하굿둑으로 가로 막힌 강과 하천의 해수유통에 대해 분명하게 적시해야 

 
등재신청서에 신청유산 지역에 갯벌 퇴적물과 유기물을 공급해 주는 주요 강과 하천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더 명확하게 기술을 해야 한다, ‘신청서의 47쪽’에서는 만경강, 동진강이 아예 언급되지도 않았다. 새만금사업의 문제점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배제한 게 아닐까 싶다. 등재신청서에 새만금방조제는 물론이고 금강, 영산강을 비롯해 작은 하천의 하굿둑들도 그 안팎으로 해수유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언급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유산신청 지역의 갯벌에 모래가 많이 섞인 퇴적물과 생물의 먹이가 되는 유기물이 자유롭게 공급이 되어 갯벌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강 본류 3개, 영산강 본류 2개 보(댐) 건설 악영향 언급해야 

 
‘신청서의 193쪽’에는 ‘금강, 영산강 등 주요 하천이 국가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신청유산 OUV(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육상으로부터의 오염물질은 적절한 통제시스템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고 기술했다. 이는 4대강사업으로 인해 매년 금강과 영산강의 수질이 악화되고 녹조현상이 계속 발생되고 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한 기술이고, 이같은 오염물질이 하굿둑 수문 개방시 갯벌과 바다로 유출되면서 신청유산 지역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무시하는 내용이다. 따라서 4대강사업으로 인해 건설된 보(댐)를 철거하거나 상시적인 수문개방의 필요성을 제기했어야 한다.
 
또한 서천 유부도 서쪽에 건설된 제방(도류제)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바로 잡고, 갯벌보전 정책과 관련한 각종 법률의 한계점, 그리고 람사르협약에 맞게 습지보전법 등 법률 개정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현재 법률의 한계 속에서 설정한 신청유산의 구역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 때 향후 세계유산 구역을 서남해안갯벌 전체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구체적으로 적시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등재 결정 이후 실질적으로 유산지역을 관리할 해양수산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한편, 유산지역에 관한 실질적인 연구와 관리 이행을 담당할 산하기관은 해양환경공단이 아니라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내에 국립해양보호구역센터를 별도로 만들어 담당하도록 하는 게 맞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 소속으로 국립습지센터를 설립해 내륙습지의 조사와 관리 책임을 맡긴 것처럼 말이다.
 
지금까지 등재신청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소통과 협력이 부실하게 진행되고 신청서가 충실히 작성되지 못하도록 한 부분에 대해 문화재청의 담당 사무관과 등재추진단의 실무 책임자를 빨리 교체하여 사업을 일신해야 한다. 
 
필자의 제안이 수용되어 등재신청서가 바르게 수정되고 개선 과정을 통해 한국 갯벌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길 희망한다. 나아가 한국 갯벌 일체, 더 나아가 북한과 중국 갯벌 전체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고, 국제수준에 맞게 잘 보전·관리되어 미래세대와 지구생태계의 공동자산이 되기를 희망한다. 
 
 
글 / 주용기 전북대학교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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