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 유통을 해수 유통이라 부르지 못한 새만금기본계획 개정

지난 2월 24일 새만금위원회는 새만금기본계획을 변경해 발표했다. 그 중 주목할 점은 농생명용지에 필요한 농업용수를 새만금호 내부가 아니라 새만금호 외부인 만경강과 금강에서 가져오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새만금 유역 후속 수질관리 대책으로 배수갑문 확대 운영에 따른 수질개선 효과를 점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담수화를 포기하고 해수 유통을 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앞서 새만금호 수질개선을 위해 해수 유통이 불가피하다는 환경부의 용역보고서가 공개되었고 새만금 해수 유통을 원한다는 전북도민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되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기본계획에는 해수 유통이란 단어는 찾을 수 없었다. 이날 발표한 새만금기본계획의 의미를 짚어본다.  
 

해수 유통 기정사실화

 
지난 2월 24일 새만금위원회에 참석한 정세균 총리가 새만금공동행동 이봉원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우리가 새만금 해수 유통을 계속 주장해온 이유는 환경을 살리고 경제도 살리자는 것입니다. 오늘 새만금위원회에서 새만금기본계획에 해수 유통을 담고 그에 맞는 개발계획을 세워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십시오.” 
 
24일 새만금위원회 회의 주재를 위해 전북도청을 방문한 정세균 총리에게 <새만금 해수 유통 추진 공동행동>의 이봉원 상임대표가 한 말이다. 이날 새만금위원회 회의에서 정세균 총리는 새만금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하겠다면서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은 이야기했지만 해수 유통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럼에도 새만금위원회 회의는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를 내놓았다. 
첫째, 농업용수를 새만금호 외부에서 취수하기로 했다. 
그동안 새만금호를 담수화하려는 이유는 농업용수를 새만금호 내에서 취수하기 때문인데, 이번 결정으로 담수화 필요성 자체가 사라지게 되었다. 아직 개발이 이뤄지기 전인데도 이미 새만금호 수질이 6등급에 육박하는 상황이라 새만금호 물을 농업용수로 쓰기 힘들다는 판단을 농림부에서도 한 것이다. 새로운 대안은 서포양수장(금강)과 어우보(만경강)에서 농업용수를  취수하고, 옥구저수지에 추가 저류하여 2026년부터 새만금 농업용지에 공급한다는 것이다. 
 
둘째, 새만금호 담수화계획을 폐기하고 해수 유통을 기정사실화했다. 
기존의 새만금 기본계획에 명시되었던 새만금호 담수화 추진계획이 전면 삭제되었다. 새만금호 목표수질은 TOC(총유기탄소량) 기준으로 농업용지 구간(중상류) 4등급, 도시용지 구간(하류) 3등급으로 설정하고, 단기대책 종료 후 재검토하기로 했다. 새만금호 목표수질 관리는 ‘현재 수질관리상태’ 유지(관리수위 EL.-1.5m)를 통해 관리하는데, 여기서 ‘현재 수질관리상태’는 해수 유통을 의미한다. 
 
새만금호 단기 수질관리대책은 배수갑문 운영(지난해 12월 29일부터 1일 2회, 주·야간 갑문 개방 중)을 통한 수질관리를 지속 추진하고, 장기 수질관리대책은 배수갑문 운영 여건 등을 고려하여 호 내 목표수질 유지를 위한 새만금호 내 해수순환 최적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이 연차점검 및 종합점검 결과 등을 고려하여 관계기관과 함께 해수 유통의 규모·방법, 새만금호의 활용 방안 등을 지속 검토해 가기로 했다. 
 
종합하면 예전보다 해수 유통을 확대한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유통량을 더 확대할지 여부는 3년 정도 추이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해수 유통을 결정한 것이다. 새만금위원회가 진행되는 시간에 열린 5대 종단 기도회에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인 김성주 국회의원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안호영 국회의원이 찾아왔는데 두 국회의원이 한 말도 같은 내용이었다. 다시 담수화로 돌아가지는 않으며, 해수 유통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으며, 수산업 및 관광업 연계 방안을 연구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도민 열망 반대한 전북도지사

 
하지만 아쉽게도 기본계획에 ‘해수 유통’이란 문구는 끝내 명시되지 않았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전라북도지사의 완강한 반대가 있다. 해수 유통이 이뤄지면 환경부가 새만금호 수질 개선 사업을 중단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게 과거의 반대 이유였다. 그 부분은 환경부가 앞으로도 새만금호 수질 개선사업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해소되었다. 지금은 ‘해수 유통을 명시하면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매우 모호한 이유를 댄다. 시민사회가 보기에 이는 관료의 타성이거나 정치적 책임을 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 
 
전북도민은 해수 유통을 원하지 않는다는 지역 기득권 세력들의 주장도 이번 해수 유통 논쟁 과정에서 거짓임이 밝혀졌다. 지난해 <새만금 해수 유통 추진 공동행동>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18세 이상 전북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새만금 해수유통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수 유통 찬성이 65%, 반대가 12%였다. 올해 2월 전주KBS가 실시한 새만금 사업에 대한 전북도민의 여론조사에서도 해수 유통 찬성이 50.9%, 반대가 24.8%였다.  
 
이러한 도민들의 열망에도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해수 유통을 명시하는 것에 끝까지 반대한 것이다. 그 결과 담수화에서 해수 유통으로 전환은 되었으되, 유통량의 확대라든지 해수 유통을 기반으로 한 수산업, 관광업 분야의 발전 방안은 담지 못하는 한계를 이번 기본계획은 가지고 있다. 
 
이제 전북환경연합은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이러한 한계를 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나갈 계획이다. 새만금 해수 유통 확대방안을 마련하고, 해수 유통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적인 새만금 사업계획을 제안할 것이다. 전북도민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공유경제를 추진하고, 이를 위한 ‘새만금 민관협의체 구성’ 등 거버넌스 체계를 지속적으로 촉구해 나갈 계획이다. 
 

새만금의 봄

 
새만금위원회를 앞두고 새만금 해수유통을 촉구하며 천막농성 중인 전북환경연합 활동가와 회원
 
지난해 12월부터 낮에만 한 번 열던 배수갑문을 밤에도 열기 시작했다. 그러자 한 달여 만에 새만금호 수질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여전히 과거에 비해 바닷물이 드나드는 양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이런 변화만이라도 반갑기 그지없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자연의 순리에 맡기는 해수 유통이 훨씬 더 쉽고 좋은 일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이 이해할 것이다. 
 
죽어가던 새만금에 생명의 봄볕이 비치기 시작했다. 아직은 그 볕이 많이 따뜻하지는 않지만,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음은 분명한 일이다.    
 
■ 이 자리를 빌어 지난해 전국 회원대회를 새만금에서 열고 함께 큰 소리로 해수 유통을 외쳐준 전국의 회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글・사진 / 김재병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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