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9] 서해안, 모래가 사라진다

모래 메우는 서해안 해변
서해안은 우리나라에서 파악된 130여개의 해안사구 중 규모가 큰 대부분의 해안사구가 분포하고
있다. 또한 해변은 대개 해수욕장으로 개발되어 올해에도 어김없이 수많은 피서객이 찾았다. 하
지만 매년 달라지는 해변의 모습과 바가지 상혼에 실망하고 돌아가는 피서객이 늘고 주민들 또
한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는 해변 모래유실 때문에 염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서해안
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인 만리포의 경우에도 피서철만 다가오면 대형 덤프트럭 등 중장비를 동원
해 다른 곳의 모래를 옮겨와 해수욕장에 펴는 일을 매년 반복하고 있다.

모래유실 낳은 해안옹벽
많은 해변가 주민들은 해변의 모래유실이 시작된 것은 대단위 간척공사와 해안옹벽 설치 그리고
방파제 등의 축조와 해사 채취가 많았을 때와 시기를 같이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한 예
로 지난 80년대 중반에 안면도와 접한 천수만에서는 약 4천7백여만평의 갯벌을 막는 거대한 방조
제 공사가 있었으며, 90년대 중반부터는 인근 지역의 해변에 육지보호와 해수욕장 개발이라는 명
분으로 수많은 해안옹벽들이 설치되기 시작했다. 안면도의 꽃지 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거대한
해안사구가 모래채취업자에 의해 다 없어지고 95년도에는 직선의 시멘트 해안옹벽 공사가 완료되
었다. 또한 그 시기부터 꽃지 해수욕장을 비롯해 옹벽을 설치한 지역 해변의 모래는 매년 눈에
띄게 없어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하나 둘 자갈밭으로 변한 상태로 이런 현상은 태안반도뿐만 아
니라 해안옹벽을 설치한 우리나라 대부분의 해안에서 어김없이 벌어지고 있다. 육지를 보호하겠
다며 설치한 해안옹벽은 오히려 해일이나 태풍이 왔을 때 파도나 바람의 힘을 이기지 못해 형체
도 없이 파괴되고 육지부도 급격히 쓸려나가는 현상이 발생해 인근 민가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
다. 그러나 자연상태의 해변(해안사구)은 파랑 등의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흡수해 해일이나 태풍
에도 별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는 자연상태의 해변이 자연방파제의 역할을 하기 때문
이다. 인공구조물을 설치해 모래유실이 발생하는 곳은 해수욕장으로서의 기능 상실과 자연재해
의 위험뿐만 아니라 급격한 해안생태계 훼손으로 이어진다. 또한 계속되는 모래유실은 생물 서식
지로서의 기능과 오염정화기능이 없어져 인근 해안의 황폐화와 어족 고갈을 낳기도 한다.

해변 살리는 모래포집기
모래유실은 수많은 세월에 걸쳐 해류의 흐름에 따라 모양이 갖추어진 리아스식 해안을 인간의 무
지와 오만으로 파괴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모양 그대로 자연스럽게 파도를 끌어안던 해변
에 파도를 막겠다고 직각에 가까운 옹벽을 축조해 해류의 흐름을 바꾸어 놓고, 생태계의 다리이
자 자연 방파제의 역할을 하던 해안사구에도 시멘트를 발라 생태계의 단절과 모래공급을 끊는
등 오만을 서슴없이 자행했다.
모래유실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바다모래 채취도 한몫 한다. 생태계 파괴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
고 충청남도의 경우 1999년 580만입방미터, 2000년 721만입방미터, 지난해 902만입방미터의 바다
모래가 채취되었고 올해도 건교부의 요청에 따라 자그마치 1650만입방미터의 바다모래가 채취될
것으로 예상된다. 육상(하천 포함)과 해상에서 자행되고 있는 무분별한 모래 채취로 그 양이 줄
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최근에 와서 이런 해안옹벽과 방파제 등의 문제점에 대
한 인식이 확산되고 모래유실을 막기 위한 방안들도 모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동안 아무런 검
증도 없이 무분별하게 축조된 해안옹벽을 허물자는 주장과 해안옹벽을 대신해 해안사구와 해변보
호를 위해 서산태안환경연합에서 설치를 제안했던 모래포집기(sand-trap fence) 등을 국립공원관
리공단에서 시범적으로 몇몇 지역에 설치해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안면도 바
람아래 해수욕장의 경우는 주민과 행정 당국이 합심해 바다모래 채취를 막아내고 모래포집기를
설치해 해변과 사구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바닷가 모래유실은 여전
히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규명을 위한 심도 있는 연구와 아
울러 복원을 위한 범정부차원의 실천이 요구된다.

이평주 st@kfem.or.kr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2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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