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젠다 솔라 07] 태양광의 눈부심 오해를 둘러싼 과학적 근거

최근 태양광 발전시설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인근 마을이나 도로에 빛 반사와 눈부심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연구(『Assessing Rooftop Solar PV Glare in Dense Urban Residential Neighborhoods: Determining Whether and How Much of a Problem』. Roger, D. C, 2014.)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이 눈부심을 유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태양광 패널의 목적은 햇빛을 전기로 변환시키는 것이고, 태양광 패널은 빛을 반사하는 대신 흡수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태양광의 눈부심과 관련하여 과학적 근거들을 살펴보자.
 

태양광 패널의 빛 흡수 기술

 
 
대부분의 태양광 패널은 빛을 최대한 흡수하고 반사를 최소화하기 위해, 반사 방지 코팅과 스티플링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먼저 반사 방지 코팅에 대해 알아본다. 태양광 패널은 태양 빛을 전기로 변환하기 위해 실리콘을 사용한다. 그리고 모든 태양광 패널은 빛이 실리콘을 통과할 때 반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반사 방지 재료로 코팅된다. 태양광 패널이 진청색이나 검정색 등 어두운 색인 이유가 바로 태양광 모듈의 주요 구성요소인 단결정 웨이퍼가 빛 흡수를 최대화하기 위해 반사 방지 코팅과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둘째, 반사 방지 코팅 외에도 태양광 패널의 표면은 ‘스티플링(Stippling)’이라고 불리는 처리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통해 표면이 거칠어져 반사율이 감소되고 눈부심이 제거된다. 스티플링이란 유리의 표면에 작은 점으로 자국을 내어 거친 질감을 내는 처리법이다. 햇빛이 거울과 같은 매끄러운 표면에 부딪히면 정반사가 발생한다. 또한 그 때 햇빛은 한 방향으로 직접 반사된다. 하지만 햇빛이 스티플링된 표면, 즉 점각된 표면에 부딪히면 여러 방향으로 확산 반사된다. 반사가 여러 방향으로 흩어져 발생할 경우에는 눈부심이 발생하지 않는다.
 
 
한편, 반사 방지 코팅과 스티플링의 기본 조합 외에, 일부 태양광 패널은 ‘광포획(Light trapping)’을 사용한다. 광포획은 거울 및 자연 표면 텍스처를 이용하여 태양광 셀 레이어 내에서 빛을 포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태양광 패널이 더 적은 빛을 반사·방출하여 더 많은 빛을 전기로 변환할 수 있도록 만든다.
 

태양광 패널의 낮은 알베도

 
태양광 패널의 반사율은 다른 물질과 마찬가지로 물질의 ‘알베도(albedo)’로 측정된다. 알베도란 물질 표면에서의 태양 복사 반사율을 나타내는 척도이다. 0 (반사 없음)에서 1.0 (반사율 100퍼센트) 범위로 표시한다. 태양광 패널과 다른 물질과의 알베도 비교를 통해 태양광 패널의 눈부심 잠재성을 비교할 수 있다. 태양광 패널의 목적이 햇빛을 전기로 변환하기 위해 햇빛을 포착하는 것이어서 태양광 패널의 알베도는 다른 일반적인 물질들의 표면보다 훨씬 작다. 미 연방 항공국 (US 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이 채택한 기술지침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의 눈부심은 흰색 콘크리트, 주택 창문, 목재 지붕뿐만 아니라, 토양의 표면보다도 훨씬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현대 태양광 패널은 물과 비슷한 정도로, 들어오는 빛의 단 2퍼센트만 반사한다. 
 
 
즉, 건물 옥상이나 일반 나대지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다면, 기존의 흰색 페인트나 토양의 알베도보다 태양광 패널의 알베도가 더 낮기 때문에, 각도의 차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오히려 눈부심의 정도가 낮아질 수 있다. 특히 최근 신축 건물들은 열이 건물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햇빛을 많이 반사하는 흰색 옥상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 흰색 페인트는 높은 알베도를 갖기 때문에 눈부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반면, 건물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다면 눈부심의 가능성이 오히려 감소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태양광 패널의 빛 흡수기술, 낮은 알베도 등 과학적 근거를 들어서 설명해도 일부 사람들은 이를 믿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들도 공항에 태양광 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본다면 아마 더 이상 오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항공기의 안전을 우려해온 공항에서도 태양광 시설이 설치되고 있다. 인도 코친공항도 2013년에 입국터미널 옥상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했고, 이후 항공정비시설 건물 옥상과 주변 부지에도 태양광 설비를 설치했다. 이를 계기로 인도 내 모든 공항이 태양광 시스템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 인천국제공항도 제2여객터미널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했다. 가끔 백 마디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위력적이다. 태양광 패널의 빛 공해 걱정은 기우라는 사실이 상식이 되어 더 많은 햇빛발전이 이루어지기 바란다.
 
 
글 / 임현지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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