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과 전망 03]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수송부문의 도전

2020년 7월에 EU 집행위원회는 2050년 기후중립 달성을 위한 Green Deal의 후속 조치로 에너지 시스템 통합 전략을 발표하였다. 에너지 시스템 통합 전략은 에너지 운반, 인프라, 소비 영역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에너지 시스템 계획 및 운영을 통해 2050년까지 모든 부문의 탄소중립을 위한 목표를 달성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전력을 기반으로 최종에너지 부문의 직접적인 전력화를 추구하고, 어렵거나 비효율 혹은 고비용인 경우 수소 포함 재생 및 저탄소 연료를 활용한다. 
 
재생에너지 공급은 주로 발전부문에 치우쳐져 있다. 발전부문은 급격하게 성장하는 반면에 수송을 포함해 산업, 난방 등에서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현저히 낮다. REN21에서 발간하는 2020년 세계 재생에너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냉난방, 수송부문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10년 전과 거의 동일하다. 
 
EU 에너지 시스템 통합 전략에 따르면 2050년까지 수송부문의 탄소 배출량을 90%까지 줄이기 위한 탈탄소 및 현대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2017년 기준 수송부문은 CO2 배출량의 24025% 차지). 핵심은 수송부문도 전력화이다. 화석연료 비중이 높은 수송부문에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전력화 비중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전력화가 어려운 분야는 그린수소가 탄소중립의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 에너지 시스템 통합 전략과 함께 발표된 EU 수소전략은 수송부문에서 수소의 잠재력을 비용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개선 적용된 방법론에 의한 수정 때문에 이전 연도와 비교하지 않은 데이터이다. 
**IEA(국제에너지기구) 데이터에 기반한 통계이다.
출처:REN21 『Renewables 2020 Global Status Report』
 
철도는 이미 전력화 비중이 높다. 주요국은 항공부문의 탄소중립을 위해 자국 내 이동의 경우 항공 대신 철도 이용을 독려하고 있고, 항공사도 철도와 연계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독일 국영 철도회사는 기후 행동 노력을 위해 승객과 화물 수용 능력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화가 어렵거나 비용 효율적이지 않은 분야에서는 전기-디젤 하이브리드 열차 및 수소연료전지 열차가 대안으로 개발될 수 있다. 유럽 내 주요 철도망의 약 46%가 여전히 디젤 기술로 운영되고 있다. 전기-디젤 하이브리드 열차는 전기구간에서는 전력으로 구동되어 연료 및 유지비를 절감하고, 전력선이 없는 구간에서 디젤 동력으로 변환할 수 있다. 특정 수소연료전지 기술(동력분산식 열차)은 이미 디젤 대비 비용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폭스바겐 그룹은 탈탄소를 위해 철도를 이용한 차량수송을 현재 53%에서 2022년에 60%까지 늘릴 계획이다.
 
해상부문은 전력화의 가능성이 높지 않고, 고밀도 합성연료, 암모니아 등 그린수소를 더욱 활용할 것이다. 또한 유럽을 중심으로 IMO 환경규제에 대응하여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하는 기술개발과 실증이 진행 중이다. Hydrogen Council(2017)은 소형 수소선박은 2020년부터, 중대형 수소선박은 2030년 이후 상업적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웨덴 컨소시엄 Oceanbird는 항공기 날개를 모방한 수직 블레이드를 돛처럼 활용해 바람을 이용한 전통적인 항해 시스템을 설계했고, 현재 연구개발 중이다. 이 선박은 12일 안에 대서양을 횡단할 수 있고, 최대 7000대의 차량 운반이 가능하다. 연료가 절약되기 때문에 CO2 배출량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다.
 
전기-디젤 하이브리드 열차 출처 Siemens 홈페이지
 
항공은 노선 확대, 공항 등 인프라 확대로 항공이용이 증가하면서 연료(석유)사용이 늘어날 것이다. 항공부문에서 바이오연료 사용이 늘어나고(BP전망 2040년 20%), 70개 이상의 항공사가 2024년까지 중소형 항공기를 대상으로 EAV(Electric Air Vehicles)를 계획하고 있다. 대형 항공기는 제트엔진에 의존해야 하지만, 몇 년 안에 하이브리드 전기엔진이 출시될 것이라 탄소중립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올랜도에서 영국 런던까지 재생 가능한 연료를 사용하여 상업 비행이 이루어졌다. 재생 가능한 연료를 사용하면 기존 제트 연료 대비 80%의 탄소를 줄일 수 있다. 아마존은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약속했고, 아마존 에어(아마존 배송 전용 항공사)는 기존 연료와 재생가능한 연료를 혼합한 지속가능한 연료를 사용하여 약 80대의 항공기에 동력을 공급하고 있다(연소 시에 기존 연료와 큰 차이가 없지만, 전주기적으로는 탄소 배출량이 적다). 아마존의 전략은 항공부문 전력화 혹은 친환경적인 항공연료가 경제성을 갖출 때까지 대안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송부문의 에너지 사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도로교통이다. 그래서 주요국은 적극적으로 탈 내연기관 자동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제조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203002035년 이후 내연기관 생산을 중지할 계획이다. 도로교통에서 전력화는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수소는 버스, 택시와 같이 운행패턴이 일정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수차, 화물트럭과 같이 대형상용차용 수소연료전지도 전력화와 함께 추진될 것이다. 컨설팅 회사 맥킨지(2017)도 수소 상용차가 2025년에 상용화되어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유럽을 중심으로 내연기관 화물차 CO2 배출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을 보면 보급속도가 더욱더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추가로 현대자동차는 2025년까지 스위스에 수소트럭 1600대를 공급할 계획이다(스위스는 풍부한 수력발전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설비를 가동할 계획).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이 풍부한 국가를 중심으로 화물차의 탈탄소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수송부문의 탄소중립은 우리나라에서도 엄청난 도전이다. 2018년 기준 국내 수송부문 최종에너지 소비량은 4만2959ktoe이다. 에너지 소비 증가세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으며 둔화하였지만, 201402016년에 유가 급락으로 다시 증가하였고, 현재 다시 주춤 하고 있다. 에너지원별 비중을 보면 철도를 제외하고 육상, 해상, 항공은 화석연료 비중이 90~100%에 육박한다. 반면 전력 비중은 0.6%에 불과한데, 그조차도 신·재생이 아닌, 전통적인 에너지가 절대적이다.
 
 
2050년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에서 수송부문은 2017년 배출량(98.3백만 톤) 대비 59.4~ 73.3% 감축하는 안을 제시하였다. 핵심전략은 친환경차 보급 확대, 내연기관차 고효율화·저탄소화, 철도·항공·선박 저탄소화 촉진, 저탄소 물류체계 구축 및 선진화 수요관리 추진이다.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서는 전기·수소 중심 그린 모빌리티 확대를 위해 2025년까지 누적으로 전기차 113만 대(현재 11만 대), 수소차 20만 대(현재 8천 대)를 보급할 것이라 발표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장기 에너지 전망에 따르면 2040년 국내 수송부문의 에너지 수요는 2018년 소비량에서 완만하게 증가하여 2030년경에 정점을 찍고,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석유 수요가 친환경차 보급으로 지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이렇게만 보면 국내에서도 2050년에 탄소중립이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다. 수송부문 에너지 수요가 감소하지만 2040년에도 현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화석연료 비중도 2018년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서 혹시 잃어버린 20년이 될까 두렵기만 하다. 부디 수송부문에서 20년간 큰 도전과 혁신이 나타나길 바란다.
 
 
글 / 윤성권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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