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기획] 석탄의 시대, 나쁜 에너지 시스템을 넘어

ⓒ유종준
 
연탄 대신 석유와 가스로 난방을 하고, 기차와 버스가 내연기관을 넘어 전기로까지 움직이는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석탄은 이미 구시대의 유물이자 교과서의 흑백사진 혹은 최소한 빛바랜 자료 사진에서나 볼 수 있는 연료 형태로 느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석탄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12년 전 세계 석탄 생산량은 78억3080만 톤으로 전년대비 2.9퍼센트 늘어났으며 13년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 눈앞에서는 마치 석탄이 사라진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사용량은 계속 증가해왔던 셈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발전량 기준 전체 전력생산의 40퍼센트 정도를 여전히 석탄으로 얻고 있다. 매일 편리하게 쓰는 2차 에너지인 전기의 숨겨진 본모습이다.
 
이런 석탄 사용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유럽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로 매년 1만8000명이 조기사망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만성기관지염 환자가 8500명이 발생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미국도 석탄화력발전소의 미세먼지로 1만3000명이 매해 조기사망하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 석탄 연소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시안 등 4개 지역에서만 2012년 한해 8572명의 조기사망자를 발생시켰다고 보고되고 있다. 석탄을 많이 사용할수록 인류의 목줄을 더 세게 죄어가는 형상이다.
 
이런 석탄화력 중심의 나쁜 에너지 시스템을 넘어서기 위한 국제 심포지엄이 지난 11월 4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아직도 석탄 세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우리 모두의 건강과 안녕한 미래를 위해 심포지엄 내용을 단편적이나마 공유한다.
 
 

석탄이 인류 건강을 위협한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 연 700만 명
 
세계보건기구는 2012년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700만 명으로 추산했으며, 이는 에이즈나 당뇨, 교통사고 사망자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숫자라고 밝혔다. 대기오염은 전 세계 사람들이 사망하는 8대 원인 중의 하나다. 
 
세계보건기구의 공중보건·환경·건강의 카를로스 도라 박사는 “과도한 대기오염은 대개 수송, 에너지, 폐기물 관리와 산업 부문에서 지속가능하지 않은 정책의 부산물이다. 대부분의 경우 건강을 더 우선순위에 두는 전략이 의료비용 절감과 기후변화 이득으로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훨씬 더 경제적일 것”이라 말했다.
 
 
 
천문학적인 대기오염 의료비용
 
대기오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의료비용과 기후변화 영향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감안하면 석탄화력발전은 결코 경제적으로도 이득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경우 지난 2005년 대기오염 의료비용이 무려 690억 달러(한화 약 75조 원)에 달했다. 미국도 지난 30년 동안 605억 달러를 지출했으며, 캐나다의 경우 2008년 3억9700만 달러, 남아공 2002년 기준 3억3500만 달러 등이다. 
 
 
건강비용을 일으키는 원인 에너지 산업
 
유럽환경청이 지난 2011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건강비용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 에너지산업으로 드러났다. 한편, 세계은행은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란 등 4개국에서 실외 대기질의 건강비용을 각 나라 GDP의 1퍼센트 정도에서 많게는 2.5퍼센트까지 이른다고 추정했다.
 
 
수은은 먹이 사슬을 통해 농축된다
 
석탄화력발전으로 배출되는 수많은 대기오염물질 가운데에는 수은도 포함되어 있다. 문제는 수은이 일단 환경에 배출되고 나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생물농축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물에서는 0.1ppt(조분율)에 불과했던 수은 농도가 해초에서는 2000ppt가 되고 작은 물고기에서는 9만8000ppt까지 치솟으며 큰 물고기에 이르면 69만ppt가 된다. 우리가 큰 생선 등을 먹게 되면 이렇게 농축된 수은에 노출된다.
 
 
 
수은의 피해는 전체로 보면 크다
 
수은이 지능저하를 일으킨다고 하나 우리가 이를 개별적으로 체감할 수는 없다. 하지만 평균 지능지수(IQ)가 5정도만 달라진다고 해도 이는 전체 사회의 관점에서 매우 큰 결과를 불러온다. 예를 들어 3억 명 인구의 지능지수 분포에서는 지능지수 70 이하의 인구 700만 명과 지능지수 130 이상의 인구 700만 명이 존재한다. 그런데 만약 평균 지능지수가 5가 낮아진다고 가정하면, 지능지수 70이하의 인구가 무려 400만 명(57퍼센트)이 증가해 1100만 명이 된다는 이야기다. 반면, 지능지수 130이상인 인구는 400만 명으로 줄어든다.
 
 
 

석탄 사용이 

수은 문제 일으켜



ⓒ정대희
피터 오리스 Peter Orris 일리노이 주립대학(UIC) 의대 교수
 
45년 전 처음 의사 일을 시작했을 때 광산노동과 관련한 직업병 환자의 사례를 겪었다고 들었다. 당시의 상황을 좀 더 들려 달라.
광산 노동자 문제는 사실 석탄의 역사만큼이나 수백 년 동안 있어왔다. 광산 먼지에 의한 폐질환이 대표적이다. 석탄광산 노동자들이 걸리는 질병 유형은 크게 두 가지인데, 석탄먼지로 인해 폐가 검게 변하는 진폐증과 석탄 안 규소계 물질로 인해 걸리는 규폐증이 있다.
참 안타까운 게, 미국 같은 경우도 예방법을 알고 있었지만 발병기간이 15~20년 정도로 길었기에 제대로 예방되지 못했다. 그러다 1968년에 전국적으로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강행했고, 정부가 이들의 건강에 대한 예방조치와 연금제도를 마련하면서 총파업이 취소됐다. 1970년대 초 미국환경보호청(EPA)과 노동안전위생국(OSHA) 등이 대기청정법과 직업환경에 대한 법을 만들었다.
덕분에 한동안 심각한 환자를 보기 어려워 졌는데, 요즘 다시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노동조합의 힘이 강했는데, 지금은 석탄채굴의 사업 규모가 작아지고 노동자들도 급격하게 줄면서 노동조합의 힘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석탄화력으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로 나타나는 건강영향 비용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 미국의 경우 이런 건강상의 영향이 석탄화력 계획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나?
건강영향에 대해서는 고려가 안 되고 있다. 하지만 석탄화력발전소가 너무 노후화가 되어 오염물질 배출기준에 맞추는 비용이 더 많이 든다던지 하는 경제적인 이유로 많은 석탄화력발전소들이 문을 닫고 있다.
 
수은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석탄화력으로 인한 수은 배출을 줄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수은은 자연계에 본디 존재하는 물질이다. 지구상 대부분의 수은은 땅에 묻혀 있다. 문제는 우리가 이것들을 땅에서 캐내 지상에 퍼뜨린다는 점이다. 화산폭발도 수은을 퍼뜨리지만 그건 자연현상일 뿐이다. 수은이 공기 중에 퍼지면서 강이나 바다에서 미세한 유기물과 결합하고 어류 등을 통해 생물 농축이 이루어지면 결국 사람에게 도달하게 된다. 수은은 미량으로도 뇌신경계에 작용해 큰 피해를 준다. 미나마타병이 그 예다. 말을 못하게 하고 사고 기능을 저하시키는 등 큰 문제를 일으킨다. 미국의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에서 펴내는 국제학술지에 따르면, 매년 미국의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수은 독성으로 인한 공중보건 비용을 13억 달러(한화 약 1조4000억 원)로 추정하고 있다.
 
의료계도 에너지 절감을 통해 화석발전 폐쇄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인상 깊었다. 한국 의료계에도 조언 부탁한다.
한국에서도 연세대 예방의학과 신동천 교수가 잘 알고 있다.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병원 만들기 네트워크가 있는데, 연세대 병원도 참여하고 있다. 실제 병원에서도 에너지 절약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는 네 개의 병원에서 실험을 하고 평균을 내본 결과다. 사회에도 좋은 영향을 주지만 당신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길 바란다.

정리 함께사는길 hamgil@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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