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찾은 대한민국 풍력발전 솔루션

대관령 삼양목장과 풍력발전단지
 
인류가 지금까지 무분별하게 자연을 파괴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해온 결과로 파국적인 기후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과학자들은 1.5도로 전 지구적 기온상승을 지키기 위해 남은 시간이 불과 10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과학자들의 우려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기상이변과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종의 멸종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우리가 에너지전환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생태계와 지구를 위협하는 석탄발전과 우리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원자력으로부터 벗어나야만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황은 암담하다. 전 세계에서 석탄발전소 밀집도가 두 번째로 높고, 원전밀집도는 가장 높다. 전국에 석탄발전소가 60기가 있고, 수도권에만 36기가 있다. 이것도 부족하다며 석탄발전소 5기, 원자력발전소를 4기를 계속해서 짓고 있다. 
 
정부는 2030년 그리고 2040년에도 계속해서 석탄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를 유지할 계획이라 한다. 우리가 안전한 사회에서 함께 사는 길은 어디에 있는가? 에너지전환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국토가 좁고, 재생에너지의 확산속도가 늦어 우리나라에는 재생에너지가 적합하지 않다고 말하며 원전과 석탄을 유지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장에 답이 있다” 에너지전환청년프론티어

 
상황은 이런데 지역에서 풍력발전단지 건설에 따른 갈등은 계속 부각되고 있다. 풍력발전단지 건설과정에서 환경을 파괴하고 주민들을 무시하고 폭력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이유에서이다. 사실이라면 꼭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이다. 하지만 지역에서 이뤄지는 갈등의 주요 원인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채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정보들이 계속해서 유통되고, 갈등만 부각되고 있다. 
 
에너지전환청년프론티어는 ‘우리들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취지에서 지역과 현장에서 발생하는 진짜 문제는 무엇인지 편견 없는 청년들의 시각으로 찾아보고자 시작되었다. 에너지전환 청년프론티어로 선발된 43명의 학생들은 11개팀으로 나뉘어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현장을 다니며 다양한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들을 만나며 현황을 직접 확인하고, 솔루션을 찾았다. 청년들은 강원, 영양, 의령, 영광, 고창, 부안, 대전, 울산, 제주도 등 전국 50곳의 현장을 누볐다. 또한 7명의 멘토와 50여 명의 시민사회, 전문가, 공공기관, 국회, 기업, 언론 등의 자문단이 멘토링과 자문을 통해 학생들의 활동을 지원했다.에너지전환포럼과 기후변화청년모임 ‘BigWave’는 청년들이 솔루션을 도출하고 제안하는 과정을 정보, 교육, 네트워크 등 다양한 자원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번 에너지전환청년프론티어 1기의 주제는 ‘바람(Wish & wind)’이다. 이번 청년프론티어를 통해 대한민국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싶은 소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불명확한 기준과 잘못된 정보가 갈등 키워

 
주민들에게 풍력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청년 프로티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청년들은 현장에서 다양한 이슈와 마주했다. 언론에 나오는 소음에 따른 피해는 의외로 현장에선 크지 않았다. 오히려 불분명한 제도와 지자체의 무관심으로 주민과 사업자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었다. 주민들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는 지역주민들과 기업 양쪽에게 신뢰받지 못하고 있었다. 무조건 주민동의서를 받아오라고 요구하는 지자체에 기업과 지역주민의 갈등은 극한으로 갔다. 주요 이해당사자인 주민이 어디까지인지도 불분명했다. 풍력발전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풍력발전이 양봉업에 문제가 되고, 송이버섯군락지를 파괴한다고 우려했다. 불분명한 환경영향평가와 약속을 지키지 않는 기업에 대한 지역주민의 불신이 깊었다. 특정 누군가에게만 개발이익이 가는 것에 대한 불평등에 기인한 반대도 있었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마을에 대한 보상이 일부 이장과 찬성하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이뤄져 반발이 컸다. 
 
환경영향평가는 기업과 지역주민 모두 불만이 컸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고 생각했다. 삼척 풍력발전소는 지역주민이 모두가 찬성하고 환영했지만, 생태 1등급지로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사업이 진행되지 못했다. 아이러니하게 해당 지역은 산림청의 벌목지역으로 대규모 벌목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환경영향평가 기준도 불분명하고 모호한 부분이 많아 이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요구는 지역주민과 기업 양쪽에게 모두 나왔다. 사전에 환경영향평가에서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사후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문제가 생기는 지역도 있었다. 이러한 일부 지역 때문에 전체 지역이 피해를 보고 있었다.
 
청년프론티어들은 전국 곳곳 풍력발전로 갈등을 빚는 지역을 찾아 기업과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가장 심각한 건 잘못된 정보들이 유통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마을주민이 풍력발전에 대해서 이해하고 이를 결정하기에는 어려운 내용이 많았다. 정확한 정보도 제공되지 않았고, 제공되어도 지역주민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뤄지지 못했다. 개중에는 보상금을 목적으로 반대를 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가짜뉴스들이 퍼지기도 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언론과 온라인을 통해서 제공되는 정보와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는 지역에 어르신들이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전달되었다. 그리고 지역에서는 특정이해관계에 따라 가공되어 구전으로 전해지는 잘못된 정보들이 많았다. 언론은 지역에서 전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보다 갈등만을 부각해서 보도했고, 문제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은 채 마을에 갈등만을 키웠다. 갈등을 부각하는 언론과 보상과 정치적 목적으로 가짜뉴스를 배포하는 사람들에게 지역주민들은 속절없이 이용당하기도 했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데이터를 제공해야 하는 국가연구기관의 연구 결과들은 현장에서 부재했다. 
 

솔루션 키워드는 소통과 신뢰

 
‘우리들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며 풍력발전 솔루션을 찾아나선 에너지전환 청년프로티어 1기
 
현장에서 마주한 문제들을 바탕으로 청년들이 제안한 최종 솔루션의 공통 키워드는 ‘투명성’, ‘소통’과 ‘신뢰’, ‘상생’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기후위기와 에너지전환에 대한 당위성에 대한 인식에 부족, 풍력발전에 대한 잘못된 이해, 주민들이 요구하고 우려하는 사안에 대해 신뢰성 있는 연구 결과의 부재 등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제안했다. 이어서 지역에서 재생에너지와 주민과 상생방안에 대한 솔루션도 제시하며 상생방안에 투명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민-전문가-사업가-지자체 등을 만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해서 만들어낸 솔루션이었다.
 
그중 친필사인팀은 청약제도를 도입한 주민지분참여방식을 제안했다. 재개발을 할 때 임대주택 의무비율이 있듯이 발전 사업을 할 때 사업 지분 투자 권리가 주민들에게 할당되도록 하고 이때 주민 지분은 주택청약제도에서처럼 풍력발전기에 의해 피해를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이 지분을 더 할당받도록 하자는 것이다. 청년프론티어는 환경영향평가의 사후조사를 개선하자는 안도 제안했다. (우리들의 열정에) 바람을 피우지 않는 바람팀은 불분명한 환경영향평가 기준을 명확히 규정해 주관적인 요소를 줄이는 한편, 환경영향평가의 사후조사방안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지역주민들과 상생하는 방안으로 단순히 금전적으로 해결하는 게 아닌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서 지역주민의 인식을 개선하고 관광객들이 찾아와 지역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두 팀은 지난 8월 30일 솔루션 발표회에서 각각 에너지전환상(산업부 장관상)과 기후변화대응상(환경부장관상)을 받았다.   
 
물론 청년들이 낸 솔루션이 현재 대한민국이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마주하고 있는 모든 부분을 커버하는 건 아니다. 그리고 여러 이슈들을 바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완벽하지도 않다. 그러나 확실한건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마주하고 풀어가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청년들의 행동으로 지역에서 새로운 바람이 만들어졌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바람이 시작되었다. 이런 바람이 깨끗하고 안전한 우리 사회로 전환되길 소망하는 우리의 바람과 맞닿아 진정한 변화를 이뤘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 임재민 에너지전환포럼 연구원
사진제공 / 에너지전환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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