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민이 LNG 발전소를 반대하는 이유

맑은 고을 청주(淸州)와 음성에 추진 중인 LNG 발전소 건설을 두고 주민들이 3년 넘게 반대를 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석탄보다 깨끗하고 원전보다 안전하다는 이유로 LNG 발전을 승인·허가했다. 심지어 음성은 농업진흥지역(절대농지)까지 해제하면서 LNG 발전소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LNG 발전은 석탄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해물질 배출량이 적을 뿐 그 피해는 적지 않다. 더욱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넷제로 실현이 시급한 지금, 여전히 탄소를 배출하는 LNG 발전소 건설은 넷제로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30년도 가동하지 못하고 좌초자산이 될 것이 뻔한 LNG 발전소를 지을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확대가 더 절실하다.
 

LNG발전으로 충북에서만 최대 1020명 조기사망 

 
지난해 12월 23일 미세먼지해결을위한충북시민대책위원회, 충북기후위기비상행동,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LNG발전소반대주민대책위원회 소속 활동가들은 청주 SK하이닉스 LNG발전소 예정부지에서 LNG발전소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기습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국내 기후·환경 싱크탱크인 기후솔루션(대표 김주진)은 작년 11월 19일 ‘가스발전의 실체: 가스발전의 대기오염 영향 및 건강피해’ 보고서를 통해 국내 가스발전소(LNG)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조기 사망자 수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현 정책 시나리오대로 LNG 발전이 확대되면, 국내 LNG 발전소에서 내뿜는 대기오염물질로 인해 2064년까지 총 2만3200명(최소 1만2100명에서 최대 3만5000명, 국내외 피해 포함)의 조기 사망자가 발생한다. 충북도 예외가 아니어서, 수도권과 경남, 충남 다음으로 많은 최대 1020명의 누적 조기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LNG 발전소는 석탄과 달리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 있고 석탄발전소보다 10년 이상 가동되기 때문에, LNG 발전소로 인한 누적 건강피해가 석탄발전소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NG발전이 어떤 기간 동안 전력 사용이 가장 많을 때 사용하는 첨두부하 발전기로 기능하고 있어서 자주 켰다 껐다하는 과정에서 불완전연소로 더 많은 대기오염물질이 나오고, 대기오염을 줄여주는 탈질 설비의 효율이 떨어져 오염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기후솔루션은 LNG 발전소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청주의 SK하이닉스 LNG 발전소’와 ‘음성의 동서발전 LNG 발전소’를 비롯해 모든 건설 예정 LNG 발전소의 계획 취소를 요구했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LNG 발전 피해를 구체적으로 보고한 내용이어서 지역 주민들의 충격은 상당하다.
 

기업 이윤 때문에 시민들에게 피해 전가 

 
청주시는 미세먼지 최악의 도시로 불린다. 그중 청주지역난방공사는 질소산화물을 두 번째로 많이 배출하는 곳으로 2018년 기준 209톤/년을 배출한다. 그런데 SK하이닉스 LNG발전소가 가동되면 청주지역난방공사와 비슷한 177톤/년을 배출하게 된다. 미세먼지 배출원을 하나라도 줄여야 하는 청주시 상황에서 SK하이닉스만을 위한 LNG발전소 건설을 청주시민들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폐수 배출도 문제다. SK하이닉스 LNG발전소에서 배출하게 될 폐수 온도는 25℃다. 25℃가 무슨 문제야 할 수도 있지만, 하천 입장에서 25℃ 물은 온폐수다. 25℃의 온폐수가 하천으로 들어가면 하천 생태계는 그대로 파괴될 것이다. 그리고 SK하이닉스 LNG발전소가 가동되면 청주시 온실가스 배출량의 20%에 해당하는 152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SK하이닉스가 그렇게 자랑하는 ‘RE100’과 사회적 가치는 청주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포름알데히드를 비롯한 발암성 물질의 기준치 초과 문제까지 SK하이닉스 LNG발전소 가동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청주시민들의 몫이다.
 
전력은 공공재로 ‘공공성’을 담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수없이 많은 사고들이 그렇듯, 공공성이 지켜질 때 사고의 위험성도 줄이고 생태계 파괴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지으려고 하는 LNG발전소는 SK하이닉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자기 목적이 명확한 민간발전소다. 청주시, 충북도의 전력 공급과 상관없는 민간발전소다. 더욱이, SK하이닉스는 LNG발전소가 백업전원이라고 하면서 365일 24시간 가동하겠다고 한다. 결국, SK하이닉스가 지으려는 LNG 발전소는 만약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발전소가 아니라 SK하이닉스의 전기 장사를 위한 수단이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도 SK하이닉스에 공급되는 전력이 넘쳐나는데 365일 24시간 생산되는 전기는 결국 판매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전기 장사를 하지 않더라고 한전에서 공급받는 전기보다 자체 생산하는 전기가 싸기 때문에 지역 시민들의 반대에도 LNG 발전소를 추진하는 것이다. 이익은 모두 SK하이닉스가 가져가고 이에 따른 질소산화물과 발암성 물질 등의 피해는 고스란히 청주시민이 받아야 하는 아주 불합리한 상황이다. 
 
기업의 이윤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경제, 환경적으로 불합리한 기업의 이윤 추구는 이제 중단되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면서 기업도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드는 것이다. 그 시작이 SK하이닉스 LNG 발전소 건설 중단이다. 
 

삶의 터전 빼앗긴 주민들

 
주민들의 반대에도 음성군에 LNG 발전소 건설이 추진 중이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음성에도 한국동서발전(주)의 LNG발전소 건설이 추진중이다. 이 지역 주민들의 반대 운동은 눈물겹다. 2019년부터 최근까지 농번기에는 농사와 반대 운동을 병행하며 진행하고 농한기에는 음성군청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이어 왔다. 그러나 결국 토지를 강제 수용하여 LNG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아무리 국가계획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라 해도 수십 년 동안 대를 이어오며 살아온 마을을 강제 수용하여 그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음성군과 한국동서발전(주)은 주민들 간의 의심과 의혹을 조장하고 불화를 부추기며 마을 공동체를 파괴하면서 공권력을 행사해 토지를 강제수용하고 반대 주민들을 고립시켰다. 
 
질소산화물 배출로 인한 초미세먼지 증가, 안개와 무빙으로 인한 일조권 영향, LNG발전소에 필요한 공업용수 공급문제와 상온으로 배출되는 폐수로 인한 하천 생태계 파괴 등 환경문제는 이제 주민들이 감당해야 한다. 또 생산된 전기를 이동할 고압 송전로와 송전탑으로 인한 전자파 피해 또한 주민들의 몫이 되었다. 힘없는 농촌지역의 농민들도 수도권에 거주하는 시민들과 똑같이 보호받아야 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언제까지 다수를 위해 소수의 희생을 강요할 것인가?
 
LNG 발전소 건설은 득보다 실이 많은 사업이다. 피해당사자인 주민들의 동의 없이 LNG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정부와 지자체의 횡포이다. 수도권에서 사용할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농촌지역 주민들이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이제 멈춰야 한다. 
 

에너지 전환 및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

 
기후위기가 목전이다. 2050년 넷제로,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시한은 이미 정해져 있지만 우리나라의 대응은 더디기만 하다. 넷제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석탄발전소는 모두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최소한의 가스발전만 가동하면서 화석연료의 대부분을 태양과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로 대체해야 에너지 전환도 기후위기 극복도 가능하다. 탈핵·탈석탄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LNG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지금처럼 과도하게 추진하는 LNG 발전소 건설은 중단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새로운 LNG 발전소를 건설하겠다?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반영되지 않은 LNG 발전소를 에너지 전환이라는 명분으로? 그것도 민간기업이? 어불성설이다. 
 
이미 우리나라에는 2019년 현재 40GW의 LNG 발전소가 있다. 원전과 석탄발전보다 많이 지어져 있다. 하지만 경제급전 등의 이유로 가동률은 석탄발전이나 원전보다 낮다. 그러나 정부는 2034년까지 58.1GW의 LNG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에너지 전환으로 가는 브릿지로 LNG 발전이 필요하다고 해도 퇴출되어야 하는 화석연료인 LNG 발전 신설 계획은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지금 정말 중요한 것은 석탄 대신 LNG를 지을 것이 아니라 수요관리를 통해 전기다소비 생산시스템과 사회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석탄이 아니라는 이유로 LNG 발전소를 용인한다면 에너지 전환도 기후위기 대응도 불가능하다. 한 번 지어진 발전 설비를 멈추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고리 1호기, 월성 1호기에서 보지 않았나. 
2050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글 / 박종순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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