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19 지구 기후체계에 벌어진 10가지 사건 Ⅲ

07. 비행기 타지 말자, 플라이트 셰임 확산

 
 
비행기는 시간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운송수단이다. 유럽환경청(EEA)에 따르면 비행기를 타고 승객 한 명이 1킬로미터를 이동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285그램이다. 이는 버스(68그램)의 4배, 기차(14그램)의 20배에 이르는 수치다. 기차에는 승객 150명, 비행기에는 88명이 타고 있다는 가정에서 나온 계산임을 생각하면 그 차이는 더욱 크다. 이처럼 거대한 탄소 배출을 요구하는 비행기 탑승이 기후변화의 최대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비행기 탑승 반대운동, ‘플라이트 셰임(Flight Shame)’이 확산되고 있다. 
 
스웨덴어인 ‘플뤼그스캄(flyhskam)’이라는 단어로 처음 시작된 ‘플라이트 셰임’ 운동은 비행기 대신 기차와 같은 대안적 운송수단을 이용해 여행하는 데서 오는 ‘자부심’을 뜻하는 말이다. 이 운동으로 인해 2019년 1~4월 스웨덴 항공 탑승객 수는 2018년 동기 대비 10퍼센트 가까이 감소했다. 이런 변화가 항공업계로 하여금 적극적인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에 나서도록 만들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20년 이후 국제항공운송부문의 탄소배출 동결을 목표로 하는 ‘국제항공 탄소상쇄 감축제도(CORSIA)’ 이행을 결의했다. 국제항공운송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고 이를 초과해 배출한 항공사는 탄소시장에서 배출권을 구매해 상쇄하도록 하는 제도다.
CORSIA에 따라 항공사들은 항공기 성능 개선, 운항 효율화, 연료 효율 향상 및 대체 연료 개발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영국은 ‘항공환경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고, 노르웨이는 2040년까지 모든 단거리 노선에 전기항공기를 투입하기로 했으며, 프랑스는 올해부터 항공권 가격의 3~10퍼센트를 환경세로 부과하기로 하는 등 나라별 다양한 감축 방안을 내놓고 있다. 지구를 생각하는 시민행동이 불러온 변화다.
 

08. ‘해상풍력’의 급성장

 
 
재생에너지원 기반 에너지 전환이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최근 특별한 주목을 받는 재생에너지원은 풍력, 특히 해상풍력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발표한 ‘세계에너지전망 2019’ 보고서를 통해 세계 해상풍력 시장 규모가 2040년까지 매년 13퍼센트씩 확대되어 총 15배 증가하고 관련 산업은 78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상풍력이 세계 전력 공급의 3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재생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해상풍력 설비 용량은 2010년 3기가와트에서 매년 30퍼센트씩 늘어나 2018년 23기가와트를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에너지 발전량의 0.3퍼센트에 불과하지만 향후 5년 이내 약 150개의 신규 프로젝트가 완료될 예정으로 해상풍력 산업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IEA는 2040년 세계 해상풍력 설비의 70퍼센트가량을 유럽과 중국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유럽은 정부 정책을 토대로 2010~2018년에만 해상풍력 설비 17기가와트를 갖췄으며, 영국과 독일이 각각 8기가와트, 6.5기가와트를 구축했다. 덴마크의 경우 국가 총 전력생산의 15퍼센트를 해상풍력으로 공급했다. 특히, 2025년에는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해상풍력발전 용량을 갖추게 될 가능성을 제시하며, 중국의 해상풍력발전 산업이 향후 20년 동안 약 2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IEA는 전망했다.  
 

09. 2019 세계 트렌드, ‘RE100(Renewable Energy 100)’

 
 
두려운 기후변화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응전 또한 계속되고 있다.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퍼센트를 신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캠페인)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RE100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RE100 가입 기업은 총 221개(2020.1.9. 기준)로, RE100 가입 기업의 누적 전력 수요를 한 국가라고 가정했을 때 세계에서 21번째로 큰 전력 소비국이 된다(연간 228테라와트시)
 
2018년 RE100 가입 기업은 30퍼센트 이상 증가했으며 그 중에서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규 가입사가 40퍼센트 이상을 차지했다. 또한 RE100 가입 기업 3개 중 1개는 수요 전력의 75퍼센트를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30개 이상 기업은 이미 100퍼센트 목표를 달성했다. 
 
실제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에너지전환의 선도국가로 불리는 독일의 경우, 2018년 풍력, 태양광, 바이오매스 등 재생에너지가 통계상 처음으로 발전량의 40퍼센트를 돌파했다. 에너지원별 발전량은 풍력 20.2퍼센트, 태양광 8.5퍼센트, 바이오가스 8.3퍼센트, 수력 3.2퍼센트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40.2퍼센트에 달했다. 
 
재생에너지 전력이 온실가스 감축, 기업의 사적 책임, 소비자의 요구와 기대, 장기적 리스크 관리 등의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RE100 가입 기업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10.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박차

 
 
플라스틱은 석유의 자식이다. 원유를 열분리하여 얻어지는 플라스틱 원료는 다종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으로 만들어져 특유의 가소성과 열 변형성, 튼튼한 물성을 바탕으로 소비세계를 석권했다. 그러나 150년 전 신의 선물이라 불리며 등장한 이래 오랜 기간 과도하고 무분별한 사용과 폐기로 인해 지구는 심각한 플라스틱 공해에 직면하게 됐다. 플라스틱 공해는 이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롤런드 기어 미국 UC샌타바버라 교수 연구진이 2017년 학술지 『사이언스어드밴시스』에 발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한 해 동안 배출된 플라스틱 쓰레기 약 630만 톤(2015년 기준) 가운데 9퍼센트만이 재활용되고 12퍼센트는 소각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9퍼센트는 그대로 버려지는 셈이다. 
 
플라스틱 오염의 해법을 찾기 위한 다양한 실험과 연구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이 세계적인 관심을 사고 있다. 순환경제란 ‘자원채취(take)-대량생산(make)-폐기(dispose)’ 중심의 단편적인 경제체계가 아닌, 제품의 생산설계부터 재활용을 고려하고 이를 통해 자원순환을 도모하는 경제 패러다임을 의미한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순환경제 전환을 위해 창립된 <엘렌맥아더재단>과 함께 ‘국제 플라스틱 신경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플라스틱 신경제란 모든 플라스틱이 재사용, 재활용, 퇴비화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플라스틱의 자원순환이 완벽하게 작동하는 경제체계를 말한다. 엘렌맥아더재단이 발간한 성과보고서(2019)에 따르면 107개 기업이 2025년까지 자사 포장재가 모두 재활용, 재사용, 퇴비화가 가능하도록 재질 및 디자인을 개선하고 포장재 내 재생원료 비율을 25퍼센트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네슬레, 코카콜라, 펩시, 유니레버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이 약속에 참여하며 포장재 재질구조 개선 및 재생원료 사용 확대를 위한 재활용업체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플라스틱 프리로 가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지향이다. 최대한의 플라스틱 재활용율 제고를 위한 인류의 경제 패러다임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시민들이 기업에게 ‘지구환경을 지킬 비용 부담’을, 국가에게 ‘경제가치보다 환경가치 중심 경제 정책의 수립’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전환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이벤트 선정 및 정리 / 기후변화센터 www.climatechangecenter.kr
 
 
이벤트 선정 및 정리 / 기후변화센터 www.climatechang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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