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KEYWORD 탈석탄 로드맵과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탈석탄 로드맵 :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배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석탄발전을 단계별로 폐쇄하기 위해 필요한 목표, 기준 등을 담아 만든 종합적인 계획

 
 
2019년 기후변화 싱크탱크인 클라이밋 애널리틱스가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지구 온도 상승을 1.5℃로 안정화하려면 전 세계적으로 석탄발전을 2040년까지 퇴출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020년 이후 신규 석탄발전 승인은 없어야 한다”고 호소한 이유다. 특히 OECD와 같은 선진국의 경우 석탄발전 퇴출 시점이 2030년을 넘겨선 안 된다. 불과 10년 안에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모두 폐쇄해야 한다는 의미다. 
 
석탄을 사용해 산업혁명을 시작한 영국의 경우, 2025년까지 석탄발전 퇴출을 선언했다. 석탄발전 비중이 40퍼센트 수준에 달하고 탄광을 운영 중인 독일의 경우, 공론화를 통해 2038년 석탄발전 종료를 공식화했다. 공론화 과정에 산업계, 시민사회, 노동자, 지역 공동체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해 합의점을 찾았다. 
 
한국은 공식적인 석탄발전 퇴출 계획이 아직 없다. 하지만 시민사회의 계속된 요구에 따라 정부는 올해 ‘탈석탄 로드맵’ 수립에 착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 단초는 지난해 마련됐다. 전력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강화되면서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석탄발전의 “과감한 추가 감축”을 공식 시사했다. 지난해 9월 국가기후환경회의도 ‘석탄발전의 단계적 감축’을 내연기관차의 감축 로드맵과 함께 8대 중장기 과제로 제시하며, 올해 권고안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다. 최근 정부 공식 계획에서도 탈석탄 로드맵 수립이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제5차 국가환경종합계획(2020~2040)’에서는 ‘탈석탄 로드맵’에 대한 사회적 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건설 중인 7기의 신규 석탄발전소 처리 방안과 60기에 달하는 운영 중 석탄발전소의 단계적 폐쇄 방안에는 풀어야 할 복잡한 이슈가 산적했다. 당장 올해 삼천포1·2호기와 보령1·2호기가 폐쇄되는 등 노후 석탄발전 폐쇄는 눈앞의 현실로 다가올 예정이지만, 충남도를 제외하면 정부와 지자체 어디도 탈석탄 전환을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지 않다. 속도감 있는 석탄발전의 퇴출과 더불어 전력 수급의 대안은 물론 일자리 전환과 지역 경제 재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대화가 요구된다.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 지구평균온도 상승을 2도 이하로 제한하는 범지구적 목표달성을 위해 유엔기후변화협약을 맺은 당사국들이 자국의 온실가스를 2050년까지 얼마나, 어떻게 줄이겠다는 계획을 담은 전략으로 2015년 파리에서 개최된 제21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 체결한 파리협정에 따라 모든 당사국들은 2050년까지의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수립해 2020년까지 제출해야 한다.

 
유엔 웹사이트를 보면, 현재까지 영국, 독일, 일본을 비롯해 13개 국가가 저탄소전략을 공식 제출했다. 독일이 제출한 ‘2050 기후행동 계획’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80~95퍼센트 감축하고 금세기 중반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담았다. 일본은 ‘2050년까지 야심찬 저탄소사회 추구’라는 비전을 통해 1990년 또는 2013년 대비 온실가스를 80퍼센트 감축하겠다고 제시했다.
 
올해 말 제출 시한을 앞두고, 각국의 저탄소전략은 사실상 더 급진적으로 수정될 전망이다. 유엔은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통해 지구 온도상승의 마지노선을 1.5℃로 제시하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순 제로(0)로 감축할 것을 권고했다. 영국이 앞서 제출한 저탄소전략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2050년까지 80퍼센트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담았지만, 지난해 6월 영국 에너지부 장관은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 제로를 표방한 법령에 최종 서명하면서 G7 국가 중 최초로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2025년까지 탄소중립을 요구하는 멸종저항을 비롯한 사회적 요구가 거센 만큼 정부 목표는 더 강화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올해 하반기 저탄소전략을 제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운영한 ‘저탄소사회비전포럼’이 도출한 권고안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확정하겠다는 것이다. 저탄소사회비전포럼이 제시한 권고안에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5개 시나리오로 담았다. 그런데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를 가장 약하게 제시한 5안(426백만 톤)은 물론 가장 강한 1안도 179백만 톤 수준으로 제시됐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60퍼센트, 친환경차 비중이 93퍼센트로 확대되는 수준이다. 반대로 말하면, 석탄발전 비중 4.3퍼센트, 내연기관차 비중 7퍼센트 수준이 2050년에도 여전히 유지되는 사회다. 온실가스 순 배출량 제로 목표는 권고안에서 최종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정리 /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 국장

 

제작년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