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지고 해 뜨는 지구촌 우리나라는? [집중기획2]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소비구조는 급격한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되었으나, 온실가스 배출을 비롯한 여러 환경문제를 초래하였다. 또한, 에너지 해외의존도를 높이기 때문에 국제정세와 유가변동에 따라 에너지 안보가 상당히 취약해진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는 재생에너지, 원자력, 탄소포집 및 저장(CCS) 등 저탄소기술을 CO2 감축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 가운데 CCS 기술은 현재보다는 미래에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은 많은 국가들이 기술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CCS 기술은 현재의 CO2 감축을 위한 수단으로 언급하기에는 이르다. 그러면 남은 것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이다. 국내에서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저탄소에너지로 일컫는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Harryzilber
 

원전의 진짜 비용은 비싸다

 
국내 원자력 보급은 2000년 13.7기가와트(GW)에서 2013년에 23.1GW로 꾸준히 증가하였고,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르면 2035년까지 원전비중을 29퍼센트 수준으로 결정하였다. 원전비중이 29퍼센트가 되면 2035년에는 총 43GW의 원전설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발전단가가 낮고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원전을 꾸준히 보급하고 있지만, 후쿠시마 사태 이후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몇 년 동안 부품비리, 해킹사건 등 원전 관련 뉴스가 끊이지 않았고,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등 사용후 핵연료 문제 등이 본격적으로 공론화되면서 원전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위험과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는 고스란히 비용으로 산정되고 있다. 그동안 원전은 발전단가가 낮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것은 오랜 정부의 보조와 직간접적으로 숨겨진 비용 등이 고려되지 않아서 낮게 형성되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원자력 발전은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과 원자력연구개발기금을 정부보조금이 아니라 사적비용으로 포함시키고, 송전비용, 사고피해비용, 위험회피비용, 원전 안전설비를 위해 지출예정인 비용을 모두 사회적 비용에 포함해야 한다. 해외에서도 기존 전력균등화비용(LCOE)에 사회적 비용을 반영한 SCOE(Society’s Costs of Electricity)로 발전단가를 새롭게 전망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2025년까지 SCOE 전망 결과 원전 발전단가가 1메가와트시(MWh)당 105유로로 태양광 77유로, 해상풍력 63유로보다 비싼 수준으로 계산되었다고 발표했다. 또한, 2014년 BNEF(Bloomberg New Energy Finance)에서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에 대한 안전규제가 강해지면서 건설비, 유지관리비가 치솟아 발전단가가 1MWh당 94달러로 태양광과 비슷한 수준이며, 풍력(74달러)과 가스복합(59달러)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계산되었다고 발표했다.
 

 

세계는 이미 햇빛에너지로

 
신재생에너지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 구축과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는 태양광, 풍력, 바이오가스를 중심으로 보급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35년까지 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은 31퍼센트로 확대될 전망이고 그것을 방증하듯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의 자료에서는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이 2013년부터 비 신재생에너지(원자력, 석탄, 가스 등) 설비 용량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는 2013년 신규 발전설비의 72퍼센트가 신재생에너지이고 그중에서도 태양광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은 1990~2012년 기간 중 연평균 공급 증가율이 46.8퍼센트를 기록하는 등 가장 큰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태양광은 공급과잉으로 잠시 침체기를 겪었지만 이후 공급과 수요의 밸런스가 잡히며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고, 2013년에 신규로 39GW 이상 추가되었다. 그중 아시아가 약 22GW 이상을 설치하여 유럽을 제치고 가장 큰 시장으로 거듭났다. 중국 태양광 설치는 주로 햇빛이 좋은 서부 내륙지역에 대규모 단지 중심으로 설치되었다. 중국 정부는 계통연계형 태양광발전에 대해서는 기준가격구매제(FIT)를 적용하고, 계통비연계형, 분산형 태양광발전(6MW 이하)에 대해서는 프리미엄을 지급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통해 아시아 설치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단연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으로 올라섰다. 일본 또한 대규모 설비에 FIT를 적용하고 소규모 설비에는 잉여전력구매제도를 통해 2013년에 6GW 이상을 설치하였다. 
 
2014년에는 태양광발전 설비가 약 48GW가 보급되어 전 세계 총 설비용량은 187GW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세계 태양광시장은 유가하락으로 불확실성이 크지만 중국, 미국, 일본의 수요가 유지되어 대략 50~55GW 용량이 보급될 것으로 예측된다. 50GW 시대를 여는 첫해가 될 전망이다. 
 
 

뒤쳐지는 한국의 햇빛에너지 보급

 
아시아가 최대 태양광 시장으로 거듭나는 동안 2013년 국내 태양광 신규보급도 약 450MW를 기록했다. 보조금 하락과 FIT제도 폐지에 대한 분위기로 2008년 이후 축소되던 국내시장은 2012년부터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가 시장을 견인하여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RPS 물량이 국내 태양광 신규시장의 약 90퍼센트 정도를 차지하고 그 외에 주택지원(그린홈 100만 호), 공공건물 의무화사업, 지방보급 사업 등 보급정책이 뒤를 이었다.
 
국내에도 태양광 보급을 꾸준히 늘리는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증가하고 있지만 발전단가가 비싸고, 기상여건에 따라 발전량이 출렁거리는 변동성 문제와 공급 잠재량이 적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IRENA에서 발표된 재생에너지 발전비용에 대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바이오매스, 지열, 풍력 등이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발전소와 가격경쟁이 충분히 가능하며 심지어 정부의 보조금이 없거나 석유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을 가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제4차 신재생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르면, 2017년에는 풍력 발전비용이, 2022년에는 태양광 발전비용이 가스화력 발전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2035년에는 육상풍력과 태양광이 석탄화력 발전비용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변동성 문제는 독일이 전력공급의 25퍼센트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을 보면 문제의 답을 알 수 있다. 태양광발전량 예측 기술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정확해졌기 때문에 변동성 문제를 정확한 예측기술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해가 뜨지 않고, 바람이 불지 않는 스트레스 효과가 지속되어 신재생 발전이 어렵다고 예측되면 화석연료 백업설비를 가동하여 부족한 만큼의 전력 생산을 충당할 수 있다. 반대로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기가 남아돌 경우에는 에너지저장기술을 통하거나 양수발전, 압축공기저장, 열병합발전, 전기차 충전 등 다양한 형태로 전환할 수 있다. 변동하는 재생에너지 통합을 위한 이런 조치들은 적어도 신재생에너지가 전체 전력소비의 20퍼센트를 넘을 경우에 고려해야 한다. 국내 발전량에서 고작 약 4퍼센트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신재생에너지가 변동성 문제를 지적받기에는 한계가 있다.
 
 

햇빛에너지는 최선책이다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는 산지비중이 높고 국토가 협소한 국내여건 상 보급에 한계가 많다는 비판이 있다. 하지만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폐염전, 폐도로, 댐, 수상 등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등 노력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폐염전에 현재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여 발전사업이 진행중이고, 댐이나 저수지를 활용하여 수면위에 설치하는 태양광 발전소도 현재 세계 최대 규모로 설치하고 있다. 이용하지 않는 폐도로는 방해물이 없기 때문에 태양광 설치가 용이하고, 가정에서도 주택의 지붕과 아파트 베란다에도 설치할 수 있는 소규모 태양광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최근 잇따른 사고와 재난으로 안전에 대해 우려와 걱정이 큰 국내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저탄소 기술이면서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신재생에너지는 온실가스 배출이 없고,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서 상당히 청정하고 안전하며 비용 또한 지속적으로 하락추세이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은 차선책이 아니라 이제 최선책이다.

윤성권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연구원 yooneffec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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