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석탄화력발전 폐쇄하면? 최대 1만 명 살려

2030년까지 국내 석탄발전소를 전면 폐쇄한다면 최대 1만1635명을 조기사망에서 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월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석탄화력 조기폐쇄의 건강편익 분석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를 진행한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은 에너지·기후변화 정책에 전문성을 가진 법률, 경제, 금융, 환경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비영리법인으로 2016년 기후변화 및 대기오염 대응정책 마련을 위해 설립됐다.  
 
기후솔루션은 2015년 하버드대학교와 그린피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방법론을 바탕으로 석탄화력발전소의 조기폐쇄가 이루어질 경우 기대할 수 있는 건강 편익에 대해 분석한 결과 2030년까지 국내 석탄발전소를 전면 폐쇄한다면 최대 1만1635명(최소 3418명)의 조기사망과 최대 7837명(최소 1011명)의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0년 3월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동중인 석탄화력발전은 총 60기다. 이에 더해 총 7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건설 중에 있다.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를 조기 폐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따라 석탄화력발전의 가동 기간은 더 늘어났다. 현재 건설 중인 삼척포스파워 1, 2호기가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라고 해도 2054년(설계수명 30년 기준)까지 석탄화력발전이 가동된다. 
 
석탄화력발전은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물질인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그리고 이를 생성하는 전구물질인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등 다양한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노후석탄발전소 폐지, 미세먼지 고농도시기 석탄발전소 가동중지 및 상시 상한제약 등을 통해 미세먼지 배출량이 지난 3년간 45퍼센트 이상 줄어들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에 기후솔루션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인 석탄 발전소에서 배출된 대기오염물질은 매년 최대 1619명(최소 475명)의 조기사망자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매일 최대 4.4명(최소 1.3명)이 석탄화력발전소 때문에 조기 사망한다는 것이다. 국내 석탄발전소가 설계수명대로 2054년까지 가동된다고 가정하면 누적 조기사망자 수는 최대 2만4777명(최소 7277명)으로 추정된다. 특히 현재 건설 중인 7기가 가동할 경우 연간 최대 165명이 조기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목할 점은 그 피해가 석탄발전소 소재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석탄발전소의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경기도 지역이 가장 컸다. 경기도의 연간 최대 조기사망자 수는 290명으로 가장 컸고 이어 서울특별시(161명), 경상남도(76명), 인천광역시(56명), 충청남도(56명) 지역 순으로 나타났다. 석탄발전소에서 배출한 대기오염물질이 바람을 타고 수백에서 수천 킬로미터까지 퍼져나가며 특히나 경기도와 서울특별시는 인구밀집도가 높고, 인천, 충남 지역에서 가동중인 석탄발전소의 대기오염피해가 중첩되면서 그 피해가 클 것으로  해석했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은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최대 1만2574명(최소 1621명)의 우울증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었다. 
 
 
기후솔루션은 “우리나라 석탄화력의 성능개선 및 환경설비 개선 사업은 발전소의 수명연장을 전제하는데 이는 조기사망 피해를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석탄화력이 좌초되고 있는 세계적 흐름에 반하여 우리나라의 좌초자산 리스크를 증가시킬 뿐”이라며 “석탄발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는 것이 석탄발전의 대기오염 피해로 인한 국민 건강피해를 최소화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전 지구적 위기를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한편 파리협정에서 약속한 1.5℃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한국은 2029년까지 석탄발전을 중단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기후변화 싱크탱크인 ‘클라이밋 애널리틱스(Climate Analytics)’이 지난 2월 20일 발표한 파리협정에 따른 한국의 과학기반 탈석탄화 경로 연구 보고서(2020.2)에 따르면 한국의 2030년 목표가 기온상승을 1.5°C 로 제한하기 위한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는 한국의 현행 정책이 2030년이 훨씬 지난 이후에도 석탄 발전을 허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목표치를 매우 보수적으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석탄발전소의 폐쇄 일정을 현 계획대로 유지한다면 현재 가동 중인 한국의 석탄발전소는 파리협정에 부합하는 전력 부문 탄소예산 중 석탄에 배정된 예산의 2.5배에(247퍼센트) 달하는 양을 배출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신규 석탄발전소가 정부 계획대로 추가된다면 확정된 배출량과 파리협정에 부합하는 배출경로의 차이는 317퍼센트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탄발전소의 수명이 30년을 초과해 연장될 경우에도 탄소 예산과의 격차는 더욱 큰 폭으로 커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는 체계적인 탈석탄화를 위한 국가 계획을 빠른 시일 내에 수립해야 한다.”며 “파리협정 준수 경로에 따라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7기의 건설 백지화 또는 연료전환과 2029년까지 현재 운영 중인 석탄화력발전소의 단계적 폐쇄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환경운동연합도 ‘2030 석탄발전 퇴출 로드맵’을 수립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논평을 통해  보령34호기에 대해 추진 중인 20년의 수명연장을 비롯해 모든 석탄발전소 수명연장 금지와 투자 중단을 전면 실시해야 할 것과 석탄발전소를 퇴출하기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수립하고 이에 필요한 정책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에너지 수요를 줄이고 태양광과 풍력의 확대를 더욱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7기 신규 석탄발전소 사업 중단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 / 박은수 기자 ecoactions@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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